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H-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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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H-6500
  • 김편
  • 승인 2022.03.11 15:04
  • 2022년 03월호 (5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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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들여놓고 싶은 올닉의 신작 포노 앰프

대한민국 제작사 올닉(Allnic)에서 신형 포노 앰프 H-6500이 나왔다. 국내외에서 명망이 높았던 LCR 멀티커브 포노 앰프 H-7000V의 바로 아래 모델이다. H-6500은 기본적으로 MM 2조, MC 2조 입력을 갖추고, LCR 필터를 통해 RIAA 커브 보정을 하며, 전원부를 별도 섀시에 담아 분리시킨, 진공관 포노 앰프다. MC 승압은 4가지 권선비를 가진 내장 퍼멀로이 코어 승압트랜스를 통해 이뤄지며, MM 증폭은 채널당 4개씩 투입된 3극관 5842를 통해 이뤄진다. MM 전압 게인은 40dB, MC 전압 게인은 62dB, 66dB, 68dB, 72dB.

필자가 보기에 LCR(코일-커패시터-저항) 필터를 통해 오차범위 ±0.3dB의 RIAA 커브 이퀄라이징을 하는 점이 포노 앰프로서 H-6500의 가장 큰 시그니처다. LCR 필터는 네거티브 피드백 필터나 CR 필터에 비해 임피던스가 600Ω에 그칠 정도로 낮아 다이내믹스와 저역 응답성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피던스 매칭 등 만들기가 힘들고, 제조 단가가 높아 웬만한 포노 앰프에서는 접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전원부가 분리된 것도 크게 환영할 만하다. 포노 앰프가 카트리지에서 넘어온 아주 여린 신호를 증폭하는 만큼 전자파 노이즈(EMI)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정류단에 5AR4, 정전압 회로에 7233(전압 레귤레이터), 5654(전압 에러 디텍터) 진공관을 쓴 것도 특징. 특히 정전압 회로에 트랜지스터 대신 진공관을 투입하면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지고 S/N비가 좋아진다.

필자의 시청실에 도착한 H-6500 실물을 보니 총 12개의 진공관이 올닉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침니 안에서 자태를 뽐낸다. 채널당 4개씩 투입돼 증폭을 책임지는 3극관 5842는 전압 증폭률이 43, 전류 증폭률이 25mA/V, 200V(B전압) 인가시 플레이트 손실 4.5W를 보인다. 참고로 H-7000V는 채널당 5극관 E810F 2개를 각각 3결 접속해서 쓴다.

이들 진공관 오른쪽에는 MC 승압 트랜스가 채널당 1개씩 마련됐다. 노브 둘레에 4가지 권선비(40배, 26배, 20배, 13배)와 각각에 해당하는 증폭률(32dB, 28dB, 26dB, 22dB)이 표시됐다. 권선비를 선택하면 MC 카트리지에 대한 부하 임피던스도 정할 수 있다. ‘47㏀/(권선비×권선비)’ 공식을 이용한 것인데, 29Ω(40배), 69Ω(26배), 117Ω(20배), 278Ω(13배)이다. MM 부하 임피던스는 47㏀으로 고정됐다.

인터페이스를 보면 전면에는 각 채널 증폭 진공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커런트 미터와 뮤트 선택 버튼, MM/MC 및 1/2조 입력 선택 버튼이 마련됐다. 후면에는 왼쪽부터 MM 입력 2조(RCA), MC 입력 2조(RCA), 출력 1조(RCA), 전원부 연결 단자, 그리고 MM/MC 접지 단자 2개가 마련됐다. 크기(WHD)는 본체가 430×170×335mm, 전원부가 170×118×275mm, 무게는 본체가 9kg, 전원부가 7.5kg을 보인다.

H-6500 시청에는 쿠즈마의 스타비 S 턴테이블과 4포인트9 톤암, 올닉의 로즈(Rose) MC 카트리지를 동원했다. 로즈 카트리지는 내부 임피던스 9Ω, 출력 0.4mV를 보인다. 부하 임피던스는 117Ω으로 설정했다. 프리앰프는 패스 XP-12, 파워는 일렉트로콤파니에 AW250R, 스피커는 드보어 피델리티의 오랑우탄 O/96.

에바 캐시디의 ‘Cheek To Cheek’(Live At Blues Alley)을 들어보면 선명하고 활기찬 음들이 순식간에 시청실을 메운다. 체감상 S/N비가 무척 높은 포노 앰프이며, 무대 앞이 투명한 점이 돋보인다. 파우스토 메소렐라의 ‘Sonatina Improvvisata D'inizio Estate’(Live Ad Alcatraz)에서는 기타 연주음의 해상력이 확실히 현재 시청실에서 쓰고 있는 H-5500보다 윗급이다. 예쁘고 깨끗하며 배음이 살아 있는 고음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맥코이 타이너의 ‘Passion Dance’(The Real McCoy)는 무대 왼쪽부터 테너 색소폰,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음색 구분이 확연하며 대역 밸런스도 잘 잡혔다. 이는 당연히 RIAA 이퀄라이징이 플랫하게 이뤄진 덕분이고, 체감상 S/N비가 높은 것은 임피던스 저감과 차폐 등 올닉이 H-6500 전원부에 크게 신경을 썼다는 증거다. 생략되거나 대충 얼버무리는 음이 조금도 없다.

필자는 평소 포노 앰프만큼은 B전원 전압이 높은 진공관 앰프가 유리하다고 믿고 있는데, 이번에 H-6500을 들으면서 그 생각을 다시 한번 굳혔다. 현재 이 글을 쓰면서 듣고 있는 번스타인/뉴욕필의 말러 5번이 예사롭지 않다. 심지가 단단한 음의 기세와 피아니시모 파트에서 펼쳐진 섬세한 연주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시청실에 들여놓고 싶은 포노 앰프다.


사용 진공관 5842×8, 7233×2, 5654×2, 5AR4×1   
아날로그 입력 RCA(MC)×2, RCA(MM)×2   
아날로그 출력 RCA×1   
주파수 응답 20Hz-20kHz(±0.3dB)   
S/N비 -86dB   
THD 0.17% 이하   
입력 임피던스 29Ω/69Ω/117Ω/278Ω(MC), 47㏀(MM)   
전압 게인 +40dB(MM, 1kHz), +62dB/66dB/68dB/72dB(MC, 1kHz)   
크기(WHD) 43×17×33.5cm, 17×11.8×27.5cm(전원부)   
무게 9kg, 7.5kg(전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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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3월호 -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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