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인 - Schubert & Bra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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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인 - Schubert & Brahms
  • 이익상
  • 승인 2022.02.10 12:34
  • 2022년 02월호 (5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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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인(첼로)
최현호(피아노)
S80628C/19439981842
녹음 ★★★★★
연주 ★★★★★

이 음반의 첫 곡인 브람스의 ‘멜로디처럼 흘러옵니다’를 들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을 잊을 수가 없는데, 누군가로부터 혹은 그 어떤 것으로부터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들켰다고나 할까. 이 곡은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내 음악에 기대라고 말하듯 편안하고 따뜻한 귓속말로 다가왔고, 그것은 물론 기분 좋은 당혹감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첼리스트 허정인의 두 번째 솔로 앨범 <Schubert & Brahms>에는 총 11곡이 담겨 있는데, 이 중에서 리트가 9곡이다. 그만큼 이 음반에서는 ‘노래’하고자 하는 연주자의 의지가 엿보이는데, 이는 앨범의 부제인 ‘The Unspoken Lyricism Delivered by Cello(첼로가 전하는 무언의 시정)’을 대변하고 있고, 이 점이 이 음반을 빛나게 하는 부분일 것이다. 허정인의 첼로는 포근하고 감미롭지만 무엇보다 정확하고 마음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인사이트를 겸비하고 있다. 부드럽지만 마냥 쉽게 가지는 않으며, 곡의 어느 부분도 같은 음색, 음상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마지막 곡은 브람스의 자장가인데, 앨범의 끝이 아닌 첫 곡 브람스로의 회귀를 알리는 신호이다. 오랜만에 곁에 두고 오래, 그리고 자주 들을 수 있는 음반을 만났다. 피아노를 맡은 최현호의 연주도 살짝 한 발 물러서 첼로를 포용하는 점이 좋았다. 

59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2년 02월호 -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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