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eon Mi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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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eon Midas
  • 김남
  • 승인 2022.07.11 14:05
  • 2022년 07월호 (6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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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혼 스피커의 살아 있는 표상

혼 스피커 마니아가 상당히 많다. 혼 스타일은 일반 스피커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또 다른 사운드의 차별화가 있기 때문이다. 극도의 직진성과 광대역이 대표적이다. 명쾌하고 입체적인 맛도 일반 스피커로는 따라가기 어렵다. 바람이 휩쓸고 갈 때 그 바람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실감이 나기도 한다.

혼 스피커는 우선 혼이 장착되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의 물리적인 부담을 줄여 준다. 혼 자체가 확성기 역할을 해서 진동판이 덜 움직여도 동일한 음압을 낼 수 있고, 이 때문에 드라이버가 음악 신호를 그만큼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어 효율이 높아진다. 이는 결국 감도가 높아 소출력 앰프로도 쉽게 구동을 할 수 있는 장점으로 연결된다.

문제는 거치 공간이 좀 넓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집에서 쓰기에는 난제가 많았다. 그 난제를 허문 제품이 제법 나왔는데, 여러 브랜드 중에서 독일 오데온 오디오의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작은 체적으로도 혼의 맛을 보기에 충분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자작나무 합판으로 스페리컬 혼을 만들고, 이 혼을 모델에 따라 돌출시키기도 하고 인클로저 안에 집어넣기도 하는데, 수십 장의 합판 단면이 끊임없이 동심원을 이룬 모습은 보기에도 아름답다.

오데온 오디오는 1987년에 태동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회사 이름은 ARS-엘렉트로아쿠스틱(ARS-Elektroakustik)으로 스튜디오 모니터 중심의 회사였다. 창립자인 악셀 게르스도르프(Axel Gersdorff)는 1961년생으로, 15세 때부터 스피커를 만들었으며, 자신의 마음에 드는 스피커가 없어 직접 제작사를 설립했다. 동사는 1990년부터 3년여 개발 끝에 독자적인 스페리컬 혼을 만들었고, 1993년부터는 오데온 오디오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선보였으며 지금까지 크고 작은 여러 모델을 발표해 혼 스피커의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여러 혼 스타일 모델 중에서도 오데온의 혼은 2가지 특장점이 있다. 스페리컬(Spherical), 즉 개구부가 나팔 모양으로 확 펼쳐진 원형 혼이라는 것과 그 재질이 메탈이 아니라 우드, 그것도 자작나무를 여러 겹 적층해서 만든 합판이라는 것이다. 음 확산 각도가 180°에 달하는 스페리컬 혼은 확산각이 90°인 익스포넨셜(Exponential) 혼에 비해 리니어리티가 좋다는 것이 오데온 오디오의 설명이다. 이런 스페리컬 혼의 장점은 여러 혼 스피커 제작사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오데온 오디오에서는 적층 합판 스페리컬 혼이 과장된 주파수 딥과 피크를 막는 데 최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시청기 마이다스는 2웨이, 3유닛의 플로어스탠딩 타입이며 동사 제품 중 홈용으로 가장 적절하다. 존재감도 있고 심미적인 요소도 강하며, 혼 스타일의 특징적 사운드도 과부족이 없다. 트위터에 달린 지름 17cm 적층 합판 스페리컬 혼이 넓지 않은 배플을 파고 들어가 장착됐고, 트위터는 컴프레션 드라이버가 아니라 일반 다이내믹 드라이버로 25mm 크기이며 프랑스 유닛 제조사 Audax에 특주한 것이다. 풍부한 저역을 위해 덴마크 유닛 제조사 스캔 스픽의 18cm 콘 미드·우퍼를 2개 장착하고 있다. 인클로저는 기존 MDF보다 최대 1.8배 무거운 MDF로 제작되었는데,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덕트는 후면 방사가 아니고 바닥면으로 뚫려 있는 다운-파이어링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거치상 이득이 있어서 벽에 좀더 밀착시켜도 영향이 적다. 혼 스타일의 약점이 다소나마 줄어드는 것이다. 네트워크 회로에는 최대 편차가 1%인 부품을 사용하며, 필름 커패시터와 문도르프의 플랫 와이어 공심 코일 등 최고급 소재를 하드 와이어링 방식으로 결합하고 있다. 스펙은 임피던스 6Ω에 감도가 95dB이며, 주파수 대역은 38Hz-21kHz, 무게는 26kg으로 비교적 가볍다.

시청은 파라사운드 Halo JC 2 BP 프리앰프와 일렉트로콤파니에 AW250R 파워 앰프, 아톨 DAC200 시그니처의 매칭으로 진행되었다. 깨끗하고 명쾌한 소리는 기본. 약간 냉정하지만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파워풀하다. 독주 현은 굉장히 팽팽. 음이 서로 충돌해 빛깔이 튀는 맛도 자주 들을 수 있다. 작은 파편 같은 빛이 번득이는 듯한 맛도 난다. 매끈하면서 달콤·요염함 대신 강력하고 정확하며 고대 수도원의 수도사와 같은 분위기. 음 곳곳에 칼칼하고 약간 꼿꼿하게 치솟는 맛이 도는 것은 페이퍼 계열이라 할 셀룰로오스 콘 미드·우퍼의 영향. 선명하기 짝이 없는 소리가 한층 더 강조되는 이유이다.

유의점은 감도가 높다고 해서 소출력 앰프가 최상은 아니라는 점. 그런 컨트롤만 잘 할 수 있다면 실로 통쾌하고 시원한 소리를 남김없이 들을 수 있겠다. 현대 혼 스피커의 살아 있는 표상이 분명하다. 


가격 1,580만원   
구성 2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8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8Hz-21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5dB   
크기(WHD) 19.5×104×32cm   
무게 2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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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7월호 -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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