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는 창립 80년을 훌쩍 넘긴 유서 깊은 오디오 업체이다. 이 정도 오래된 오디오 업체로는 탄노이 정도를 거론할 수 있을 정도. 매년 신생 업체가 출현하고 있는데, 80년 역사를 지닌 메이커의 존재는 마치 우리가 종손이나 종갓집을 보는 것처럼 특유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80년대 무렵 쿼드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절대적인 브리티시 사운드의 표준이었다. 특히 국내 오디오 1·2세대 분들에게는 쿼드라는 이름 자체가 ‘오디오’와 동일한 수준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 정도였다. 고급 오디오 마니아라면 그 당시 쿼드 66 프리앰프와 606 파워 앰프, 그리고 정전형 스피커는 하나의 성장 의례와 동일한 것이었다. ‘우리 제품으로 음악을 듣고 불만이 있으면 연락해 주세요.’ 어떤 제작사가 감히 그런 광고를 할 수 있겠는가. 당시 쿼드의 수준은 그 광고 카피로도 짐작이 된다.
오디오 제품 홍수 시대가 되어 차츰 쿼드의 이름은 퇴조가 되었지만, 근래 들어 차츰 그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옛날과 다름없는 정통적인 만듦새, 변함없는 전통의 소리들이 신세대들에게도 점차 인식이 되고 있다는 그 반증일 것이다.
현재 쿼드는 다양한 스피커와 앰프를 생산하고 있다. 스피커류로는 정전형의 ESL 시리즈와 리본 트위터를 채용한 최상급의 Z 시리즈, 대중적인 S 시리즈가 잘 알려져 있는데, Z와 S 시리즈에 리본 트위터가 채용된 것은 쿼드 80년 역사 이래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쿼드 사운드의 신 물결이라 보아도 될 것이다. 참고로 쿼드에서 1949년에 최초로 선보인 코너 리본 스피커에 리본 드라이버를 사용한 바 있다.
매칭기인 S2 스피커는 2015년경에 야심 차게 내놓은 S 시리즈의 제품 중의 하나인데, 이 시리즈에는 북셀프 S1과 S2, 플로어스탠딩 S4와 S5, 그리고 Sc 센터 스피커가 있다. S2 스피커는 12×45mm 크기의 리본 트위터와 125mm 우븐 케블라 콘 미드·우퍼를 채용한 2웨이 북셀프 스피커다. 이 스피커의 미드·우퍼는 과거 제품보다 에지에 더 탄력이 생기고, 좀더 딱딱해졌는데, 저음을 좀더 정확하게 재생해 고역을 더 맑고 선명하게 들리도록 개량한 것. 특히 현재 시장 가격으로는 보급형 제품 가격대로 볼 수 있지만, 이 가격대로 만날 수 있는 리본 트위터를 채용한 제품은 흔치 않다. 리본 트위터로 호 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음악을 따스하고 정겨운 장르로 보는 분들은 이 이상의 만족도를 어떤 잘 만든 보통의 돔 트위터로는 느끼기 쉽지 않다.
이전 쿼드 사운드는 다소 점잖고 우아한, 여성적인 개성을 가졌다고 한다면 이 S 시리즈는 청감상 더 씩씩하고 젊어졌으며 미모의 아가씨 같은 숨결을 지녔다. 주파수 응답은 48Hz-22kHz로 크지 않은 북셀프 스피커답지 않게 폭이 넓은 편이며, 음압은 87dB로 적당한 편이다. 이렇게 앰프에 과도한 부하를 걸지 않는 스피커일수록 오디오 애호가가 사용할 수 있는 앰프의 종류가 많아지며, 그만큼 다양한 소리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무게도 적절하며 모서리를 라운드 처리해 멋깔스러움을 더했고, 마감은 사펠리 마호가니를 사용, 한눈에 보기만 해도 무척 고급스럽다. 영국 스피커들의 미모가 달라진 것이 몇 해 전부터의 두드러진 변화이기도 한데, 매칭기를 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스피커를 역시 인티앰프 분야에서 양식과 능력을 겸비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영국 오디오랩의 다기능 인티앰프 6000A 플레이로 매칭해 본다. 날렵한 체구의 이 기종은 정통 인티앰프에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 기능과 D/A 컨버터 기능을 더한, 솜씨 좋은 디지털 대응 기능을 갖춘 올인원 제품으로, 특히 고성능인 ESS 사의 사브레32 ES9018K2M 칩을 사용한 것이 특징. 6000A 플레이는 DTS Play-Fi 앱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설치하면 이더넷과 와이파이를 통해 스트리밍 재생을 할 수 있고, 블루투스(aptX/aptX LL)로도 재생할 수 있다. 디지털 입력으로 2개의 코액셜, 2개의 옵티컬이 있고, 3개의 RCA 아날로그 입력, 포노(MM) 입력까지 갖추고 있다. 즉, 신·구 사운드 모두에 자유롭게 대응한다. 그뿐 아니라 클래스AB로 8Ω에 50W, 4Ω에 75W 출력을 내며, 인티앰프 모드, 프리-파워 모드. 프리 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6.3mm 헤드폰 단자와 읽기 쉬운 대형 디스플레이, 볼륨·입력·모드 선택 다이얼이 전면 패널에 장착되어 있다.
외형이나 수치상 특이점은 없지만, 이미 이 메이커 인티앰프의 성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가격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강력하고 고급스러운 사운드이며, 내구성도 뛰어나고, 보통의 스피커라면 이 이상의 앰프가 꼭 필요할까 라는 의문 부호가 붙어 있기도 하다.
이 매칭을 울려 보고 새삼 놀랐다. 대체 큰 덩치의 스피커와 모노블록 파워 앰프 같은 복잡한 오디오 시스템으로 꼭 음악을 들어야 하는가, 그런 생각이 절로 치밀어 오르기 때문. 약간 자연스러운 두께감을 머금고 있으면서도 펀치력은 당당하고 맑은 음색이 가슴을 파고든다. 누구나 쉽게 실망하지 않을, 이 가격대로 만날 수 있는 행운의 제품들이다.
Quad S2
가격 16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5cm 우븐 케블라, 트위터 12×45mm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48Hz-22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7dB/W/m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18×33×26cm 무게 6.1kg
Audiolab 6000A Play
가격 150만원 실효 출력 50W(8Ω), 75W(4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2, Ethernet×1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프리 아웃 지원 DAC ESS Sabre32 ES9018K2M 주파수 응답 20Hz-20kHz(±0.1dB) 네트워크 지원 블루투스 지원(aptX, aptX LL)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4×8×33cm 무게 7.9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