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so Fiorentino Volterra Ser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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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so Fiorentino Volterra Series 2
  • 김편
  • 승인 2022.03.11 16:33
  • 2022년 03월호 (5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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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 듣는 음악이란 바로 이런 것

팬데믹 때문에 언감생심이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가장 먼저 달려가고 싶은 나라가 이탈리아다. 제법 많은 해외 나들이를 해왔지만 이상하게도 이탈리아와는 전혀 연이 닿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쿠아 어쿠스틱 퀄러티, 오디아 플라이트, 노르마 오디오, 패토스, 소너스 파베르, 유니슨 리서치 등 필자가 좋아하는 제작사가 많은 나라인 만큼 꼭 한 번 찾을 예정이다.

이번 시청기 역시 이탈리아에서 왔다. 피렌체 외곽에 있는 로소 피오렌티노(Rosso Fiorentino)의 볼테라(Volterra) 시리즈 2 스피커다.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이며, 브랜드 이름에 들어간 로소 피오렌티노(1494-1540)는 당시 강렬한 색채로 자신의 화풍을 이어간 화가였다. ‘피에타’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같은 작품을 보면 경외심마저 생겨난다.

볼테라 S2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4개 유닛을 단 2.5웨이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계보를 따지면 오리지널 볼테라가 제작사 설립 초기인 2010년 미국 RMAF 무대에서 데뷔, 관람객과 평론가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시청기인 볼테라 시리즈 2는 2021년에 나왔으며, 측면에 알루미늄 패널을 덧대는 한편, 내부에 새 댐핑 패드를 투입하고, 브레이싱 설계를 다시 하는 등 개선이 이뤄졌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는 외모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가죽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측면 패널에 강렬한 원색을 듬뿍 쓴 데다, 악기를 닮은 듯한 스피커 실루엣이 영락없는 이탈리아산이다. 전체 형상 역시 가운데 가죽 마감의 격벽을 두고 위아래 대칭 형태의 마름모 인클로저가 마주 보는 흔치 않은 모습. 물론 내부 정재파를 없애기 위한 설계다.

유닛을 보면 알루미늄 전면 배플 맨 위에 초 고역을 담당하는 리본 트위터가 있고, 그 아래에 2.8cm 실크 돔 트위터, 16.5cm 노멕스 콘 우퍼, 그리고 하단 인클로저에 20cm 노멕스 콘 우퍼가 수납됐다. 4개 유닛인데도 2.5웨인 것은 리본 트위터가 크로스오버 대신 하이패스 필터 역할의 커패시터만 거치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인클로저 재질은 HDF.

공칭 임피던스는 6Ω(최저 4Ω), 감도는 88dB, 주파수 응답 특성은 38Hz-100kHz(±3dB)를 보인다. 역시 리본 슈퍼 트위터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60Hz와 2.2kHz. 후면 포트 위치를 보면 상단 인클로저는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 하단은 밀폐형 타입인 것을 알 수 있다. 높이는 106.6cm, 가로폭은 27.9cm, 안길이는 31.5cm, 무게는 40kg. 권장 앰프 출력은 70-200W, 스피커 커넥터는 싱글와이어링 전용.

한편 로소 피오렌티노 오디오의 라인업은 플래그십 시리즈로 플로렌티아와 시에나, 레퍼런스 시리즈로 볼테라와 피에졸레, 프레스티지 시리즈로 체르탈도와 피엔차, 클래식 시리즈로 엘바 시리즈 2 등이 마련됐다. 이 중 피에졸레만 유일한 스탠드마운트다. 모델명은 모두 피렌체 근교의 작은 도시들 이름으로, 볼테라는 특히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가 그려진 산 프란치스코 성당이 있는 곳이다.

월간오디오 시청실에서 진행한 볼테라 시리즈 2 시청에는 아큐페이즈 인티앰프 E-5000과 로텔 미치 P5·M8 프리·파워 앰프를 번갈아 물렸다. 피아노 가이즈의 ‘Titanium/Pavane’는 리본 슈퍼 트위터를 쓴 스피커답게 고음 영역대가 일반 소프트 돔 트위터만을 쓴 것과는 다르다. 또한 저음역대 보강에 나선 하단 우퍼부가 밀폐형인 만큼 상당히 타이트하고, 현대적인 저음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음이 깨끗하고 깔끔하며 무대 투명도도 좋다.

제니퍼 원스의 ‘Rock You Gently’에서는 다시 한번 슈퍼 트위터의 매직을 체험했다. 고음뿐만 아니라 저음의 해상력이나 탄력감까지 눈에 띄게 좋아진 것. 앰프를 로텔의 분리형 조합으로 바꿔보면, 스피커 앞에 큰 배수관을 단 것처럼, 아니면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를 연결한 인터 케이블이 은선 선재를 쓴 것처럼 음들이 순풍순풍 뛰쳐나온다. 코러스가 입체적으로 등장하는 모습도 멋지다.

투첼로스의 ‘Oh Well’은 다시 아큐페이즈 인티앰프에 물려 들어보면 화면에 HDR을 적용한 듯 악기들의 윤곽선이 선명하다. 이 곡의 백미인 첼로의 저음은 핏이 아주 좋은 상태. 고음역대 배음 정보가 늘어난 덕에 무대 안길이도 크게 늘어났다.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평균율 클라비어 전곡 1번 프렐류드’를 로텔 분리형 조합에 물려 들어보면, 투명하고 말쑥한 음들이 밀물처럼 쏟아진다. 한마디로 음들이 자신들의 민낯을 스스럼없이 필자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

필자가 즐겨보는 <월드 아틀라스> 대형 지도책에는 각 나라별로 지명과 함께 오디오 제작사 이름을 표기해놓았다. 이탈리아의 경우 밀라노의 아쿠아, 피사의 노스스타디자인, 시네모나의 노르마 오디오, 비첸차의 소너스 파베르 등이다. 그리고 그 위쪽 오스트리아에는 몇 년 전 직접 찾았던 빈의 무지크페라인이 표기돼 있다. 필자의 다음 오프라인 행선지는 볼테라 S2가 탄생한 곳, 피렌체다. 


가격 1,780만원   
구성 2.5웨이   
사용유닛 우퍼 20cm, 미드레인지 16.5cm, 트위터 2.8cm, 슈퍼 트위터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8Hz-10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60Hz, 2.2kHz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70-200W   
크기(WHD) 27.9×106.6×31.5cm   
무게 4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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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3월호 -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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