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phase DP-1000 · DC-1000
상태바
Accuphase DP-1000 · DC-1000
  • 장현태
  • 승인 2022.02.10 17:06
  • 2022년 02월호 (595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벽에 완벽을 더한 음반 재생의 최강자

1972년에 창업한 아큐페이즈는 2022년에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동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모델들을 소개하며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본지 리뷰를 통해 C-3900 프리앰프 50주년 기념 모델을 소개했다. 이어 이번 리뷰에는 분리형 플레이어 부분에서 완성형 모델이자 50주년 기념 모델인 DC-1000과 DP-1000이 주인공이다.

동사 제품들은 반세기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동사만의 스타일을 추구해 아큐페이즈만의 오디오 마니아층과 철학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아큐페이즈는 앰프뿐 아니라 하이엔드 SACD 플레이어에서 오래전부터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였던 만큼, 기념 모델로 소개된 DC-1000과 DP-1000은 개인적으로도 기다려 왔던 모델이다. 그리고 가격적인 측면도 최근 동급의 하이엔드 플레이어들의 엄청난 가격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경쟁력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동사의 하이엔드 플레이어 모델은 2000년에 1세대 DP-100, DC-100을 시작으로, 2016년 DP-950, DC-950에서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그리고 이번 신제품은 가장 기술적인 변화를 많이 가져 온 풀체인지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욱 성능을 기대하게 된다.

먼저 DC-1000 MDSD/MDS++ 디지털 프로세서를 먼저 살펴보겠다. 왜 MDSD/MDS++일까? 이는 MDSD(Multiple Double Speed DSD), MDS++(Multiple Delta-Sigma) 방식을 의미한다. 총 8개 멀티 DAC를 패러럴로 연결해 한 개의 고성능 DAC 성능으로 올린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특히 이런 멀티 패러럴 연결 방식을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다이내믹 레인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ES9038PRO 칩을 사용해 구현했다. 이는 8채널용 오디오 DAC 칩으로, 이 칩을 모노용으로 사용할 경우는 다이내믹 레인지가 상승하게 된다. 이를 위해 채널당 1개씩 총 2개를 사용해 전체 시스템의 다이내믹을 최대한 끌어 올렸고, DSD 재생 방식의 경우도 8개의 DSD 신호를 PCM 신호로 변환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DAC 칩에 적용해 고주파 노이즈를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처럼 멀티 로우 패스 필터의 적용과 클록 타이밍의 고속 처리를 통해 최적의 성능을 이끌어 냈다.

DAC 칩 이후는 아큐페이즈 C-3900 프리앰프에서 확인했던 고유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I-V 컨버터와 ANCC 회로 기술을 접목하고, 총 5차에 걸친 패러럴 필터와 최종 듀얼 다이렉트 밸런스드 출력을 구성한 풀 디스크리트 회로를 통해 아날로그 출력의 뛰어난 다이내믹 레인지와 저 노이즈 레벨로 완성도를 높였다.

전원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전원을 완전히 분리해 상호 간의 노이즈 및 신호 간섭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각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도 별도로 사용했고, 전원 커패시터는 80,000㎌의 대용량으로 리플 제거한 깨끗한 전원을 만들었다.

트랜스포트와는 전용 디지털 케이블인 HS-LINK를 통해 연결된다. HS-LINK Ver.2의 경우는 PLL 필터를 거치지 않고 지터를 최소화한 방식이다. 이는 독립적으로 오디오 데이터와 마스터 클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5.6MHz DSD와 32비트/384kHz PCM 신호를 완전하게 전송해 SACD 트랜스포트에서 이 디지털 프로세서로 DSD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동사의 트랜스포트를 살펴보자. 2000년에 세계 최초로 분리형 SACD 트랜스포트 DP-100을 발표해 디지털 오디오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던 동사는 50주년을 기념해 DP-1000 5세대 SACD 트랜스포트를 발표했다.

DP-1000은 디스크 드라이브 메커니즘, 픽업은 D&M 부품으로 변경하였으며, 메커니즘 어셈블리는 모두 알루미늄을 CNC 절삭 가공해 정교하게 제작했다. 메커니즘 베이스와 라지 브리지, 디스크 트레이와 12mm 두께의 바닥 섀시까지 견고함이 돋보인다. 그리고 새로운 탄성 댐퍼 적용 등으로 픽업 공진을 저감해 더욱 정숙하고 진동 없는 안정적인 고속 회전을 보장하고 있다.

