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ution 330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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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ution 330 HD
  • 김편
  • 승인 2022.02.10 16:35
  • 2022년 02월호 (5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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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소유욕을 자극한 하이엔드 네트워크 앰프

지난해 4월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소울루션(Soulution)의 시릴 해머(Cyrill Hammer) 대표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국내 방한 당시 대면 인터뷰를 한 적도 있지만, 새롭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아 수입사에 요청해 성사가 된 것이다.

가장 궁금한 것은 소울루션 앰프들의 8Ω 출력이 120-150W에 그치는데도 스피커 구동력이 그토록 출중한 배경이었다. 플래그십인 711 스테레오 파워 앰프는 150W, 530 인티앰프는 125W, 이번 시청기인 330 HD 인티앰프는 120W에 그친다. 높은 가격대를 고려하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다.

시릴 해머 대표의 답은 이랬다. ‘앰프에 있어서 RMS 출력보다는 순간적인 피크 파워 혹은 피크 전류가 훨씬 중요하다. 대부분의 스피커는 공칭 임피던스가 4-8Ω이지만, 순간적으로 베이스나 드럼 소리를 내는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많이 내려간다. 어떤 스피커는 심지어 1Ω 밑으로도 떨어진다. 이 경우 앰프는 50A가 넘는 피크 전류를 공급해야 한다.’

이런 설명을 접한 후 소울루션 앰프를 다시 보니 모든 의문이 다 풀렸다.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소울루션의 511 스테레오 파워 앰프나 이번 시청기인 330 HD 인티앰프 모두 8Ω 출력보다는 최대 피크 전류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511은 45A, 330 HD는 30A, 711은 무려 120A다. 330 HD의 정전 용량은 무려 160,000㎌에 달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330 HD를 살펴본다. 330 HD는 기본적으로 8Ω에서 120W, 4Ω에서 240W를 내는 인티앰프다. 2Ω에서는 다시 2배 출력인 480W를 낸다. 그만큼 전원부가 강력하고 효율이 좋다는 증거다.

외관은 심플하고 미끈하게 잘 생겼다.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섀시 표면이 매끈한 데다 모서리가 둥글게 마감된 덕이다. 왼쪽의 블랙 디스플레이에 뜬 붉은색 글자, 간결한 3개 버튼, 황금비율로 자리잡은 오른쪽 노브, 모든 게 완벽하다. 심지어 4개의 풋까지 미국 CMS에서 특주한 인슐레이터다.

전원을 끄면, ‘Capacitor 78%’ 이런 식의 메시지가 디스플레이에 뜨더니 계속해서 퍼센트가 줄어든다. DC 전기를 저장해놓은 평활 커패시터를 깨끗이 방전하기 위해서다. 인문학적으로 보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취지이고, 전기공학적으로 보면 커패시터의 잔상 효과를 말끔히 씻어내기 위해서다.

양 측면에는 검은색 방열핀이 섀시 선을 넘지 않은 채 가지런히 도열해 있다. 이로 인해 눈맛이 깔끔하면서도 강렬하다. 후면은 좌우 채널 스피커 커넥터와 아날로그 입력 단자 4조(XLR 2조, RCA 2조), 아날로그 프리아웃 1조(XLR), 그리고 USB B, AES/EBU, 코액셜, 이더넷 단자를 갖춘 네트워크 디지털 보드가 장착됐다.

특별히 살펴볼 것은 이 네트워크 디지털 보드다. 유무선 디지털 음원을 PCM은 당연히 고음질 사양을 지원하며, DSD는 DSD128까지 재생할 수 있다. DAC 칩은 버 브라운의 PCM1792로 좌우 채널에 1개씩 마련, 듀얼 디퍼런셜로 밸런스 출력을 뽑아낸다. 룬 테스트(Roon Tested), UPnP/DLNA 사양의 스트리밍 보드는 스위스의 디지털 명문 엔지니어드 SA가 만들었다.

330 HD의 스펙은 그냥 하이엔드다. 대표적인 것이 -3dB 기준 0-800kHz에 달하는 주파수 응답 특성. 앰프에서부터 광대역한 신호를 플랫하게 처리해 스피커로 넘겨줄 수 있다는 얘기다. 전고조파왜율(THD+N)은 0.001% 미만, 신호대잡음비(SNR)는 120dB 이상, 댐핑 팩터는 무려 5000 이상을 보인다.

시청에는 하베스의 SHL5 Plus XD 스피커를 동원했다. UPnP 앱을 통해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으로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말러 5번을 들어보면, UPnP 네트워크 앰프로서 음의 손실이 전혀 없다. 특히 고음이 위로 활짝 열려 상당히 개운한 맛을 선사한다. 800kHz까지 플랫한 스펙이 괜한 수치가 아니다.

파우스토 메소렐라의 기타연주 ‘Sonatina Improvvisata D'inizio Estate’에서는 어떻게 앰프와 스피커에서 이 정도로 청명하고 맑으며 개운한 음이 나올 수 있을까 싶다. 음 자체가 만년설처럼 깨끗하면서도 연하고 리퀴드하다. 퀸의 ‘Somebody To Love’는 묵직하고 빠른 드럼 저음에 깜짝 놀랐고, 카를라 브루니의 ‘Stand By Your Man’은 따뜻하고 살가운 보컬 목소리에 스르륵 빠져들고 말았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소울루션 앰프를 보면 사라진 줄 알았던 소유욕이 다시 꿈틀거린다. 이번에 들은 330 HD도 그랬다. 잘생긴 외관은 물론이거니와 2Ω에서 480W를 내는 출력과 30A에 달하는 피크 전류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더욱이 랜 케이블만 꽂으면 무궁무진한 스트리밍 음원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하이엔드 네트워크 앰프가 아닐까 싶다. 


가격 4,040만원   
실효 출력 120W(8Ω), 240W(4Ω), 480W(2Ω)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USB B×1, Ethernet×1 
아날로그 입력 RCA×2, XLR×2   
아날로그 출력 XLR×1   
주파수 응답 0-800kHz(-3dB)   
S/N비 120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3㏀   
THD+N 0.001% 이하   
댐핑 팩터 5000 이상   
채널 분리도 110dB 이상   
네트워크 지원   
크기(WHD) 43×14.2×49cm   
무게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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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2월호 -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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