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오디오의 숨은 강자, 데이비스 어쿠스틱스(Davis Acoustics)
상태바
프렌치 오디오의 숨은 강자, 데이비스 어쿠스틱스(Davis Acoustics)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2.07.11 13:26
  • 2022년 07월호 (60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livier Visan | PDG

인터뷰어 | 이종학(Johnny Lee)

6월 중순에 데이비스 어쿠스틱스(Davis Acoustics)를 주재하는 올리비에 비장(Olivier Visan) 씨가 내한했다. 동시에 여러 신제품이 들어와 그중 하나를 리뷰까지 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인터뷰가 진행되어 간단히 소개해 보겠다.

반갑습니다. 뮌헨 쇼에서 방한할 것이란 말을 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 우선 데이비스 어쿠스틱스란 회사명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혹, 마일즈 데이비스에서 따온 것은 아닌지요?

실은 제 부친께서 브랜드 명을 만들 때, ‘DA+VIS’라는 개념을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VIS는 저의 성인 비장(Visan)에서 따온 것이고요, DA는 ‘Digital Acoustics’의 약자입니다. 그러나 마일즈를 생각해도 별 무리는 없습니다.

회사 연혁을 보니 부친인 미셸 비장(Michel Visan) 씨가 1986년에 창업했다고 되어 있더군요. 일단 부친 이야기를 해보시죠.

제 부친은 1938년,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에서 출생했습니다. 이 지역은 집시의 전통이 강합니다. 게오르그 잠피르라는 팬 플루트 연주자가 바로 그런 루마니아 집시입니다. 저희 부친에게도 그런 음악적인 감성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아무튼 2차대전 후, 루마니아가 공산화가 되면서, 당시 신문사를 경영했던 조부가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언론의 자유가 희생된 경우죠. 극적으로 조부께서 탈출에 성공하면서, 일가족을 이끌고 1946년에 프랑스로 망명하게 됩니다. 이후 오디오에 관심이 있었던 부친은 쭉 스피커 관련 일을 하셨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부친이 주력했던 쪽은 스피커보다는 드라이버입니다. 첫 직장이 시어(Siare)입니다. 이곳은 카 오디오, 프로페셔널, 하이파이 등에 쓰이는 드라이버 전문 회사입니다. 70년대 당시에 무려 250여 명의 직원을 둘 정도로 컸습니다. 여기서 부친은 메인 엔지니어로 활약했죠. 이후 오닥스에서도 일하다가 독립해서 데이비스 어쿠스틱스를 창업한 것이죠.

그럼 지금도 드라이버를 생산하고 있나요?

네. 50여 개의 주력 모델이 있고, 그 외에 250여 개가 더 있습니다. 당연히 카 오디오, 프로페셔널 쪽에도 공급하지만, 아방가르드, 골드문트 등에도 납품합니다. 최근에는 자디스와 협력 중이고요.

그럼 본인이 본격적으로 데이비스 어쿠스틱스에서 일한 시기는 언제입니까?

저는 1973년 파리에서 출생해서, 일찍부터 스피커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학에서 전자 공학을 비롯,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주 전공은 세라믹 소재입니다. 이후 1999년에 정식으로 데이비스 어쿠스틱스에 입사하게 되었죠. 

그 시기가 여러모로 데이비스 어쿠스틱스에겐 중요했다고 보는데요?

맞습니다. 93년에 처음으로 DK200이라는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만들었고, 98년엔 트루아에 큰 공장도 건설했습니다. 여러모로 회사가 도약하는 상황이었죠.

창업 초기에 TiCoNAl라는 자석을 개발했다고 되어 있더군요. 어떤 내용인가요?

드라이버에 부착되는 마그넷 시스템을 개량하기 위해 고안한 겁니다. 쉽게 말해 알니코에 티타늄을 더한 콘셉트입니다. 이럴 경우, 자력이 훨씬 강해집니다. 당연히 보이스 코일을 작동시키는 데 매우 유리하고요. 드라이버 자체를 더 잘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실은 데이비스 어쿠스틱스의 최신작을 여럿 들어본 바 있는데, 특히 저역의 에너지와 다이내믹스에 놀랐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지요?

드라이버나 뭐 특별한 기술 하나만으로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실은 모든 것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박스, 우퍼, 마그넷, 보이스 코일, 각종 부품 등 정말 많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드라이버를 생산하기에, 다양한 모델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1인치 지름의 보이스 코일만 해도 6, 7개 타입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 모든 요소들이 제대로 조합되어야 저희가 원하는 음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리뷰를 위해 올림피아 원 마스터 35를 들어봤는데, 저역 리스폰스가 55Hz에 그치더군요. 그러나 청감상 더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정확하게 대역을 표시합니다. 아마 다른 회사였다면 50Hz나 45Hz로 표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MV 원 마스터라는 모델에 대해 살펴보죠. 풀레인지 타입이라는 점이 흥미를 자아냈습니다.

여기서 MV는 저희 부친 이름의 약자입니다. 말하자면, 제 부친에게 바치는 스피커라는 뜻이죠. 실제로 부친은 20DE8이라는 풀레인지 드라이버를 개발한 후 타계하셨습니다. 그만큼 의미심장한 제품이죠.

안길이가 무척 길던데, 혹 트랜스미션 라인을 삽입했는지요?

그 방식을 도입도 해봤는데, 결국 아무 것도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트랜스미션 라인을 쓰면 드라이버에서 나오는 음이 아닌, 이쪽 라인에서 만들어진 음이 더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대신 내부 배선재라든가 여러 부품의 선정에 만전을 다했습니다.

뒷편을 보면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할 때 3개의 옵션이 있더군요. 어떤 내용인가요?

1번은 크로스오버를 거치지 않은, 순수한 풀레인지 타입입니다. 2번은 중역대의 에너지를 좀 감소시키는 쪽이고, 3번은 중·고역의 에너지를 좀 올리는 식입니다. 룸이 크면 1번, 작으면 2번, 3번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4m 떨어진 곳에서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뮌헨 쇼에서 화제가 되었던 스텔라에 대해 알아보죠.

제 부친이 시어에 근무할 때 내놓은 스피커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갤럭시 200이란 스피커입니다. 거기에 착안해서 만들었습니다. 대신 새로운 기술이 여럿 들어갔죠. 일례로 트위터는 콘 방식입니다. 광대역과 강한 에너지를 표출합니다. 미드레인지는 케블라이고, 우퍼는 카본입니다. 모두 본 기를 위해 특별한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저는 3웨이 스피커라고 하면, 3개의 드라이버로 구현해야 된다고 봅니다. 드라이버의 수가 더 많아지면, 그만큼 음원이 증가하고,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따라서 개개 드라이버의 성능이 우수해야 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제작했습니다.

저도 뮌헨에서 직접 듣고 깜짝 놀란 기억이 납니다. 이제 스텔라를 통해 본격적인 하이엔드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저도 인터뷰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60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2년 07월호 - 60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