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on Audio Lab 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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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 Audio Lab M1
  • 김편
  • 승인 2022.02.10 16:21
  • 2022년 02월호 (5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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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숙의 경지에 오른 모노블록 파워 앰프

예전 에이프릴 뮤직은 대한민국 하이파이 앰프의 본령 같은 곳이었다. 찰진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과 실화인가 싶은 스펙, 여기에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을 디자인까지 모든 것이 대단했다. 필자 역시 스텔로 DA100 MK2 DAC와 엑시무스 S1, 오라 비비드, 오라 비타, 오라노트 V2로 행복한 오디오 생활을 했다.

싸이몬 오디오 랩(Simon Audio Lab)은 에이프릴 뮤직을 이끌던 이광일 대표가 2017년에 새로 설립한 제작사다. 싸이몬은 이 대표의 영어 이름이며, 에이프릴 뮤직 때부터 함께 해온 엔지니어 엄태원 소장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청기인 M1은 싸이몬 오디오가 처음으로 내놓은 모노블록 파워 앰프다.

싸이몬 오디오의 라인업은 심플하게 구성됐다. 플래그십이 원(1) 시리즈, 그다음이 쓰리(3), 파이브(5) 순인데, 원 시리즈의 경우 M1을 비롯해 스테레오 파워 앰프 S1, 프리앰프 P1, 네트워크 DAC D1으로 짜여졌다. 별도로 싸이몬과 AiO 등의 올인원 시리즈가 있다. 디자인은 모두 디지털 피직스의 산업 디자이너 서범기 대표가 맡았다.

월간오디오 시청실에서 처음 실물을 접한 M1은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다. 알루미늄 섀시 디자인이 큼직하고 시원시원한 데다 가로폭이 44cm, 높이가 24.5cm, 안길이가 44cm, 무게가 43kg이나 나가기 때문이다. 후면을 보니 입력 단자는 XLR 밸런스와 RCA 언밸런스 1개씩 갖췄고, 스피커 커넥터는 싱글 와이어링만 지원한다.

M1은 기본적으로 출력단에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채널당 8개씩 투입, 4개씩 푸시풀 구동해 8Ω에서 300W를 내는 클래스AB 앰프다. ‘4Ω에서 몇 W를 내는지’ 이광일 대표에게 물어보니 ‘정확히 2배는 아니다. 2배를 내게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음악성이 떨어진다. M1이 추구하는 제1 목표는 바로 음악성과 중립적인 소리’라고 밝혔다.

또한 ‘M1의 경우 힘과 댐핑, 이런 것들을 따질 레벨은 넘어섰다. 색소폰에서 색소폰 소리가 나오고, 음악이 시원하게 쭉쭉 뻗어 나오는 그런 앰프다. 음악은 소리가 날 때가 있고 사라질 때가 있는데, 하이엔드 앰프일수록 음이 사라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재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전압 게인은 30dB이며 입력단의 JFET 차동 회로를 통해 얻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입력단의 입력 임피던스가 무려 1㏁이라는 사실. 1㏁을 내건 프리앰프는 종종 있었지만 파워 앰프가 이렇게 높은 입력 임피던스를 갖춘 것은 매우 드물다. 사실상 어떤 프리앰프를 물리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내부를 보면 앞쪽에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와 4개의 파워 커패시터로 이뤄진 전원부가 자리잡고 있으며, 가운데에는 출력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기판 쪽을 바라보며 장착된 방열판이 마련됐다. 출력단을 신호 경로상 입력단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놓겠다는 취지다. 전원트랜스 용량은 800VA, 파워 커패시터 정전 용량은 총 68,000㎌이다.

M1 시청에는 누프라임 DAC-9X, 오디오넷 Pre G2, 하베스 SHL 5 Plus XD를 동원, 주로 노트북에 담긴 음원을 들었다. 3웨이, 3유닛의 하베스 스피커는 공칭 임피던스 6Ω, 감도 86dB를 보인다.

첫 곡으로 커티스 풀러의 ‘Five Spot After Dark’를 들어보면 음이 두텁고 따뜻하며 스테레오 이미지가 단단하다. 확실히 소릿결이 예전 클래스D 모듈을 썼던 엑시무스나 오라노트 계열은 아니며, 선명하고 매끄러운 것은 스텔로 앰프보다 몇급 위다. 이 곡으로 튜닝을 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트롬본 소리가 매력적. 베이스의 탄력적인 저음도 잘 나온다.

다이애나 크롤이 부른 ‘The Look of Love’는 입체적인 무대와 활기찬 음이 돋보였는데, 이는 M1의 입력 임피던스가 1㏁에 달하는 만큼 프리에서 파워로 전압 전송 시 다이내믹스나 정보량에서 그만큼 손실이 없다는 증거다. 전원부와 증폭부를 모두 채널별로 독립시킨 모노블록의 힘도 클 것이다. 크롤의 목소리가 약간 달짝지근하고 끈적거리는 느낌도 좋다.

라파엘 쿠벨릭이 베를린필을 지휘한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 4악장을 들어보면, 보무당당한 음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무대가 탁 트여 전망이 좋은 것은 프리앰프 덕, 고음이 활짝 열린 것은 슈퍼 트위터를 단 하베스 스피커 덕이지만 파워 앰프에서 병목이 있었으면 그 어느 것도 가능하지 않았을 터. 이 정도 되면 M1으로 못 울릴 스피커는 거의 없을 것 같다. 피아니시모 파트 전환 시의 S/N비는 놀라울 정도다.

레드 제플린의 ‘Rock And Roll’에서는 킥드럼의 저음이 상당히 낮게, 그리고 색 번짐이 일절 없이 내려간다. 드럼 심벌과 일렉 기타의 음도 바로 앞에서 들린다. 역시 8Ω 300W에 모노블록이면 이 정도 파워와 스피드가 나오는가 싶다. 스피커에서 즙을 짠 것처럼 음들이 뚝뚝 흘러나오는 쾌감이 장난 아니다. 막판 드럼은 아예 스피커를 거치지 않고 제 혼자 소리를 내는 듯하다.

M1을 보고 들으면서 계속해서 ‘완숙’ 이미지가 가시지 않았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열매 따위가 완전히 무르익음’이라고 한다. 맞다. 제대로 본 것 같다. 만듦새부터 디자인, 스펙, 설계, 소리까지 M1은 완숙의 경지에 오른 앰프라고 생각한다. 진지한 시청을 권해드린다. 


가격 1,950만원   
실효 출력 300W(8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45kHz(-3dB)
입력 임피던스 1㏁   
입력 감도 1.5V   
게인 30dB   
THD 0.1% 이하   
크기(WHD) 44×24.5×44cm   
무게 4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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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2월호 -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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