DP-1000은 30kg에 육박하는 엄청난 무게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기구적인 프레임의 완성도와 만듦새에서 역시 아큐페이즈답다. 전원부는 4,700㎌ 전해 콘덴서 10개와 로직부와 구동 회로부에 개별 전원을 공급하도록 2개의 전원 트랜스포머를 사용했다.

창립 50주년 기념 모델인 1000 시리즈 모두 화려한 전면 표시창을 사용하지 않고, 올드한 FND 방식으로 샘플레이트 및 비트레이트 등을 표시해 아큐페이즈만의 레트로풍 아날로그 느낌을 제공하고 있다.

시청 시 보컬 곡으로 마이클 부블레의 ‘Feeling Good’을 들어 보았다. 도입부에서부터 압도적인 해상력과 골격을 갖춘 저역을 만났다. 세션 악기들의 리얼함과 적극적인 표현 덕분에 공간감까지 더해져 라이브적인 성향까지 갖추었다. 뛰어난 전원부의 성능이 반영된 듯 저역의 완급 조절과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에너지도 돋보였는데, 오히려 듣는 재미가 더해져 곡이 너무 빨리 끝나 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실내악 곡으로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 G단조 Op.25 중 1악장을 얀 리시에츠키의 피아노와 오르페우스 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 보았는데, 이 연주에서는 피아노의 투명도와 건반의 명료함이 좋아 눈앞에 펼쳐지듯 선명했다. 피아노 곡에서 아큐페이즈만의 영역을 경험하게 되었다. 바이올린은 선이 다소 가늘지만,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저역은 또렷한 윤곽과 깊고 짧은 울림이었다. 좀처럼 음이 섞이거나 혼탁함은 전혀 찾을 수 없었고, 하이엔드 제품답게 모든 악기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선명했다.

대편성 곡은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중 ‘단두대로의 행진’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LSO의 연주를 SACD로 재생해 보았는데, 깔끔하고 생동감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윤곽을 잘 그려 냈고, 무대 깊이가 느껴지는 먼 거리의 팀파니는 압도적인 응집력과 임팩트로 한 방을 제대로 느끼게 했다. 음 하나하나의 완성도에 집중한 재생 능력이기 때문에 마치 무대의 지휘자가 된 느낌을 받았고, 그만큼 오케스트라에 포위된 느낌으로 곡의 긴장감이 더해져 집중력을 높여 주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많은 정보량과 해상력에 순간 당황하게 되었는데, 가벼운 듯하지만 음의 골격은 뚜렷하고, 덩어리를 지니고 있으며, 타이밍과 균형감이 완벽하다. 디지털 기기에서 단점으로 불리는 필터 느낌의 불투명한 느낌을 날려 버리고 투명하고 깔끔한 사운드가 돋보였다.

최근은 쓸 만한 하이엔드 플레이어를 찾기 힘들었던 시기인 만큼 DP-1000과 DC-1000은 더욱 기대를 높여 주었는데, 시청해 보니 오랜만에 제대로 된 SACD 트랜스포트와 프로세서를 만난 것 같다. 요즈음 디지털 음원보다 점점 CD와 SACD를 더욱 즐겨 듣게 된다. 그만큼 레드북 CD 디스크가 제공해 주는 매력과 존재감은 남다른데, 아큐페이즈의 1000 시리즈와 같은 하이엔드 플레이어의 등장은 다시 한 번 플레이어 시장의 활력을 불러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Accuphase DP-1000
가격 1,900만원   구성 SACD/CD 트랜스포트   디지털 출력 Coaxial×1, HS-Link×1   크기(WHD) 47.7×15.6×39.4cm   무게 29.8kg

Accuphase DC-1000
가격 1,90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2, Coaxial×3, USB B×1, HS-Link×1   USB 지원 PCM 32비트/384kHz, DSD 2.8/5.6/11.2MHz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0.5Hz-50kHz(+0, -3dB)   출력 전압 2.5V   S/N비 123dB   다이내믹 레인지 121dB   채널 분리도 120dB   크기(WHD) 47.7×15.6×39.4cm   무게 24.4kg

59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2년 02월호 - 595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