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T 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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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T C-3
  • 김남
  • 승인 2022.05.10 15:47
  • 2022년 05월호 (59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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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수록 놀라운 본격 3웨이 북셀프 스피커

이 스피커는 진심으로 놀랍다. 이 조그마한 북셀프가 본격 3웨이라는 것. 더욱이 밀폐형이며 게다가 가격도 예상 밖이다. 1987년에 세워진 미국의 이 제작사는 그동안 그 명칭만으로도 상당한 인상을 남겼다. NHT - Now Hear This, 즉 여러 가지 복잡한 말 하지 말고 우선 소리부터 들어보라는 다소 오만한 뜻으로 해석된다. 가뜩이나 말 많고 감언이설, 선전 선동에 귀가 닳으며 사는 사람들에게 그나마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데, 별 특별할 것도 없는 터에 각가지 자료며 도표를 나열해 놓고 알아듣지도 못할 각종 전문 용어를 쓰는 것은 오디오 세계라고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닥치고 들어 보고 나서 얘기합시다!’ 그럴만한 제품도 사실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닌 것이다. ‘일단 한번 와보시라니깐요’ 그렇게 웃겼던 우리나라 최고의 코미디언 고 이주일 씨 생각이 난다. 그는 단순한 코미디언이 아니고 민선 국회 의원까지 지냈다. 그는 무대에서만 웃기는 것이 아니고 신랄한 정치 비판, 현실 비판자이기도 했다. 한국 국회야말로 최고의 코미디 무대였다면서 정치에서 손을 털어 버렸다. 어느 장소에서 4살짜리 꼬마에게 ‘너는 한국 문교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냐?’ 정색으로 질문을 해서 주변을 웃겼지만 지금도 그 말 뒤에 숨어 있을 현실 야유가 잊히지 않는다.

사실 3웨이 스피커는 만들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3웨이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그런 평판에 도전하기 위해 1년 여에 걸쳐 치열한 튜닝을 거듭, 불세출의 명기를 만들어 냈지만 국산이라는 난관을 넘지 못하고 폐업해 버린 것이 10여 년 전이다. 그때 3웨이의 튜닝이 그렇게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네트워크에 달아 놓기만 하려면 간단하지만 2웨이와는 기본 설계가 다르다. 그만큼 복잡하다. 그분은 1년 여를 튜닝했다. 그리고 당연히 3웨이라고 해서 모두 품질이 같은 것은 아니다. 자칫 튜닝을 잘못하면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2웨이보다도 더 저역이 나오지 않는다. 특정한 대출력 앰프로 대음량을 넣어야 비로소 마지못해 소리가 울린다. 그런데도 제작사 쪽에서는 당연히 저역 하한이 20Hz라고 선전한다. 그런 제품을 여럿 봤다.

시청기는 주파수 응답의 하한선이 55Hz이지만 운용에 따라 40Hz까지 나온다고 정직하게 밝히고 있다. 세상의 소형 스피커는 아무리 잘 만들어 봐야 50Hz 아래로 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8인치도 못되는 미드·우퍼 1알을 넣어 두고 20Hz까지 나온다고 태연히 선전하는 기종도 있으니 소비자들은 그런 수치에 현혹되면 안 된다.

NHT는 밀폐형 3웨이 북셀프의 명가로 진작 소문이 나 있었다. 2005년에 밀폐형 3웨이 북셀프인 클래식 3이라는 제품을 내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가격도 저렴해 지금도 절찬하는 리뷰 기사가 여기저기 널렸다. 시청기는 클래식 3의 후속기로, 그 제품과 달라진 점이 외관에서 먼저 보인다. 우선 클래식 3은 인클로저가 곡선형이었지만 개량기인 C-3에서는 각을 세웠다. 그리고 동사 제품답게 광택 있는 피아노 래커의 MDF 캐비닛이 매우 우아하다.

드라이버도 개선되었는데, 트위터가 1인치 크기로 더 커졌고, 1인치 트위터와 2인치 미드레인지뿐만 아니라 6.5인치 우퍼까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이 제작사는 밀폐형 제품을 즐겨 만든다. 그러기 위해 알루미늄 재질이 아주 유리하다. 페이퍼나 일반 PP 재질에 비해 소리를 밀어내는 힘이 더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유닛을 모두 알루미늄으로 통일했고,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는 가이드로 보호하고 있다. 네트워크도 개량해 고역과 저역 응답성을 다소 확장했다.

이 스피커는 임피던스는 6Ω이며 감도는 87dB인데, 일부 대역에서도 4Ω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정확하게 표기하고 있다. 고가의 어떤 제품은 심지어 2Ω까지도 떨어진다. 그런 제품은 당연히 대출력으로 힘껏 틀어야 제대로 된 저역을 들을 수 있다. 사실 50Hz 정도는 테스트 음반으로 틀어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정상이다. 옛날의 명 풀레인지 유닛도 모두 마찬가지. 거대한 알텍이나 웨스턴도 그렇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깜짝 놀랐다.

소리는 놀랍다. 어떤 고급기와도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맑고,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중립적인 사운드이다. 듣는 즉시 스튜디오에서 모니터로 사용하고 싶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온화한 사운드가 아니고 매우 생생하며 음량감이 높다. 에너지가 넘친다. 보컬은 디테일과 질감이 높다. 관객의 박수갈채도 사실적. 들을수록 놀라운 장점이 드러난다. 훌륭하다. 


가격 215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알루미늄 콘, 미드레인지 5cm 알루미늄 돔, 트위터 2.5cm 알루미늄 돔   
재생주파수대역 55Hz-20kHz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50-150W   
크기(WHD) 19×34.9×25.7cm   
무게 7.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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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5월호 - 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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