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Monitor 30.2 XD & Vincent SA-32 · S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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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Monitor 30.2 XD & Vincent SA-32 · SP-332
  • 김남
  • 승인 2022.05.10 14:35
  • 2022년 05월호 (59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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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모범이 될 시스템

하베스 스피커를 보면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잔디밭에 서 있는 우아한 유럽 왕국의 귀공녀가 떠오른다. 모니터 스피커라고 이름 지어졌지만 분석적인 형태가 아니라, 장미 중에서도 백색이나 흑장미 같은 색상이 아니라 품위가 있는 마가렛이나 크림 화이트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것이다.

영국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기품이 있는 하베스의 스피커 중에서도 크기로 봐서 홈에서 가장 쓰기 좋은 기종이 바로 시청기이다. 모니터 30을 30.1로 개량했고, 하베스 35주년 기념작 형태로도 데뷔, 하베스의 성가를 높이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지 한참 된다. 그것이 다시 30.2 40주년 기념작으로 올라가더니 이제 30.2 XD 버전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워낙 오리지널의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새 버전이라고 해도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 세대가 달라지면서 미드·우퍼 유닛이 독자 개발한 2세대 래디얼로 바뀌었고, 트위터도 시어스에서 신개발한 유닛으로 달라졌다. 네트워크도 개량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크게 소리가 바뀐 점은 없다. 이미 오리지널리티라는 것이 굳게 형성되어 있고, 인클로저도 독특한 순박한 아름다움에서 벗어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구형 모니터 30은 좋은 스피커인 것은 맞지만,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쉬운 스피커는 아니었다. 그래서 구형에 비해 구동이 쉬워지면서 소리가 좀더 쉽게 잘 나와 주는 것이 새 버전의 우선 특장점. 특히 네트워크 쪽에서 개량을 가해 사용의 용이함에 중점을 둔 모델이다.

소리는 우선 개방감과 투명도, 입체적 펼쳐짐이 대폭 향상되었고, 특히 중·고음의 펼쳐짐이 확실히 더 넓어졌다. 중·고음역대의 음압이 상당히 높고 밝게 느껴지며 투명도와 생생함이 증가했다. 그래도 강한 금속성의 음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이걸 가리켜 브리티시 사운드라고 일컬어 왔다. 저음도 단단하고 무겁기보다는 높은 음압으로 좀더 수월하게 나와 주는 느낌. 그러면서도 결코 과도하지 않고 잔향도 좋다. 피아노 웅진이 상당히 멀리 뻗는다. 간략하게 간추린다면 내추럴하면서도 풍요롭고 여유로운 울림, 그리고 섬세하고 감미로움이 은은히 감도는 북셀프 스타일의 정통 강호.

이 개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앰프의 성향이 과도하게 강력하거나 개성이 뻣뻣하고 차가운 성향이어서는 곤란하다. 결혼시키는 심정으로 권할 수 있는 것이 근래 인기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빈센트 제품. 좋은 인티앰프 기종도 있지만 가격도 적당하고 이미 성능이 입증된 빈센트의 분리형 앰프로 매칭해 본다.

독일의 빈센트는 초창기부터 가격 대비 상당한 성능기로 소문나면서 인기를 모았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SV-237MK, SV-700이라는 상당한 수준의 하이브리드 인티앰프들이 상당히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이제 그 여세를 몰아 본격 분리형 제품들이 출시되었다. 이 제작사가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제품에 주력, 보급형 인티앰프 기종일지라도 진공관 불빛을 노출시키는 고전적 디자인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전면 원형 창 안으로 진공관 불빛이 넘쳐 나기 때문에 심리적 취미라는 음악 듣기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프리단에 진공관을 배치하고 파워단은 반도체로 대출력을 얻는 이런 방식은 근래 제작자들이 가장 관심을 모으는 형식이기도 하다.

빈센트의 SA-32 프리앰프는 외모에서 왕년의 명기 첼로의 프리앰프를 연상시킨다. 내부에는 6N16 진공관 4알이 투입되어 있고, RCA뿐만 아니라 밸런스 입·출력도 있다. 그리고 베이스·트레블 톤 조절, 게인, 음 소거 기능 등도 갖춰 편의성이 높다.

SP-332 파워 앰프 역시 내부에는 6N16 2알, 6N15 1알이 투입되어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 이 기종처럼 파워 앰프가 하이브리드인 것은 생소한데, 이 파워 앰프의 입력단에는 차동 푸시풀 방식으로 작동하는 2개의 6N16 진공관이 적용되어 있으며, 출력단에는 최종 증폭을 위한 8개의 대형 트랜지스터가 적용되어 있고, 출력은 8Ω에서 150W, 4Ω에서 250W를 낸다. 전원부에는 500W 토로이달 트랜스와 80,000㎌ 용량의 커패시터가 장착되어 있다.

이 시스템이 들려주는 소리는 예상했던 결과물. 지나친 빈티지 성향 사운드는 거칠어지기 마련인 대편성이나 70-80년 전의 부실한 녹음 같은 것을 감싸 주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음악은 해상력과 침투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아쉬움이 쌓이기 마련. 이 시스템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잘 살려 이런 아쉬움을 잘 해결하고 있다. 소리는 실로 품위감이 있으며, 적당한 해상력과 청량감도 갖추고 있고, 미려하며 느긋하다. 애매하긴 하지만, 전형적인 중산층의 분위기. 듣는 머리와 가슴에 절로 편안함과 안심이 감돈다. 모범적이다. 오래 들어도 결코 지치지 않는 소리이다.  


Harbeth Monitor 30.2 XD
가격 58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25W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Vincent SA-32
가격 178만원   사용 진공관 6N16×4   아날로그 입력 RCA×5, XLR×1   아날로그 출력 RCA×3,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20Hz-50kHz(±2dB)   출력 전압 2V   하모닉 디스토션 0.1% 이하   입력 감도 500mV   S/N비 90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47㏀   크기(WHD) 43×7.7×36cm   무게 6.2kg

Vincent SP-332
가격 310만원   사용 진공관 6N16×2, 6N15×1   실효 출력 150W(8Ω), 25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하모닉 디스토션 0.1% 이하   입력 감도 1.35V   S/N비 91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47㏀   크기(WHD) 43×16.5×43cm   무게 2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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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5월호 - 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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