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T 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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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T C-4
  • 김남
  • 승인 2022.06.08 14:05
  • 2022년 06월호 (59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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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배 더 비싼 제품과 맞먹는 놀라운 가성비

지난 호에 NHT의 조그마한 체구에 3웨이인 C-3을 듣고 크게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작은 체적의 3웨이에서 그렇게 강렬하고 신선한 소리가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호는 그보다 한 등급 위인 본격 톨보이 스타일의 C-4인데, C 시리즈는 가장 작은 C-1(2웨이)과 C-3(3웨이)이 있으며, 톨보이 형태인 본 시청기 C-4가 가장 대형기다.

이 기종은 예전에 나왔던 클래식 4와 비슷해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클래식 4는 그보다 더 대형기이며 전면에서 보면 3웨이지만 옆구리에 10인치 크기의 대형 서브우퍼가 별도 부착된 4웨이 시스템이다. C-4는 그런 옆구리의 서브우퍼를 제거하고 그 대신 간편하게 전면부에 약간 사이즈를 축소한 우퍼 2발을 배치, 이렇게 서브우퍼를 대신하면서도 앰프 대응성을 높였고, 제품 사이즈도 보다 날씬하게 되었다. 소리는 사실 대동소이. 이유는 2기종 모두 트위터, 미드레인지, 미드 우퍼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대형 서브우퍼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별도의 전용 파워 앰프가 있어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설치가 다소 복잡해진다. 그리고 별도의 서브우퍼를 사용할 경우에는 저주파 문제 등도 발생하게 되는데, 그런 단점을 배제하고 동일한 사운드를 유지하기 위해 본 기가 새로 등장한 것이다. 음악 전용으로 듣든, AV 시스템으로 듣든 본 기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더 쉬울 것이라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 결국 C-4는 설계를 단순화한 최신 버전인데, 전용 음악 시스템에 적합하며 홈시어터 시스템에서도 이전 제품인 클래식 4보다 더 크게 재생할 수 있고 구동이 더 쉬워진 장점이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물론 NHT에는 전용 센터 스피커 C-LCR, 서브우퍼 CS-10 등도 있어 본격 AV 시스템으로 꾸밀 경우 최상의 홈시어터를 보통 가격대로 마련할 수 있으며, 그 수준이 실로 놀랍다는 해외 평가가 즐비하다.

NHT는 캘리포니아주 베니시아에 위치한 소규모 회사로, 동사의 장점인 가격 대비 성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 수수한 외모와 달리 뛰어난 소리로 이미 국제적 인지도를 높인 실력기의 본산이다. 사실 이 정도 소리를 유럽산으로 들으려면 이보다 두세 곱절로 비용이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해외 리뷰를 통해 알려져 있기도 하다.

스피커 산업 엔지니어링에서 슈퍼스타로 일컬어지는 케네스 L. 캔터(그는 에드가 빌처, 헨리 클로스와 함께 AR의 획기적인 밀폐형 스피커를 제작했다)에 의해 1987년에 설립된 NHT는 그동안 뛰어난 사운드와 혁신적이며 직관적인 엔지니어링,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는 스피커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창립자가 얼마나 자신감을 가졌기에 회사 이름을 NHT - Now Hear This로 작명했겠는가. 소리가 좋지 않았더라면 그의 이름은 국제적으로 망신을 샀을 터이지만 그 명칭은 이제 실로 자존심과 성실함의 상표가 되었다.

창업자가 AR 출신답게 스피커는 밀폐형이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 기종 역시 밀폐형이다. 밀폐형은 만들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여러 가지 조건을 달아가면서 기피하기 쉬운 기술인데, 근래 그런 밀폐형 제품이 조금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반갑다. 시청기 같은 밀폐형은 사용상 어려움도 거의 없으며 감도가 다소 낮긴 하지만 75W 이상의 출력이면 충분히 울릴 수 있다. 또 다른 덕목을 들자면 제작사는 단가를 낮춰 애호가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소신으로 일찌감치 처음부터 목표를 공개, 영업 담당자, 유통업체 및 소매상의 중간 비용을 절감한다고 오히려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C 시리즈의 유닛은 모두 동일하게 진동판이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는데, 이 C-4 스피커는 1인치 알루미늄 돔 트위터, 2인치 알루미늄 돔 미드레인지, 6.5인치 알루미늄 콘 미드 우퍼, 6.5인치 알루미늄 콘 우퍼로 구성되어 있다. 외관은 동사 특유의 블랙 피아노 마감으로 되어 있는데, 허세를 부리지 않고 화려하지 않으며 단아하며 심미감을 준다. 잘 만든 받침대와 스파이크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시청기를 파라사운드의 분리형 제품으로 시청했는데, 대형기에 속하는 톨보이라 우선 사운드 스테이지가 넓다. 공간이 훌쩍 늘어나는 느낌이며, 기본적으로 음악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들릴 뿐 아니라 매력적으로 들린다. 발랄한 아가씨와 웃어 가며 재미나는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 쉬지 않고 상큼한 미소와 웃음소리가 퍼져 나가며, 그런 식이다. 정확한 깊이감도 느껴진다. 저역은 밀폐형인만큼 당연히 단단하고 정확하다. 기본적으로 사운드가 탄력이 있고 싱싱하기 짝이 없으며 매끄러움도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느긋할 때는 여유작작하다.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는 그 깨끗하고 응축된 음장이 두드러진다. 팝 보컬의 미려하고 애조 서린 음감이 특필할 만하다. 아마 이보다 몇 배 더 비싼 제품과도 블라인드 테스트할 수 있는 실력기이며, NHT의 실력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들려주는 명품이다. 


구성 4웨이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2) 16.5cm 알루미늄 콘, 미드·우퍼 16.5cm 알루미늄 콘, 미드레인지 5cm 알루미늄 돔, 트위터 2.5cm 알루미늄 돔
재생주파수대역 45Hz-20kHz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75-250W
크기(WHD) 19×104.1×29.8cm   
무게 21.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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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6월호 - 5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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