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룸 어쿠스틱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는 Auto EQ 제품 중 아큐페이즈 DG-68을 집중 리뷰로 다루고 있다. 지난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본격적인 제품 사용 방법과 세팅 등을 심도 있게 접근해 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살펴볼 부분은 DG-68의 홈 메뉴들이다. 총 4가지 모드로 메인 화면에 표출되는데, Auto Voicing, Equalizer, Manual Voicing, Analyzer다. 이 중에서 가장 핵심은 바로 Auto Voicing 기능이다. 물론 수작업으로 EQ를 조정하는 Equalizer 기능과 룸 어쿠스틱 환경을 수동으로 설정 가능한 Manual Voicing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Analyzer는 측정 마이크가 연결되어 있다면 항상 사운드를 주파수 그래프로 볼 수 있어 모니터 효과와 시각적인 즐거움을 가져 온다.
두 번째로 본격적으로 Auto Voicing 기능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총 4개의 중심 주파수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배음 톤을 만들어 내면서 룸 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20Hz, 100Hz, 1kHz, 5kHz 대역 근처로, 실제로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대역이 중심 주파수로 사용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20Hz에서 20kHz 스윕(Sweep) 톤을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이파이용을 위한 배려와 아큐페이즈만의 노하우가 집약된 측정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Auto Voicing은 Flat과 Smooth 프리셋을 제공하는데, 이는 주목할 만한 EQ 특성이다. Part 1에서도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스튜디오 녹음 환경과 하이파이 리스닝 환경은 완전히 다르게 설계되어야 하고, 추구하는 사운드도 완전히 다르다. 이런 점에서 하이파이용으로는 Smooth 모드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잘 갖추어진 어쿠스틱 룸의 경우는 Flat 설정 시 EQ 게인의 움직임을 5dB를 넘지 않도록 권장하지만, 환경이 좋지 않는 일반적인 리스닝 룸의 경우는 10dB 이상의 게인 확보도 필요하기 때문에 디지털 EQ의 보정은 왜곡이 발생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큐페이즈는 오랫동안의 룸 EQ 노하우를 갖춘 브랜드이기에 하이파이에서 추구하는 사운드 밸런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프리셋으로 잘 정리해 두었다.
세 번째로 본격적으로 사용 방법과 실제 세팅 전·후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필자의 경우 전문 음향 엔지니어로 녹음 스튜디오와 리스닝 룸의 어쿠스틱 환경 설계를 많이 해 왔기 때문에 정확한 차이와 하이파이 사용자들의 취향을 이해하는 편이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룸 환경 특성을 살펴보면 고역 감쇄가 많이 일어나고 특정 저역은 부밍이 쉽게 일어나게 된다. 이런 부분들을 정리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데, Smooth 모드의 경우는 저역 효과를 볼 수 있는 120Hz 대역 보상과 중·고역의 배음이 쉽게 빠질 수 있는 4kHz~8kHz 대역을 충분히 보상해 하이파이용 리스닝에 최적화된 스타일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필자가 사용하면서 정리한 세팅 및 동작 순서를 정리해 보겠다.
세팅 및 동작 순서
Step 1. 준비 과정
가장 먼저 청취하는 스폿 포인트에 측정용 AM-68 마이크를 설치하도록 한다. 높이는 의자에 앉았을 때 귀 높이에 맞추도록 한다.
Step 2. DG-68 메뉴 선택
메인 화면에서 Auto Voicing을 선택한다.
Step 3. 측정 마이크 게인 조정 및 세팅 EQ의 모드 선택
측정 마이크 게인은 중앙 노란색 사각 표시 지점에 위치하도록 볼륨을 높여 세팅하는데, -32dB~-26dB 수준으로 충분히 수음이 되도록 설정한다.
Step 4. 저장할 메모리 선택
룸 측정 후 보정된 EQ의 결과 값을 저장할 이름을 정한다.
