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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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 126
  • 김남
  • 승인 2022.08.11 14:40
  • 2022년 08월호 (60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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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의 마력이 느껴지는 신비로운 스피커

오래전 이 제품의 수입상인 샘에너지가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쇼룸을 열어 수입 제품의 공개 시청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그 현장 인터뷰가 있어서 호텔에 찾아 갔는데, 몇 호실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그 층에 내려 장소를 찾고 있노라니 어디서 피아노 연주가 흘러 나왔다. 그 솜씨가 상당히 노련해 어떤 유명 피아니스트를 초청해 오픈 쇼를 하는구나 싶었는데 소리에 다가 갈수록 피아노 연주가 더욱 실감나게 들렸다. 그런데 이건 보통의 연주 솜씨가 아니었다. 일류 피아니스트 솜씨였다. 이런 고수를 어떻게 이런 곳에 초빙했나, 누구인지 빨리 얼굴을 보고 싶어 문을 열고 보니 룸 안에 피아노는 없었다. 그냥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허망함에 놀라고 말았지만, 그때 그렇게 사기(?)를 친 스피커가 mbl의 무지향성 제품이었다. 그 이후로 어떤 스피커에서도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이상하면서도 강렬한 소리의 기억이다. 왜 복도에서 들었는데도 마치 피아노 실연처럼 들리는 것일까? 그때의 스피커는 mbl의 플래그십인 대형기 101이었다.

시청기는 그런 mbl의 무지향 스피커 중 가장 작은 기종이면서도 실질적으로는 mbl의 대표 모델이나 다름이 없다. 101을 축소한 소형기이긴 하지만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대형기보다도 오히려 이 기종이 더 낫다는 평가가 있다. 그 이유는 특성이 동일하고 외모도 동일하며 가격대가 저렴하니 당연히 사용자가 플래그십보다 더 많은 인기 모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시청기는 mbl에서 엔트리 레벨이지만 그 소리는 전혀 엔트리가 아니며, 소리는 다소 축소되어 있어도 360도 전 방향에 균일하게 음을 방사시켜 어느 위치에 있든 동일한 소리를 내주는데, 이 소리의 특성은 당연히 무대감이 넓고 균일하게 안정되어 있다. 그리고 어느 위치에서나 일관된 소리를 제공하는 능력 덕분에 세팅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일반적으로 중·고역 유닛이 전면을 향해 소리를 방출하는 데 비해 무지향 유닛은 360도 방사를 목표로 만들어진다. 당연히 기술력이 관건이며 제작사마다 기술력의 차이가 있기 마련. mbl은 자체의 특수 기술로 만든 방사형 드라이버를 통해 360도 방사에 성공했는데, 그 핵심이 Radialstrahler라는 드라이버로 mbl 설립자 3인에 의해 고안된 것이며 이 세 사람의 이름 첫 글자를 따서 회사 이름도 지어졌다.

시청기는 3웨이의 가장 작은 무지향 모델로 4개의 드라이버, 그리고 베이스 리플렉스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뛰어난 광택으로 마감 처리된 인클로저는 유리처럼 매끄럽고, 스피커의 성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스탠드도 괄목할 만하며 듬직하고 안전한 모습이다. 11리터 부피의 인클로저 최상부에는 고역 및 중역을 담당하는 Radial HT37과 Radial MT50이라는 자체 제작 특수 유닛이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고, 인클로저 양 옆에 장착된 5인치 우퍼 한 쌍이 저역을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유닛 구성이다.

HT37이라는 방사형 트위터는 모든 mbl 스피커 기종에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13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단일 지향 카본 파이버 블레이드 24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파이더가 없는 것이 특징. HT37보다 크지만 구조는 비슷한 MT50 방사형 미드레인지는 20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우븐 카본 파이버 블레이드 12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전보다 마그넷이 약간 더 넓어졌고 스파이더가 필요하지 않도록 보이스 코일의 중심에 정확히 맞춰져 있어 왜곡이 훨씬 감소되었다. 5인치 우퍼는 분산을 개선하고 압축을 줄이는 페이즈 플러그가 있으며, 26mm 보이스 코일, 롱 익스커션 알루미늄 다이어프램 구조로 되어 있다.

mbl 126의 크로스오버는 Linkwitz-Riley 4차 형식이며,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650Hz, 3.5kHz로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 크로스오버에는 서브소닉 필터가 통합되어 우퍼가 과부하 없이 더 크게 재생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 스피커의 감도는 82dB로 무척 낮고, 임피던스는 4Ω. 이러한 스펙은 앰프의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는 뜻이다. 매칭한 앰프는 mbl의 인기 인티앰프인 C51. 이 제품으로 매칭한 mbl 126은 풍부하고 따뜻한 음색을 내는 미드레인지가 인상적이며 자연스럽고 생생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또한 가장 섬세한 순간부터 폭발적인 타악기의 연주까지 모든 음을 연주함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고, 마치 소리에 안겨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리의 품위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마치 해결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소리의 과장이 전혀 없으며 시종일관 고결하기 짝이 없다. 들을수록 경탄을 금할 수 없는 마력의 제품이다. 매칭 앰프의 출력은 8Ω에 180W인데, 이보다 2갑절 더 높은 파워로 들으면 더 소리가 바짝 다가오는 감촉이 있으며, 마치 고급 헤드폰으로 들을 때의 느낌이 난다는 것이 한 사용자의 귀띔이기도 하다. 좀체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스피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격 2,05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2) 12.7cm, 미드레인지 래디얼 MT50, 트위터 래디얼 HT37
크기(WHD) 25.1×34.7×34.7cm(스탠드 제외)   
무게 14kg

601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2년 08월호 -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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