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ocompaniet AW25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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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trocompaniet AW250R
  • 김남
  • 승인 2022.07.11 14:00
  • 2022년 07월호 (6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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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해 주는 특별한 파워 앰프

한 국가의 지형이나 역사적 배경은 어떤 상품에도 분명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탓인지 북구의 오디오 제품들은 독일 제품이나 유럽 내륙 쪽보다도 오히려 기술적인 면, 내구성, 가격 대비 성능 등에서 인상이나 평가가 더 우위에 있는 듯하다. 또한 이 지역에서 생산한 오디오 제품은 확실히 유럽 내륙이나 미국 쪽의 사운드와 약간 차별성이 있고, 캐나다 제품과도 결이 좀 다르다. 그리고 분명히 북구의 분위기, 향취 같은 것이 은은히 배어 나오는 듯하다.

이번에 북구에 있는 노르웨이의 앰프 메이커 일렉트로콤파니에(Electrocompaniet)에서 내놓은 파워 앰프를 만났다. 이 제품은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8Ω에서 250W 출력을 내는 스테레오 파워 앰프이며, 4Ω에서는 380W, 2Ω에서는 625W를 뿜어낸다. 이만하면 대단한 수치이다.

1970년대부터 생산을 시작한 이 제작사의 앰프는 90년대에 들어서 우리나라에 첫 도입이 되었는데, 노르웨이 제품이라는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호기심이 동해서 저가의 인티앰프 한 기종을 구매, 오랫동안 사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서울 인구의 약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 이 나라가 세계 제1의 살기 좋은 국가가 됐고, 그런 곳에서 괜찮은 앰프가 만들어지고 있으니 부럽다. 마치 이 국가가 만들어 내는 소리인 것도 같다.

이 제작사는 이 파워 앰프에 FTT(Floating Transformer Technology)라고 명명한 전원부 설계 기술을 사용, 보통 앰프 전원부의 2배에 달하는 전류를 공급할 수 있게 했는데, 실제로 최대 피크 전류는 무려 100A 이상이다. 그리고 전원 트랜스로는 650VA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위아래 겹쳐 2개 투입됐고, 커패시터로는 총 120,000㎌의 정전 용량을 확보했다. 또 출력단은 채널당 12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푸시풀 구동하는 클래스AB 증폭 앰프인데, 7W까지는 클래스A로 작동한다. 내부를 보면 이 파워 앰프가 듀얼 모노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토로이달 트랜스포머 뒤에 2개의 방열판이 붙어 있는 회로가 좌우 대칭 형태로 되어 있다.

후면에는 밸런스(XLR) 단자와 2조의 바인딩포스트 밖에 없다. 그리고 XLR 단자는 Female, Male XLR 단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바이와이어링뿐만 아니라 AW250R을 1대 더 연결해 바이앰핑과 브리지 모드 방식으로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다.

이 제작사의 제품들은 대단한 기술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오디오 역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획기적인 이론이다. 핀란드 탐페레 공대 명예 교수인 마티 오탈라(Matti Otala)가 1973년에 훗날 오디오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게 되는 한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의 논문은 양질의 트랜지스터 앰프를 만들기 위해서는 THD(Total Harmonic Distortion)를 줄이기보다는 TIM(Transient Intermodulation) 왜곡을 낮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핵심은 THD를 줄이기 위해 지나치게 네거티브 피드백을 많이 걸면 정작 앰프의 스피드가 그만큼 줄어들어 TIM 왜곡이 증가한다는 것. 그 후 이 개념에 입각한 첫 제품이 만들어지면서 일약 이 제작사의 이름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그 때문에 일렉트로콤파니에 앰프는 초창기 오탈라(Otala) 앰프라고도 불렸다. 물론 시청기도 이러한 일렉트로콤파니에의 ‘TIM-free’ 설계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렉트로콤파니에의 모든 제품은 흔한 OEM 없이 노르웨이 현지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프리앰프, 파워 앰프, 인티앰프, CD 플레이어, D/A 컨버터, 뮤직 스트리머 같은 다소 고가의 전통적인 오디오 제품과 함께 EC 리빙 라인의 콤팩트하고 대중적인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 제품까지 만들고 있다.

시청기가 들려주는 소리를 간결하게 표현한다면(파라사운드의 프리앰프와 쿼드 Z-4 스피커로 매칭), 제대로 된 소리라는 감동이 우선이다. 모든 음감이 깨끗하고 활기가 넘치며 분명하다. 깊게 파고드는 맛도 좋고, 금속성의 뻗침은 광채가 연상되기도 한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에서 기병대가 진군하면서 불어대는 관악기 소리는 들어 본 음감 가운데 가장 리얼하며 입체적. 안네 소피 무터가 연주하는 타이스의 명상 첫 소절 현 독주에서도 깨끗하고 깊이 있게 파고드는 맛이 굉장하다. 그러면서도 피아노 곡의 타건은 실로 웅장하고 맑기 짝이 없다.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는 피아노 타건의 탄력감이 마치 튀어 오르는 듯 박력이 충만. 금관 밴드의 번쩍거리는 흥취감과 팝 보컬의 생기와 매끄러움도 특필할 수 있다. 이 가격대에서 이렇게 싱그러운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훌륭한 제품이다. 


가격 1,220만원   
실효 출력 250W(8Ω), 380W(4Ω), 625W(2Ω), 1,100W(1Ω)   
아날로그 입력 XLR×1   
출력 임피던스 0.008Ω 이하 
입력 임피던스 110㏀   
THD 0.001% 이하   
입력 감도 1V   
크기(WHD) 48.3×21×45cm   
무게 3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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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7월호 -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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