Kirmuss Audio KA-R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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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muss Audio KA-RC-1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2.11.08 15:23
  • 2022년 11월호 (60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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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세척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 출시

아날로그의 부활은 즐거운 일이지만 LP 애호가들에게는 항상 뒤따르는 번잡스러움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라면 역시 LP 클리닝 작업이다. 단순히 카본 솔로 큰 먼지들만 살짝 걷어내는 정도로 마무리할 수도 있지만, 진정한 오디오파일이라면 물과 퐁퐁 같은 세척제를 동원한 작업으로 아예 물 청소로 먼지를 닦아내고 말리는 작업을 시도한다. 이런 LP 물 청소 작업은 복잡하고 번거로운 작업으로 시간도 꽤 걸리지만, 외형적으로 깨끗한 디스크 상태를 유지해준다는 점에서는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작업들을 해본 사람이라면 꼭 물 세척의 노동이 깨끗한 음질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알 것이다. 겉에 보이는 먼지들은 사라지지만 정작 노이즈의 진짜 요인인 그루브 속에 착 달라붙어 있는 미세 먼지들이 남아 각종 노이즈는 상당 부분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루브 속 먼지, 잡티들을 없애주는 신개념 레코드 클리너 기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디오데스크를 필두로 지난 10년 동안 발매된 여러 가지 초음파 LP 세척기가 그 주인공이다. 오디오데스크 이후에 한국인이 개발한 미국 브랜드 클라디오가 있었고, 가장 최근작이자 국내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며 1순위로 꼽히는 모델인 디그리터까지 초음파 클리너의 역사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런 제품들은 상당한 고가로 하이엔드 유저들이나 쓰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데 그런 하이엔드 모델들의 아성에 도전에는 좀 색다른 개념의 초음파 클리너가 등장했다. 리뷰 제품인 커머스 오디오(Kirmuss Audio)의 KA-RC-1은 초음파 클리너라는 점은 기존 제품들과 같지만, 초음파 주파수와 다양한 세척 과정을 거치는 점은 완전히 다른,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확 열리는 LP 클리닝의 신세계를 만들어냈다. 정말 그 정도가 완전히 다를까?

일단 제품을 만든 이는 찰스 커머스라는 인물로 박사라는 칭호가 붙어 있다. 어떤 박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는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1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LP 생산에서부터 물성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고 한다. 단순히 초음파 진동으로 먼지털이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품의 기본 동작은 35kHz의 초음파 진동으로 버블을 만들어 LP의 그루브 속 먼지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현존 최고로 불리는 디그리터의 경우, 120kHz로 훨씬 높은 초음파를 쓰는 것과 상당히 다르다. 대개 고주파의 버블은 크기가 작아지고 훨씬 더 미세 먼지나 입자를 털어낼 수 있는 반면에 저주파의 버블은 더 큰 입자들을 쉽고 빠르게 털어내지만 미세 먼지는 덜 제거된다고 알려져 있다. 찰스 커머스는 오히려 고주파로 강하게 디스크를 세척하는 것이 디스크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주파수와 세척 정도가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다양한 초음파 주파수를 실험한 결과, 35kHz에서의 세척 정도가 우수하고 디스크에도 전혀 무리를 가하지 않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35kHz와 최적의 초음파 세기를 찾아 적용하고, 수조에서 디스크가 회전하는 서스펜션 시스템을 개발하고, 70kHz의 수동 공진 주파수로 효과를 더하였다. 디그리터와 달리 총 4장의 각각 다른 디스크를 한꺼번에 세척하도록 서스펜션을 디자인했다. 이 또한 세척 효과를 테스트하여 가장 이상적인 구조에 맞춰 설계한 결과물이라 한다.

세척 방법은 2가지로, 기본 세척 방법과 이온화 과정을 통한 복원 세척 방법이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기본 세척 방법만 다루었다. 일단 수조의 지정 라인까지 증류수를 채운다. 그리고 여기에 아이소프로필 70% 알코올을 40ml 넣어준다. IPA 70%으로도 불리는 이 알코올은 인터넷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500ml 한 병도 굉장히 저렴하다. 증류수 또한 마찬가지다. 수조에 지정된 용액을 채운 뒤, De-gas라는 버튼을 눌러 물속에 있는 기포들을 모두 제거한다. 두 번의 De-gas 작업을 마친 뒤에는 LP를 서스펜션 위에 놓고 클리닝 작업을 시작한다. 클리닝은 5분간 이루어지는데, 디스크 오염 정도에 따라 3-5회 정도 실시한다. 그 뒤에는 함께 제공되는 광학 렌즈 세척용 극세사로 디스크를 닦아낸다.

기존에 써 본 디그리터와 비교하면 방식은 비슷하지만, 자동 드라이 과정이 있는 디그리터에 비해 수작업으로 판을 닦아주는 번거로움은 있다. 그것이 귀찮다면 별매로 판매되는 건조대에 걸어두면 금방 마르긴 한다.

KA-RC-1의 세척 결과는 상당히 놀랍다. 어떤 면에서는 디그리터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결과물은 보여준다. 눈으로 보이는 먼지의 제거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의 개선이 더 뛰어나게 느껴졌다. 팝 노이즈가 확연하게 줄어들었고, 그루브의 미세 먼지들이 많이 제거된 듯이 전체 재생음의 노이즈 플로어가 내려간 것이 느껴졌다. 이는 지저분한 판뿐만 아니라 새로 발매된 디스크들에서도 흥미로운 효과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디스크 복원 세척’이라 부르는 2단계 세척 결과였다. 이는 추후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다.

새로 발매되는 커머스 오디오의 새 초음파 LP 클리너는 기존 제품들의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놀라운 디스크 세척 효과로 노이즈 제거 효과의 고음질을 들려준다. 초음파 세척기 시장의 방향을 바꿀 강력한 도전자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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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11월호 - 6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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