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SHL 5 Plus XD & Vincent SV-237MK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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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SHL 5 Plus XD & Vincent SV-237MKⅡ
  • 김남
  • 승인 2022.11.08 14:12
  • 2022년 11월호 (60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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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악도 제대로 들려주는 이상적인 매칭

반려견을 키워 본 분들은 동의하겠지만, 키우다 보면 반려견의 성격이 기이하게도 주인을 닮아 간다. 그래서 어떤 때는 창피감도 들고 얄미움을 느끼기도 한다. 오디오도 마찬가지. 쓰다 보면 어느덧 주인의 성격과 비슷한 소리가 나오기 마련. 신경질적인 사람은 날카롭고 해상력 좋은 기기로 채워져 있고, 느긋한 사람은 느긋한 기종으로 콤비네이션이 완성되기 마련. 하베스 스피커라면? 그거야 단순히 말해 마음이 편안한 분들이 선호하게 될 것이다. 강력한 리듬감 대신 마음을 화사하게 해 주는 음악을 주로 듣고, 음악이 자극이 아니라 위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전용기? 사실이 아닐지 모르지만 하베스의 소리를 들으면 언제나 그런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하베스에서 새로운 XD 시리즈로 근래 모든 제품에 대한 모델 변경을 도입하면서 그중 대표적인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시청기이다. BBC 엔지니어 더들리 하우드에 의해 1977년에 설립된 하베스는 몇 년 전 40주년 기념작을 한시적으로 내놨는데, 반응이 좋아 그 제품들을 다시 개선해서 정규 라인업으로 올린 것이 이 XD 시리즈. 특징은 정통적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종래의 다소 고전적인 사운드를 현대식 3D 사운드에 가깝게 튜닝한 것이다. 고전적 스테레오 사운드를 인위적으로 3D 스타일로 전환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사운드를 좀더 새롭게 개선시키려는 노력으로 받아들여진다. XD 시리즈가 전작에 비해 특별히 개선된 점은 주로 네트워크 쪽인데, 고가의 커패시터와 내부 배선, 새롭게 개발한 필터가 투입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하베스의 가장 큰 매력은 그 고전적인 영국제 인클로저일 것이다. 수많은 스피커가 있지만 하베스의 통 컬러는 보기 힘들다. 그냥 무늬목 마감인데도 왜 그렇게 맑고 고운지 모르겠다. 그 평범하면서도 은은한 컬러부터 마음에 든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인클로저의 두께다. 인클로저의 6면 두께가 모두 다른데, 이는 울림을 조절하고 공명을 제어하고 낮은 착색과 높은 감도를 유지하기 위한 치밀한 튜닝의 결과. 또한 일률적으로 두께가 같은 것이 아니라 제품 크기에 따라 또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제작사에서 모방하기도 힘든데, 그들은 이것을 패널 튜닝이라고 부른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베스의 인클로저를 특별하게 볼 수밖에 없다.

하베스의 또 하나 정통적인 특징은 우퍼가 자체 제작 폴리머 콘 드라이버라는 점. 현재 하베스의 대표인 앨런 쇼(Alan Shaw)가 인수할 무렵부터 기존 폴리프로필렌 콘을 능가할 수 있는 합성수지를 찾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고급 라우드스피커의 연구 개발에서(from Research and Development In Advanced Loudspeakers)의 약자인 래디얼(RADIAL)이라는 폴리머 복합체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그 후 이 재질의 유닛으로 전면 교체했으며, 현재는 더 성능이 진화된 래디얼2가 사용되고 있는 상태. 하베스는 이 래디얼2에 충성도가 남다르다며 전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이 스피커를 울린 앰프는 빈센트의 SV-237MKⅡ. 전작 SV-237MK를 개량해서 출시한 최신 버전인데, 블루투스(5.0 버전, aptX HD)가 추가되어 스마트폰 등으로 페어링해서 간편하게 음악을 재생시킬 수 있게 개선이 이뤄졌다.

빈센트는 하이브리드 앰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브랜드로, 대표이자 엔지니어인 우베 바르텔 씨는 TR 전문가, 수석 엔지니어인 프랑크 블뢰바움 씨는 진공관 전문가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 동사의 제품은 생김새도 아름답고 만듦새도 깐깐하다. 그냥 대충 만든 제품이 아니며 고급스럽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음을 들어 보면 어지간한 하이엔드가 부럽지 않은 투명도와 해상도를 자랑한다.

SV-237MKⅡ는 내부에 12AX7 진공관 1개와 6N1P 진공관 2개를 장착해서 진공관 앰프의 맛을 낸 것이 멋지다. 출력은 8Ω에 150W, 4Ω에 250W를 낸다. 인티앰프로서는 양호한 스펙이며, 진공관 앰프라면 얻을 수 없는 수치인 것이다. 게다가 10W까지는 클래스A 방식으로 작동하니, 여기서 얻어지는 음질상의 메리트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또한 디지털 입력은 옵티컬과 코액셜 각각 하나씩 있으며, 아날로그 입력은 RCA 3조가 있다. 그리고 REC 및 프리 아웃, 헤드폰 출력을 갖추고 있으며 톤 컨트롤, 밸런스, 라우드니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앰프는 참 특이하다. 자세히 보면 앰프의 백과사전이라고나 할까, 정말로 다양한 기술이 듬뿍 담겨 있다. 음을 들어 보면, 어지간한 하이엔드가 부럽지 않은 투명도와 해상도를 자랑한다. 가격대가 높은 것도 아니면서 이만큼 안정된 소리를 내 주는 제품은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이 정도면 앰프로서 충분하지 않은가? 사실 오디오에 대한 욕망이 줄어든 세대가 되고 보니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제품이라면 이런 정도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베스의 SHL 5 플러스 XD 스피커와 매어 보니 듣기 전 다소 걱정했던 것은 완전한 기우였다. 어쩌면 이렇게도 훌륭한 매칭인가 라는 생각. 이상적인 매칭이란 이런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야말로 제대로 울린다. 맑고 끈기와 섬세함이 역력하고 거기에 생기가 충분하다. 바이올린의 독주곡에서 리얼한 감촉이 뛰어나고, 협주곡은 조금치도 혼탁해지지 않는다. 팝 보컬의 아름다움도 가슴에 와 닿는다. 음악 감상의 수준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우량한 시스템의 확인이다. 


Harbeth SHL 5 Plus XD
가격 65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 2, 트위터 2.5cm, 슈퍼 트위터 2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6Ω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32.2×63.5×30cm   무게 15.8kg

Vincent SV-237MKⅡ
가격 330만원   실효 출력 150W(8Ω), 250W(4Ω), 10W(8Ω, 클래스A)   사용 진공관 12AX7×1, 6N1P×2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3   REC/프리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20Hz-50kHz(±2dB)   DAC 24비트/192kHz, PCM5102   S/N비 90dB 이상   THD 0.1%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입력 감도 300mV   블루투스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3×15.2×43.5cm   무게 20.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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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11월호 - 6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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