Step 5. 측정
측정은 Left 채널 측정 후 Right 채널을 측정하게 되는데, 4개 중심 주파수 및 배음 성분을 측정하게 된다. 특히 일반적으로 20Hz에서 20kHz까지 스윕 파형으로 측정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인데, 필자는 오히려 중심 주파수의 배음 성분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이 방식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만큼 아큐페이즈만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세팅은 Smooth 모드를 선택해 진행했고, Flat 모드 역시 테스트를 통해 사운드를 확인해 보았다.
위와 같이 측정 시 4개의 중심 주파수를 기준으로 차츰 배음을 측정해 가면서 EQ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룸 상태를 측정한 결과 값을 보여 준다.
Step 6. EQ 세팅 완료 및 결과 확인
최종적으로 보정된 룸 상태 측정 결과를 확인하는 단계로, Smooth 모드의 최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필자는 Flat 모드도 테스트해 보았는데, 측정 방법은 동일하며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추가 기능 및 청취
Auto EQ를 완성한 후 추가적으로 EQ를 수동으로 추가 조정해 본인만의 EQ를 만들 수도 있다. 굳이 밸런스가 문제가 없다면 DG-68에서 세팅한 상태로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특히 조정 후 DG-68의 Analyzer 기능 - RTA(Real Time Analyzer)로 실제 재생되는 사운드를 실시간으로 전용 측정 마이크로 수음되는 모습을 그래프로 확인하도록 한다. 음악의 움직임을 직접 주파수 그래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하거나 과한 부분에 대한 모니터하는 것에 효과적이다.
특별히 이번 리뷰는 필자의 리스닝 룸에서 진행되었는데, 앰프는 표준적인 구성을 위해 매킨토시 MC462 파워 앰프와 C50 프리앰프를 사용했고, 추가로 리뷰용으로 청취 중이던 MC3500 MKⅡ와 C12000 프리앰프도 함께 추가 테스트에 사용되었다. 그리고 윌슨 오디오 사샤 DAW 스피커를 사용했다. 참고로 DG-68은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 사이에 연결해 사용했다.
가장 자주 듣는 곡을 중심으로 선곡해 보았는데, 많은 곡으로 테스트해 보았고, EQ 적용 전·후를 보컬과 대편성으로 압축해서 간단히 청취 결과를 정리해 보겠다. 참고로 Smooth 모드에 최적화시켜 청취했는데, 전체적으로 저역과 중·고역부의 디테일이 좋아졌다. 고역은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았지만, 목소리의 치찰음 대역과 배음 대역의 부각으로 부족하지 않았고, 대편성에서는 대역 구분이 좀더 뚜렷해져 악기들의 생동감이 더욱 좋아졌다.
정리해 보자. EQ라는 것이 완벽한 어쿠스틱 공간이라면 불필요하겠지만, 워낙 변수가 많은 것이 일반적인 리스닝 공간인 만큼, 어느 정도 잘 만들어진 어쿠스틱 환경이 아닌 이상 일반적인 리스닝 공간에서는 완벽한 Flat을 추구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리고 스폿 포인트에서 Flat을 추구하는 것은 사실 청감에 있어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된다. 실제로 어떠한 사운드를 점검하더라도 Flat 상태를 권장하기보다는 Smooth를 권장하고 싶고, 참고로 스피커와 1m 거리에서 Flat한 특성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번 리뷰에서 다행히 필자의 리스닝 룸 공간이 지나치게 EQ의 증감 폭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부자연스럽거나 과한 느낌은 없었다.
이번 기획은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어쿠스틱 룸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Auto EQ를 통한 룸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인데, 이런 점에서 아큐페이즈의 DG-68은 워낙 명성이 있고 하이파이용 EQ로는 상당히 정교하게 잘 다듬어져 있기 때문에 리스닝 룸을 손쉽게 보완할 수 있다. 또한 전문적인 룸 보정 기기 조작이라는 또 다른 재미를 동시에 알게 해 주는 모델이다.
가격 1,400만원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HS-LINK×1, USB A×1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HS-LINK×1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보이싱 1/6옥타브, 67밴드, IIR 필터
이퀄라이저 1/6옥타브, 80밴드, IIR 필터
주파수 응답 0.5Hz-50kHz(+0, -3dB)
게인 +12~-90dB
크기(WHD) 46.5×16.1×39.6cm
무게 14.9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