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en Parker Duo Diamon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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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en Parker Duo Diamond Edition
  • 김남
  • 승인 2021.12.09 17:05
  • 2021년 12월호 (5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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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소리에 도전한 예술 작품과 같은 북셀프 스피커

이런 고가 제품을 만나면 누구라도 왜? 하는 의문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 자그마한 스피커가 고급 중형 승용차 한 대 값이라니. 더구나 이 제품은 이 제작사의 최고급 제품이 아니다. 이보다 몇 곱 비싼 기종도 있으며, 이 제품은 동사의 여러 시리즈 중 중간급인 파커 시리즈에 속한 미니 기종일 뿐이다. 그러나 이 정도 미니 사이즈로서는 세계 최고가 제품이다. 최고의 가격인 만큼 물론 최고의 소리에 당당히 도전하고 있는 제품인 것이다.

카메라도 1억이 넘는 기종이 있고, 국내 화가의 그림 한 점이 수억원대에 팔리는 것이 다반사인 시절이니, 스피커나 앰프가 소시민적 시각에서만 머물러 있으라는 것은 그야말로 쩨쩨한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동사는 근래 제작 라인을 전면적으로 개편, 모든 라인을 신제품으로 업그레이드했는데, 이 제작사의 파커 시리즈는 외부에서만 보더라도 이전 제품과는 달라진 점이 얼마나 많은지 추정이 가능하다. 우선 인클로저의 생김새부터 전면적으로 개선이 이루어져 있다. 이 제품은 전작들과 달리 극도의 공명 감소가 특징인 다층 재료인 M-보드로 제작되었는데, 전면이 후면보다 폭이 좁아졌고, 래커 도장이 정밀하게 되어 있어 압도적으로 아름답다. 시각에서 벌써 보통 스피커와는 차별이 되어 있는 것이다. 눈을 사로잡는 스탠드 역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만듦새가 고급스럽고 완벽하다. 역시 특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아이소어쿠스틱스에서 생산한 전용 아이솔레이터를 기본 장착하고 있다.

유닛 자체도 전작처럼 아큐톤 일색이 아니라, 새롭게 세라믹 유닛 제작 전문 업체로 각광을 받고 있는 덴마크 출신 엔지니어에 의해 설계되는 SB 어쿠스틱스의 특주 세라믹 미드·우퍼 드라이버를 적용했고, ‘다이아몬드 에디션’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 것처럼 트위터는 이미 최고의 트위터로 평가받고 있는 아큐톤의 특주 다이아몬드 제품. 

또한 작은 사이즈이지만 대형 시스템 못지않게 음장감이 압도적인 것은 후면에 별도로 9인치 알루미늄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 내부 배선제도 최고라는 요르마 디자인의 스테이트먼트 케이블을 사용하고, 크로스오버도 문도르프의 구리 포일로 된 커패시터와 인덕터를 사용한다.

이 정도 변화만으로도 굳이 기술적 데이터 분석 없이 이 가격대를 패스할 수 있는 것은 혈통의 우수성이라는 것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터무니없이 비싸기로 유명한 라이카 렌즈 역시 지난날 쌓아올린 신뢰성과 노하우 같은 것이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것은 수치로 제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라이카 렌즈가 재현하는 컬러와 해상도는 계산기로 두들겨 뽑아낼 수 없는 독자적인 신묘한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청기는 문득 그런 라이카의 고급 렌즈와 같다는 생각이 강렬해진다. 라이카의 렌즈가 비싸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카메라 마니아의 로망으로 군림하고 있는 만큼, 이 작은 사이즈의 스피커 역시 그런 차원의 심미감을 지닌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의 이 제작사는 처음부터 고가의 세라믹 유닛의 제품, 그래서 일반적 가격대와는 거리가 있는 기종을 중점적으로 만들어 왔고, 그 역사가 20년이 넘는다. 그동안 이 제작사는 세계의 오디오 시장은 결코 소시민적 애호가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기에 성공한 것 같다. 20년 넘게 그런 고가 제품을 만들고, 그와 함께 훌륭하게 소비시켜 왔기 때문이다. 

왜 초고가 제품이 필요한가? 그걸 부정하는 마니아 계층도 두텁겠지만, 다른 시각에서 초고가의 출현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100미터 달리기에서 0.1초의 차이를 단축하기 위해 선수들이 얼마나 피나는 훈련을 거듭하며, 눈곱만큼이라도 더 높은 산꼭대기에 오르고자 등산인들은 인생을 건다. 오디오 기기라고 해서 뭐가 다르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소리, 더 신선하고 우아한 소리를 만들어 보려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엔지니어들이 비지땀을 쏟고 있으며, 잠들었다가 문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오밤중에 연구실로 달려간다는 국내 한 진공관 제작자의 독백을 들은 바도 있다. 

모든 창작물과 마찬가지로 오디오 기기 역시 소리의 완성점이나 종착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지만, 시청기의 소리는 들을수록 신묘한 느낌이 강하다. 가격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일지라도 소리를 들어 보면 흔쾌히 수긍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절대 명기의 탄생이다. 절대 명기! 새삼 그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겠다. 재생 주파수 대역이 36Hz-40kHz에 이르는 것도 놀랍고, 앰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아름다움과 윤기, 중역의 흔들림 없는 무게와 함께 섬세함, 해상도의 뛰어남, 웅장한 음장감이 누구라도 공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 정밀하고 탄력 넘치는 저음에 대응하는 점도 매력적. 


가격 4,100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2웨이   
사용유닛 우퍼 19cm 세라믹, 트위터 2.5cm 다이아몬드, 패시브 라디에이터 22.8cm   
재생주파수대역 36Hz-40kHz(±2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출력음압레벨 88dB/2.83V   
임피던스 6Ω, 3.1Ω(최소)   
파워레이팅 200W   
내부 배선 요르마 디자인 스테이트먼트   
터미널 싱글 와이어 WBT Nextgen   
크기(WHD) 22×42×36cm   
무게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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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2월호 - 5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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