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evel Enterp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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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evel Enterprise
  • 김남
  • 승인 2022.04.07 15:11
  • 2022년 04월호 (59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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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에서 매력적인 특별한 무지향성 스피커

이제 스피커의 세계에서 듀에벨의 제품들은 가장 개성적인 기종으로 인식되고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있지만, 볼 때마다 신선하기 짝이 없다. 듀에벨의 제품들은 마치 피노키오를 만든 목공소에 두면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귀엽고 앙증맞으며 일종의 천재성이 보이는 독특한 스타일인데, 마커스 듀에벨이란 독일 엔지니어가 모두 만들었고, 가장 큰 특징은 그냥 적당한 곳에 두면 되는 무지향성 스피커라는 점. 특히 기존 무지향성 스피커들이 고가 제품 일변도였던 데 비해 좀더 간편한 제작 과정을 통해 대폭 가격대를 낮춘 제품도 있다.

스피커는 세팅이 어렵다. 더구나 점점 좁아 가는 아파트의 열악한 환경에서 이 정도 크기의 제품을 거치하는 것도 상당히 버거워지는 시절이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런 취약점에 대응하고자 등장한 제품이 무지향 스피커다. 그리고 고개를 조금만 움직여도 스테레오의 핀 포인트가 달라지는 일반 스피커의 예민함에 불만을 가진 사용자라면 이런 무지향성 제품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터. 그런데 일반적으로 무지향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사실 이것은 좀 틀린 표현이다. 실제로 사방 360도 전체를 포괄해서 음을 발산하기는 해도 아무런 지향점이 없이 음을 내지는 않는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전방향이 옳다는 주장이지만 편의상 무지향이라는 표현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스피커의 크기는 보통의 톨보이급이지만 상당한 크기의 공간은 물론이고 작은 방에서도 활발하고 섬세한 사운드를 편하게 울릴 수 있는 제품이며, 듀에벨 스피커 중 크기, 가격대를 불문하고 한 기종만 선택하라고 하면 주저 없이 시청기를 선택할 것이라는 일반적 평가도 있다.

듀에벨의 엔터프라이즈는 인클로저의 마감이 다양하고 우아하기 짝이 없으며, 마치 우주선 조정석을 보는 것 같이 디자인이 독특하다. 처음 이 제품을 보면 그 독특한 외관 때문에 이것이 스피커란 말인가 할 정도로 당황하기 마련. 전면에 일체 유닛이 보이지 않으며, 즉 앞으로 음을 내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서 이렇게 해서 무슨 음악이 들린단 말인가 의문을 갖게 된다. 모든 드라이버가 상단에서 천장을 향해 소리를 방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또렷이 전면에서 다가온다. 전면뿐 아니라 공중에서 마치 3D 입체적 방향과 동일한 형태로 청취자를 감싸고 내려오는 형태인데, 그야말로 휘감아 들어 싸안는 감촉이 된다. 상당한 쾌감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서비스 에어리어가 무척 넓어서 서너 명이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들어도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아주 구석진 데가 아니면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다. 따라서 본 기는 전문적인 오디오파일의 시청실뿐 아니라, 카페나 회의실 같은 곳에도 어울린다. 그리고 스위트 스폿 한 자리에 꼼짝 못하고 앉아서 듣는 방식을 탈피, 예를 들어 긴 소파에 누워서 듣거나 바닥에 누워서 들어도 동일한 음량과 방향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듀에벨은 1998년에 창업, 브랜드 명은 창업자인 마커스 듀에벨의 이름에서 따왔다. 처음 이 제작사는 혼 스피커의 연구에서 출발했다. 혼은 음 자체의 에너지가 뛰어나서 직진성이 좋지만 음장에는 약하다. 반면 무지향 스피커는 넓은 대역을 커버하지만 음 자체 에너지는 약하다. 이 때문에 혼 타입을 무지향 스피커와 결합시켜 그 장점을 끌어내려는 연구 끝에 등장했다.

현재 동사에서 내놓은 모델은 총 일곱 가지. 밑에서부터 플래닛츠, 엔터프라이즈, 비너스, 벨라 루나, 오리온, 시리우스, 시리우스 BE로 올라간다. 그중 엔터프라이즈는 동사 제품의 특징인 혼 대신 개발품인 디퓨저를 장착, 상급기와 동일한 음향적 성격을 만들어 냈다. 즉, 원가를 절감하고 사이즈를 줄였지만 동사의 이론적 배경은 정확하게 투입한 모델인 것이다. 그리고 임피던스 4Ω에 감도가 87dB로 다소 낮지만 파워 핸들링을 60W로 잡을 정도로 앰프 대응력이 좋고 운용이 까다롭지 않으며, 어지간한 보급형 인티앰프로도 얼마든지 구동이 가능하고 웬만한 진공관 인티앰프라면 매칭이 좋다. 이것은 본 기가 갖고 있는 최대 강점이 아닐까 싶다.

소리를 들어 보면, 전대역의 밸런스가 평탄하고 에너지도 출중하다. 이 부분이 진짜 놀랍다. 오로지 두 개의 드라이버로 어떻게 이런 스케일과 힘을 표현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도, 그간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지 능히 짐작이 된다. 또 무지향 스피커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면, 재생되는 음악을 마치 실제 공연장에서 듣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는 강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 마치 공연장에서 듣는 듯한 음향. 그게 바로 본 기의 최대 미덕인 것이다. 실체감, 섬세감, 요염한 팝 보컬, 단단하면서도 도발적인 음감 등 모든 면에서 연구 대상이라 할 정도로 상급 음질을 과시한다. 


가격 510만원   
구성 2웨이   
사용유닛 우퍼 17cm, 트위터 2.5cm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7dB   
파워 핸들링 60W   
크기(WHD) 30×83×20cm   
무게 1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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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4월호 - 5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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