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audio MOON 700i 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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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audio MOON 700i v2
  • 김편
  • 승인 2022.04.07 15:39
  • 2022년 04월호 (59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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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하이엔드 인티앰프의 진짜 표준!

1980년에 설립된 심오디오(Simaudio)는 캐나다의 오디오 명문이다. 이들이 1997년에 선보인 문(MOON) 시리즈는 국내외에서 일찌감치 하이엔드 앰프의 표준처럼 자리잡았고, 앰프뿐만 아니라 CDP, DAC에서도 이들 라인업의 위세는 드높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검은색 혹은 투톤 컬러의 매끄럽고 단단한 알루미늄 섀시가 선사하는 눈맛부터 남달랐다.

내부 모습은 더욱 매력적이다.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와 큼직한 커패시터, 그리고 마치 도심 위성사진을 보는 것처럼 반듯하게 구획 정리된 PCB는 음을 듣기도 전에 신뢰감을 듬뿍 선사한다. 게다가 이들이 내건 스펙은 언제나 1% 상위권.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음, 단단하고 기세가 좋은 음, 분말처럼 쪼개지는 해상력이 돋보이는 음은 이런 외관과 내부, 스펙을 빼닮았다.

이번 시청기인 문 700i v2도 마찬가지. 브러시 마감의 알루미늄 섀시와 측면의 가로 방향 방열판, 그리고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볼륨 노브, 8개 작은 버튼이 멋지다. 후면에는 4조의 RCA 입력 단자와 1조의 XLR 단자, 그리고 모니터 루프용 RCA 입·출력 단자와 홈시어터 고정 출력용 RCA 단자가 각 1조씩 마련됐다. 스피커 케이블 커넥터는 채널당 1조 구성.

700i v2는 기본적으로 출력단에 문 바이폴라를 쓴 솔리드 인티앰프다. 채널당 6개의 문 바이폴라를 투입, 클래스AB 증폭, 푸시풀 구동으로 8Ω에서 175W, 4Ω에서 350W를 낸다. 또한 5W까지는 클래스A로 작동한다. 과연 문 시리즈의 플래그십 인티앰프답다.

전압 게인은 37dB인데, 입력 단자별로 게인을 ±10dB씩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솔깃하다. 저마다 출력값이 다른 여러 소스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정말 요긴한 기능이다. 전압 증폭단의 증폭 소자 및 회로 구성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v2 버전이 되면서 전압 증폭단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졌다고 한다. 오리지널 700i는 2011년에, 700i v2는 2019년에 나왔다.

설계 디자인 면에서는 글로벌 피드백을 걸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출력값과 초기 입력값을 끊임없이 반복 비교함으로써 파형 오차를 줄이는 피드백 원리상, 시간 오차와 이로 인한 위상 오차, 그리고 또 이로 인한 음색 왜곡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드백을 추방할 경우 빠른 스피드와 함께 더 정확하고 정교한 증폭이 이뤄지게 된다.

앰프 출력이 스피커 부하 임피던스에 따라 리니어하게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전원부가 튼실하다는 증거. 채널당 1개씩 투입된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 용량은 개당 500VA, 파워 커패시터의 정전 용량은 총 68,000㎌에 달한다. 전원 트랜스의 경우 v2가 되면서 실딩 케이스에 집어넣은 후 에폭시로 함침시켰다. 트랜스가 발산하는 전자파 노이즈(EMI)와 기계 노이즈(진동)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볼륨단은 디지털 어테뉴에이터 방식으로 무려 530스텝으로 작동한다. 30-80dB는 0.1 또는 1.0dB씩, 0-30dB는 1.0dB씩 조절할 수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제작한 칩을 사용한 이 M-eVOL2 볼륨 회로는 700i v2가 철저한 듀얼 모노 구성이기 때문에 채널별로 각각 입력 신호를 감쇄(어테뉴에이터)시킨다.

끝으로 700i v2를 리뷰하면서 스펙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주파수 응답 특성은 10Hz-100kHz를 보일 정도로 광대역에 걸쳐 플랫하고, 좌우 채널 크로스토크는 -100dB에 그친다. S/N비는 가청 영역대에서 120dB, 입력 임피던스는 23.7㏀이다.

700i v2 시청에는 mbl 120 스피커와 퍼리슨 오디오 S5m 스피커를 번갈아 물려 들었다. 120 무지향 스피커의 경우 구동력이 좋은 앰프 매칭이 필수인데, 700i v2가 이를 보란 듯이 해낸다. CD로 들은 투첼로스의 ‘Oh Well’에서는 저음이 둔탁하면서도 경쾌하고, 묵직하면서도 깔끔하다. 보컬 대목에서는 이 앰프의 S/N비가 무척 높은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제니퍼 원스의 ‘Rock You Gently’를 들어보면 악기와 보컬의 이미지가 조각처럼 입체적이고, 소릿결은 매끄럽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정통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클래스AB 앰프임이 분명한 것은 어느 부분에서도 음이 쭉정이처럼 흩날리지 않기 때문이다. S5m 스피커로 들은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평균율 클라비어 전곡 1번 프렐류드’는 더 단단하고 고음이 탁 트인 소리를 들려준다.

정리를 해보면, 700i v2 인티앰프는 소리가 얇거나 날뛰지 않고 듬직하면서도 경쾌하게 빠져나온다.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와 또렷한 음상은 확실히 듀얼 모노 설계 덕을 톡톡히 봤다. 직접 테스트는 못해봤지만 입력단별로 10dB 안팎으로 게인 오프셋을 할 수 있는 점은 이 앰프를 시스템의 메인으로 삼을 때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 같다. 심오디오, 과연 하이엔드 인티앰프의 표준으로 삼을 만하다. 


가격 2,000만원   
실효 출력 175W(8Ω), 350W(4Ω)   
아날로그 입력 RCA×4, XLR×1   
아날로그 출력 RCA×1
SimLink 입·출력 지원   
테이프 모니터 입·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10Hz-100kHz(+0, -0.1dB)
THD 0.015%(1W), 0.04%(175W)   
크로스토크 -100dB   
게인 37dB   
크기(WHD) 47.6×14×46cm   
무게 28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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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4월호 - 5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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