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ave MRE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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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ave MRE 220
  • 장현태
  • 승인 2022.10.11 16:41
  • 2022년 10월호 (60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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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를 완전히 제압하는 차별화된 진공관 파워 앰프

요즈음 진공관 앰프 전문 메이저 브랜드 중에서 옥타브 오디오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독일 브랜드라는 관점에서 보면 전통적인 도이치 사운드를 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보면 오히려 오랜 전통 브랜드들과 달리 시대적인 사운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올드 사운드와 스펙보다는 사용하는 진공관 고유의 사운드 컬러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스펙과 사운드 성향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옥타브 오디오의 제품들을 리뷰로 만나면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이번 리뷰에서 만난 모노블록 파워 앰프인 MRE 220이 바로 옥타브의 오디오 철학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는 앰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제품의 특징을 살펴보겠다.

첫 번째로 제품 콘셉트이다. MRE 220은 텅솔의 KT120을 출력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KT88 출력관을 5극 진공관의 메인으로 활약해 왔는데, 최근에는 KT120, KT150으로 많은 변경을 꾀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출력을 더욱 높이기 위함이고, 사운드적인 방향도 과거 KT88과는 다른 현대적인 사운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KT150는 직선적이고 파워 중심의 출력관이라면 KT120는 KT150보다는 출력이 높진 않지만 음악성을 강조하며 그 중간적인 역할을 해 주고 있다. 그리고 MRE 220은 이런 다양한 출력관을 모두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를 위해 제품 후면에는 파워 실렉터가 있어 HIGH 모드에서는 KT120, KT150 출력관을 사용해 200W 이상의 고출력을 낼 수 있고, LOW 모드에서는 KT88, KT90, KT100을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사용 진공관을 포함한 기본적인 스펙들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초단에 6SN7을 분할해 사용하고, 드라이브용으로 ECC802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클래스AB 증폭으로 KT120 출력관을 채널당 4개씩 사용한 패러럴 푸시풀 방식이다. 출력은 4Ω 임피던스에서 220W의 출력이며, 최대 피크 출력은 300W로 진공관 방식으로는 상당히 높은 출력이다. 회로는 일반적인 올드 회로들을 거부하고, RE 290에서 출발한 새로운 회로를 적용해 5극 출력관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냈다. 고정 바이어스 방식으로 바이어스를 LED로 간단하고 정확히 세팅 가능한데, 그린 라이팅이 최적의 바이어스를 표시한다. 스펙을 살펴보면, 최대 출력에서 20Hz- 70kHz 재생 능력과 함께 SNR은 -116dB로 상당히 뛰어난 특성을 가졌다. 입력은 전면 실렉터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트랜스포머 입력은 옵션으로 사용 가능하다. 전원 옵션으로 슈퍼 블랙 박스를 추가해 커패시터 용량을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저역 댐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세 번째로 사운드 방향이다. 가장 놀라운 점이 바로 사운드인데, 필자의 경우 KT120, KT150을 사용한 많은 파워 앰프들을 접해 왔지만 MRE 220의 사운드는 격이 다르다. 특히 대편성 오케스트라에서의 스테이지는 진공관 앰프로서는 경이롭다고 해야 할 만큼 넓고, 디테일이 뛰어나다. 그만큼 사운드의 방향성이 과거의 진공관 사운드를 잊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보컬 곡은 휴 마세켈라의 ‘Stimela’를 선곡해 보았다. 곡의 시작과 함께 북소리의 타격감과 리얼함이 압권이다. 마세켈라의 목소리는 마치 손에 잡힐 듯 생동감과 사실적으로 다가왔으며, 어느새 그의 목소리와 아프리카 전통 악기들의 연주에 몰입하게 되었다. 트럼펫은 오히려 강하지 않고, 악기의 질감 표현과 완급 조절, 호흡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맘껏 진공관 앰프의 볼륨을 올려 보는 순간이었다. 이런 임팩트는 정말 제대로 에너지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은 영역인데, MRE 220만의 차별화된 사운드 영역을 듣는 듯했다.

피아노 독주곡으로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의 소나타 5번 A장조를 다닐 트리포노프의 연주로 들어 보았는데, 피아노는 단단하고, 타격감이 어떤 앰프보다 강조되어 있다. 피아니스트 트리포노프의 연주는 어느 때보다 밝고 경쾌하다. 스타인웨이 앤 선스 피아노의 질감이 마치 스튜디오 공간 안에서 바로 듣는 듯했으며 현장감과 공간감을 제대로 전달해 주었다.

대편성 곡은 바르톡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중 5악장 피날레를 피에르 불레즈가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스테이지와 디테일이 부족한 앰프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곡인데, MRE 220은 걱정을 비웃듯이 엄청난 속도감과 긴장감으로 곡을 전개시켰다. 각 악기들의 리얼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력들도 일품이며, 모든 악기들이 서로 자랑이라도 하듯이 적극적이고, 스피커 앞 공간을 완전히 장악해 버렸다. 트럼펫, 호른과 튜바의 분해력이 돋보이는 금관 파트는 압권이다. 리얼하고 해상력이 상당하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이번 시청을 통해 MRE 220의 능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진공관 파워 앰프에서 좀처럼 느끼기 힘든 넓은 스테이지를 제공하며, 드라이빙 능력이 좋고, 에너지까지 출중하다. 단순히 높은 출력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는 강력한 댐핑 능력을 지녔으며, 볼륨을 올릴수록 MRE 220의 위력을 더욱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MRE 220은 생각보다 에이징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에이징 전·후 소리 차이가 많았다. 특히 저역이 충분히 나오기 위해서는 충분한 에이징이 필요하다. 에이징 후 저역은 절대 퍼지지 않는 단단함과 강력한 임팩트를 중심에 두었기 때문에 스피커의 우퍼를 제압하며, 마치 돌덩이처럼 단단하고 강력하게 순간적인 댐핑 에너지로 밀어붙인다. 이런 느낌은 앰프가 스피커를 완전히 제압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고성능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속도감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들어 왔던 진공관 앰프와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정리를 해보면, MRE 220은 옥타브 오디오의 투명하고 깔끔함을 바탕으로 진공관 앰프만의 공기감과 솔리드스테이트 앰프에서 느낄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공관이냐, 솔리드스테이트냐를 구분할 필요 없으며, 레퍼런스 파워 앰프로 손색이 없는 모델이다. 


가격 3,400만원(KT120)   
구성 모노블록   
사용 출력관 KT120×4   
실효 출력 22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5Hz-80kHz(-3dB)   
THD 0.1% 이하   
게인 +29.5dB   
크기(WHD) 48.8×22.9×41.2cm   
무게 3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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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10월호 - 6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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