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s & Wilkins 603 S2 Anniversary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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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ers & Wilkins 603 S2 Anniversary Edition
  • 김남
  • 승인 2022.02.10 16:16
  • 2022년 02월호 (5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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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의 역사 속에서 7번째 개량을 통해 완벽함을 추구하다

이 신기종은 Bowers & Wilkins(이하 B&W)에서 주력군이라고 불릴 만큼 국제적으로 인기가 많은 600 시리즈가 현재 600 시리즈 애니버서리 에디션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등장한 신 모델. 603 S2 애니버서리 에디션은 3웨이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로, 대형 시스템이지만 화려하지는 않고 단정하고 깨끗한 외모가 특징이다.

600 시리즈는 벌써 첫 출시로부터 25년이 지났다. 동사 제품으로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롱런하고 있는 기종이며, 그사이 조금씩 개량을 거듭했다. 시청기는 그중에서도 가장 대폭적인 개량을 했지만 여전히 모델 번호를 유지하면서 이번에 애니버서리 에디션이라는 명칭이 추가되었다.

대부분 오디오 제품의 수명은 아주 짧다. 등장했다가 금방 사라지며 신제품으로 재등장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스위스의 다즐 같은 브랜드는 파워 앰프 한 기종이 약 15년 전 첫 출시되었지만 그 후 한 번도 명칭 변경이 없었다. 처음 명칭 그대로였다. 완벽하게 설계했기 때문에 개량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기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힌 인터뷰 글을 읽은 적이 있다(모델 1에서 모델 2로 업데이트되기는 했다). 그것이 꼭 옳은 것인지 아니면 끊임없이 신소재가 만들어지는 만큼 시의적절하게 추가 손질을 하는 것이 옳은지는 사실 정답이 없다. 그런 상태에서 꾸준히 한 시리즈의 이름으로 제품 번호를 유지시켜 가며 조금씩 버전업해 오고 있는 시청기의 경우는 그나마 그런 의문에 대한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시청기가 속해 있는 600 시리즈가 사실은 B&W 제품의 레퍼런스라고 하는 평가도 많다. 이 가격대로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스피커들이며, 성능 또한 결코 꿇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국제적인 베스트셀러이기도 한데, 당연히 B&W의 숨은 레퍼런스라고 할 만하다. 물론 정통 B&W의 사운드에 충실하며 인클로저, 건실한 부품, 마감 등에서 큰 손색이 없는 기종이다.

B&W의 오늘을 있게 한 대표 모델로 1980년대 이후 모니터 스피커의 대명사로 불리던 눈사람 형태의 801 모델을 손꼽는데, 전 세계 모니터 스피커의 상징 같았던 그 기종의 가격대는 지금으로서는 가히 저가 보급형 수준이었다. 외부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철저히 성능 위주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B&W 제품들은 굉장히 호사스러운 기종도 많고 그전에 비하면 가격도 놀랄 만한 고가 제품이 즐비해 예전의 B&W 사용자들로서는 상당히 씁쓸하기 짝이 없다. 그런 점을 의식, 외부에 들어가는 돈을 절약해 소박한 치장을 하되 소리는 변함없이, 그런 양식을 내세운 대표적 시리즈가 바로 600 시리즈. 그것이 25년간 롱런의 비결로 보인다.

600 시리즈를 잘 살펴보면 벌써 일곱 번째로 조금씩 개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개량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의 개선과 함께 최적화된 새로운 크로스오버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이 네트워크 전체를 공개하고 있기도 한데, 그만큼 자부심이 있다는 증거이겠다. 이 가격대의 제품으로 이만한 네트워크를 꾸릴 수 있는지 봐라 하는 자부심이 결코 오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 애니버서리 에디션 시리즈에는 플로어스탠딩 1기종과 북셀프 2기종이 포진. 그중 가장 덩치가 큰 것이 시청기인 603 S2 애니버서리 에디션이다. 이 스피커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현재 동사에서 중점적으로 사용하는 특수 소재로 만든 컨티늄(Continuum) 콘으로 만들어졌다. 이 컨티늄은 상급기인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공통 소재다. 이 신소재 콘 내용에 대해서는 상세한 것이 영업 비밀이라고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반적 평가로 케블라 소재가 가졌던 약점들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평가. 한 시절 B&W는 노란 케블라 드라이버를 사용했었고, 상당수 유럽 스피커들이 즐겨 케블라 소재를 사용했는데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이 신소재 150mm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주파수 응답 전반에 걸쳐 훨씬 향상된 투명성과 해상도를 보인다는 평가다.

그동안 주력 기종인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 등 고급기에 이미 채용되어 왔던 컨티늄 콘이 염가판이라고 할 수 있는 600 시리즈까지 내려 왔으니 확실히 세상의 모든 제품은 출시되어 곧장 구입하는 것보다는 다소 세월을 보낸 다음 손에 넣는 것이 유리하다.

트위터는 알루미늄 돔 스타일로 1인치 크기인데, 디커플링 더블 돔 트위터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처럼 강성을 높이기 위해 알루미늄 돔 진동판에 링 형상의 돔이 더해져 있다. 우퍼는 6.5인치 페이퍼 콘으로 되어 있는데, 이 우퍼를 2발이나 투입하고서도 저역이 48Hz에 머물고 있는 것은 주목 점. 2웨이의 미니 제품으로 심지어 30Hz까지 내려간다고 하는 다소 황당해 보이는 기종도 많이 있지만, 이런 대형기에서 이 정도 수치를 공개하고 있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사실 음악의 대부분은 50Hz 이하의 영역과는 거리가 멀다. 소리 자체가 없고 풍압의 수준이며 그것도 대음량을 걸어야 느껴지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제품은 20Hz까지의 측정기상 수치를 내기 위해 오히려 전체 소리를 희생시키는 착오를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

멈추면 보인다는 제목의 책이 히트친 바가 있는데, 멈춰 서서 이 제품을 들어 보면, 그냥 껑충하게 몸집만 큰 것이 아니고 음장감이 넓고 풍만하면서도 상쾌하며, 순수함과 투명도가 두드러진다. 현 독주의 리얼함도 최고. 피아노는 느긋하며 금관 밴드의 리듬감도 생생·정확하다. 보컬의 조임새도 좋다. 이 가격대를 훨씬 뛰어넘는, 소탈한 동네 친구 같은 제품이다. 


가격 25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Flowport)   
사용유닛 우퍼(2) 16.5cm, 미드레인지 15cm 컨티늄 콘 FST, 트위터 2.5cm 알루미늄 돔
재생주파수대역 48Hz-28kHz(±3dB), 28Hz-33kHz(-6dB)   
출력음압레벨 88.5dB/2.83V/m   
임피던스 8Ω, 3Ω(최소)   
권장앰프출력  30-200W
크기(WHD) 32×105.5×37cm   
무게 24.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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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2월호 -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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