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inote Mach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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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inote Mach 4
  • 김남
  • 승인 2022.05.10 17:40
  • 2022년 05월호 (59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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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에서 색다른 특별한 이탈리아 스피커

이탈리아의 신진 오디오 제조사 그란디노트의 기세가 맹렬하다. 기술력도 뛰어나고 디자인 역시 신선하고 우아하기 짝이 없어서 고급기 시장의 주역으로 발돋움이 한참인 것이다.

이 제작사는 처음부터 목표가 다소 색달랐다. 첫 제품으로 특이한 앰프를 선보였는데, 반도체를 사용해서 진공관과 동일한 음을 만들자는 것으로, 그것을 마그네토솔리드(Magnetosolid) 기술이라고 명명했다. 이 기술은 진공관의 다소 번거로운 사용과 반도체 앰프의 한계를 극복해 보자는 오랜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것으로, 동사는 회사 상호를 등록한 뒤 10여 년간 이에 대한 연구 개발만 진행했다. 원래 출력 트랜스는 진공관 앰프 전용이지만 반도체 앰프에 본격적인 출력 트랜스를 투입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오다가 10여 년 만에 마침내 제품을 내놨는데, 반도체 앰프에서 300B 소리가 나온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란디노트의 앰프는 출력 트랜스를 투입한다는 점에서 매킨토시 앰프와도 비슷하지만 기본 회로 자체가 다르다. 마그네토솔리드 기술이라는 것은 진공관 앰프 회로를 기반으로, 진공관 대신 솔리드 스테이지를 푸시풀 방식으로 구성하고, DC 커플드 회로에는 출력 트랜스포머만을 적용한 것이며, 이 기술의 목표는 퓨어 진공관 못지않은 성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진공관 앰프의 경우 반드시 출력 트랜스포머가 필요하고, 초창기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들도 트랜스 방식을 많이 사용했지만, 이들의 신 기술력은 그런 종래의 고정 관념을 허물어 대 호평을 받았다.

스피커는 앰프의 대성공 이후 개발된 것으로, 역시 앰프 못지않은 신 설계로 무장되어 있다. 마하(Mach) 시리즈가 간판 모델인데, 모두 우퍼와 트위터가 어레이 형태로 다량 배치되어 있고, 순수 알루미늄 인클로저 버전과 우드 인클로저 버전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번에 시청한 모델은 우드 인클로저 버전의 매트 마감. 우아하게 은은한 회색이 감도는 컬러링이 미려하다.

마하 시리즈의 제품명은 우퍼의 숫자를 의미하고 있는데, 시청기 마하 4는 우퍼가 4개라는 의미이고, 가장 상위 모델 마하 36은 무려 36개의 우퍼가 장착되어 있다. 아찔하다. 2, 8, 9, 16, 18개짜리도 있다.

단순히 어레이 형식으로 유닛을 다수 배치하는 구성은 이미 타사에서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이 제작사의 제품에는 차별화가 되는 기술이 숨어 있다. 바로 내부에 네트워크가 없이 드라이버들만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가장 이상적인 스피커를 위해 네트워크 없이 드라이버 멤브레인 뒤에 특별히 처리한 것만으로 정확한 크로스오버를 형성해 평탄한 대역을 만들었다. 네트워크가 없어 이 스피커의 제작을 단순하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부분이다. 위상 문제와 타임 일치 개념이 없으면 자칫 대역 재생 및 음장감의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란디노트는 이를 확실히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세계 스피커 기술력을 한 단계 상향 조정한 제품으로 평가를 받는다. 우퍼와 트위터 역시 철저히 이를 고려한 설계로 개발된 것이며, 우퍼와 트위터 고유의 특성만의 결합으로 평탄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터에 이를 성공한 신진 제작사의 노하우가 감탄스럽다. 그리고 이 기술력 때문에 보기와 달리 임피던스 8Ω에 감도가 무려 95dB이나 된다. 풀레인지 수준이며 소출력 3극 진공관 앰프로도 너끈히 울릴 수 있는 셈이다.

제품 하단에는 역시 독자적인 기술력인 S.R.T.(세미 레조넌트 튜브)라는 기법이 사용되었는데, 깊은 파이프 방식을 사용, 베이스 전체의 공진을 배출함으로써 수많은 우퍼의 저역 반응을 최대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콘의 운동 역시 위상 문제가 없도록 정확한 운동량과 에너지를 유지시켰다.

차갑고 냉정한 분위기와 달리 자연스럽고 친근한 사운드가 흘러나오는 분위기가 만점. 하지만 감도가 높기 때문에 아무런 소출력 앰프로도 잘 울릴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 고가 제품인 만큼 질 좋은 고급 소출력 앰프가 당연히 필요하다. 또한 감도가 높아 소출력 앰프가 적절하다는 생각도 금물이다. 대출력 앰프로 사용했을 때의 만족도가 또한 높았기 때문이다. 이전에 알루미늄 버전의 마하 4 스피커를 동사의 시나이 인티앰프(클래스A, 37W)와 매칭했었는데 그야말로 최상급이었다.

이번에 들어 본 우드 버전의 마하 4 스피커는 실로 오랜만에 이런 소리를 다시 들어 본다는 즐거움을 준다. 오디오 애호가라면 아마 쉽사리 이 음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무지치의 사계 연주 중 봄에서 극한에 도달한 듯한 맑음과 고운 밀도감을 느낄 수 있으며, 안네 소피 무터의 타이스의 명상에서 우아함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리뷰를 하는 중임을 잊게 하는 고귀한 품격의 사운드를 이 스피커는 들려준다. 


가격 2,000만원(Matt 마감), 2,100만원(Gloss 마감)   
재생주파수대역 27Hz-20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5dB/W/m   
크기(WHD) 26×131×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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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5월호 - 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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