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s Acoustics Olympia One Master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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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s Acoustics Olympia One Master 35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2.07.11 13:20
  • 2022년 07월호 (6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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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날아온, 35주년의 아주 특별한 기념작

요즘 프렌치 오디오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정말 좋은 브랜드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스위스의 제네바 지역이 프렌치 테러토리에 속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숱한 명가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포칼, 나그라, 골드문트, 다질, 스텐하임, 카바세, 자디스, 드비알레…, 이 찬란한 리스트에 추가해야 할 브랜드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데이비스 어쿠스틱스(Davis Acoustics)다.

아마 회사명을 보면, 영국이나 미국 브랜드가 아닐까 싶은데, 실은 프렌치 회사다. 회사 자체는 1986년에 미셸 비장이라는 분이 창업했고, 94년에 트루아로 이전하면서 점차 사세를 확장해왔다. 처음에는 드라이버를 생산하며 시작했다. 지금도 여러 모델이 런칭되어 있어서, DIY에 관심이 있다면 쭉 훑어보길 바란다. 이후 93년에 DK200이라는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완성된 스피커 제조에 들어간 상태다.

트루아는 파리에서 동남쪽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나오는 도시다. 디종과 파리의 중간쯤에 숨어 있다. 일종의 중세 도시라 할 정도로, 오래전에 지어진 건물이 많다. 특히, 대성당이 유명하다. 구도심 자체는 일종의 문화유산으로 봐도 좋다. 한편, 이 지역은 크게는 샴페인 생산으로 유명한 상파뉴아르덴 레지옹에 속한다. 실제로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면, 시 주변에 둥근 운하를 파서 마치 코르크 마개처럼 둥둥 떠 있는 느낌을 준다. 13만 정도의 인구가 거주하는 소도시로, 꼭 한 번 들르고 싶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올림피아 원 마스터(Olympia One Master) 35다. 전작 올림피아 원이 워낙 인기를 끌어서, 이번에 창업 35주년 기념으로 특별히 제작되었다. 당연히 여러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행해져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사이즈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당당한 저역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실 내가 북셀프, 그것도 작은 친구를 보고 정말 놀란 것은 저 멀리 1990년대 초반에 만난 프로악의 리스폰스 2였다. 홍대 앞의 재즈 카페에 설치되어, 꽤 큰 공간을 넉넉하게 장악한 바 있는데, 이번에 만난 올림피아 원 마스터 35에서 바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오랜만에 정말 멋진 북셀프가 등장했다고 봐도 좋다. 게다가 가격적인 메리트가 좋아, 제대로 론칭된다면 상당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 기의 외관은 그리 크지 않지만, 직접 만져보면 상당히 고급스럽다. 원목 소재를 채용했다고 한다. 색상은 두 가지로 에보니와 타모 애쉬 두 종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타모 애쉬 쪽이 더 마음에 든다. 아무튼 2웨이 북셀프 스타일로, 후면에 덕트가 나 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다. 외관만 보면 그리 특별하지 않지만 과거 프로악이 그랬듯, 이 제품 역시 내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 줬다.

트위터는 2.8cm 구경의 소프트 돔. 통상 1인치를 쓰는 것과는 달리 좀더 크다. 덕분에 25kHz까지 커버하고 있다. 한편 미드·베이스는 13cm 구경의 케블라 콘. 약 5인치 사이즈인데, 55Hz까지 내려간다고 스펙에 나와 있지만, 청감상 그보다 더 내려가는 것 같다. 아마 내 느낌이 맞을 것이다. 높이는 35cm이고, 안길이도 그리 길지 않지만, 제대로 된 스탠드는 필수라고 본다. 한편 본 기가 창업 35주년 기념작에 해당함으로, 다양한 업그레이드가 행해졌다. 최고의 부품이 다량 투입된 점이 특히 돋보인다. 커패시터, 저항, 인덕터 등은 물론이고, 스피커 터미널도 WBT로 상당히 훌륭하다. 감도는 90dB로, 메이커에서는 80W 정도의 앰프 출력을 권하고 있다. 100W짜리 인티앰프라면 충분히 구동하고도 남을 것 같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싸이몬 오디오 랩의 i5 인티앰프와 CD5 CD 플레이어를 동원했다. 이 제품들도 역시 사이즈가 크지 않지만, 상당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실력기다. 역시 본 기와 좋은 매칭을 보여줬다. 첫 곡은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지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8번 3악장. 무시무시하게 전개되는 초반부가 긴장감을 잔뜩 고조시킨다. 휙휙 지나가는 현과 혼의 움직임. 점차 편성이 거대해지고, 사운드도 웅장해진다. 정말 놀란 것은 저역의 리스폰스. 사이즈에서 짐작할 수 없는 에너지와 음압이 나온다. 그러면서 중·고역의 아름다운 음색은 매우 각별하다. 내공이 깊은 메이커라 할 수 있다.

이어서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연달아 대편성을 듣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포근한 혼의 울림이나 점차 거대해지는 편성, 빠르고 단호한 현의 모습 등이 감동적이다. 오케스트라 재현에 있어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다양한 레이어가 차곡차곡 분해되어, 전체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다가온다. 시스템의 사이즈를 보면 대충 스케일을 짐작할 것인데, 그보다 훨씬 크고 웅장하다. 이 부분은 꼭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풍부한 드럼의 타격감, 깊은 베이스 라인, 배후에 등장하는 오케스트라의 찬란한 모습 등 정말 귀가 즐겁다. 보컬로 말하면, 달콤하면서 매력이 넘친다. 피아노의 영롱한 음색도 놓칠 수 없다. 마치 어디 한 구석에 서브우퍼를 숨긴 듯, 당차고 빠른 저역이 나온다. 이 무슨 조화인가 놀랍기만 하다. 특히, 우리 애호가들이 저역에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데이비스 어쿠스틱스의 존재는 빠르게 인식될 것 같다. 


가격 43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cm 케블라, 트위터 2.8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5kHz(±3dB)   
출력음압레벨 90dB   
임피던스 4-8Ω   
크기(WHD) 25×35×18cm   
무게 18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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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7월호 -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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