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부에 대한 모든 것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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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부에 대한 모든 것 - 2편
  • 허제
  • 승인 2021.12.09 16:08
  • 2021년 12월호 (5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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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체 콘센트와 전원 장치에 대해 알아보자
파워텍 IT-3000 Gold

지난 1편에 이어 이번에는 차단기에 연결되는 벽체 콘센트와 전원 장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차단기에는 두 선, 즉 라이브와 내추럴만 연결이 되고 접지는 연결되지 않는다. 분전반 내를 보면 따로 녹색 선(접지선)이 따로 나와 있음을 알 수 있고, 이것이 각 콘센트에 직접 연결된다. 말하자면 벽체 콘센트 쪽으로는 모두 세 선이 연결되는 것이다. 보통 2.0SQ 두께 이상의 단심선이 사용된다. 기존 건물이면 이 선재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으며, 혹시 내부 수리를 위해 공사할 기회가 되면 오디오용 차단기에서 벽체 콘센트로의 배선을 교체할 수 있다. 네오텍에서 나온 구리 단결정 12AWG(3.3SQ) 단심선을 사용하면 가장 좋다. 더불어 접지선도 교체하면 좋다. 참고로 같은 선재의 연심선이 단심선보다는 음질에는 유리하지만 단자를 사용해야 하고 작업성이 떨어진다.

베커 콘센트

기존의 벽체 콘센트는 보통 2구(또는 4구)짜리가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벽체에서 직결을 원한다면 2구짜리 이상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1구를 통해 따로 전원장치를 연결하면 된다. 오디오용으로 추천할 만한 벽체 콘센트는 모두 세 종 정도다.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성비가 높은 것은 독일제 베커(Berker) 콘센트이다. 나사식도 있지만 삽입식이 결선도 편리하고, 또 접촉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광대역의 음질이 단연 돋보인다.

오야이데 콘센트

하지만 음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는 오야이데이다. 오야이데 콘센트는 실버+로듐(SWO-DX), 골드(SWO-GX), 골드+팔라듐(SWO-XXX) 도금의 세 종이 있는데, 가격순대로 역시 골드+팔라듐이 성능이 가장 좋다. 음색이 고급스럽고 두터운, 그러면서도 진한 울림을 자랑한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삽입 시 콘센트 구멍의 압력이 너무 강해 처음에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는다. 마치 불량품처럼. 그래서 다소 가는 콘센트를 사용해 구멍을 조금씩 넓혀 나가는 요상한 작업을 해야 한다. 설령 들어간다 하더라도 다시 꽂을 경우 엄청난 힘을 써야 할 정도다. 아마 이런 엄청난 탄성 덕분에 소리가 좋아지는 것 같지만 과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뺄 때는 오히려 잘 빠진다.

후루텍 NCF 콘센트

다음으로는 후루텍 NCF 콘센트(FT-SWS)로 만든 2구짜리 콘센트이다. 일반적인 벽체 콘센트 규격이 아닌 2구라서 설치하면 튀어나오는 구조이다. 소리는 광대역은 아니며 중역의 두툼함이 있어 날카로움을 중화시킨다. 가성비에서는 베커 콘센트에 뒤진다. 삽입 탄성은 적당해 사용에 편리한데, 쇼트 방지를 위한 걸림 플라스틱이 가끔씩 말썽이다. 

이렇게 세 종류 중에서 가격과 음색을 참고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센트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기존에 있는 범용 콘센트와는 음질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원부 장치 중 가격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부분이며, 작업도 매우 간단하다.

르그랑 멀티탭

이제는 콘센트에 연결되는 전원 장치들이다. 아직도 벽체 콘센트 직결이 좋다고 믿는 애호가들이 있지만 대세는 전원 장치의 사용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직결이 좋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전원 장치를 쓰는 쪽이 음의 선도가 좋다. 이것은 단독 전원이 아닌 다른 가전 기기와 같이 혼용해 쓰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잡음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상적으로는 일본의 경우처럼 단독 전원 전봇대를 세우면 벽체 직결이 가장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참고로 벽체 콘센트에 100V용 콘센트를 쓰는 경우가 있다. 2구 콘센트라 유용하고 방향이 정해져 극성을 맞출 필요가 없고 접속력이 단단하다는 이유에서이다. 물론 잘 쓰면 좋지만 아무래도 100V용 콘센트에 220V를 쓰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 실수가 이어지고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 물론 잘 쓰면 득이 많다.

동양 멀티탭

전원 장치의 선택이다. 첫째로 멀티탭의 사용이다. 앞서 2구짜리 벽체 콘센트를 소개했지만 오디오로 쓰기에는 2구는 역부족이다. 그러기에 멀티탭이 필수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마트표(?) 멀티탭을 사용했고, 후에 르그랑에서 나온 막대형의 플라스틱 멀티탭에 선재만을 연결해 쓰기도 했다. 또한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재질의 동양 멀티탭은 지금도 많이 사용하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편이지만 본격적인 오디오용으로는 아쉬움이 많다. 또한 콘센트를 뺄 때 너무 강해 잘 빠지지 않은 단점이 있다. 오야이데 경우와는 반대 경우인데, 오야이데와는 다르게 음질과는 무관하다.

파워텍 펜톤7

그러다가 파워텍에서 나온 직사각형의 7구짜리 통 알루미늄인 펜톤7이 하이엔드 멀티탭의 효시라 할 수 있었다. 더불어 독일의 HB Cable Design의 투명 아크릴 멀티탭와 대리석 멀티탭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수려한 모양이 좋았지만 너무도 고가라서 놀란 적이 있다. 이에 이를 대놓고 모방하는 짝퉁 제품이 출현하게 된다. 특히 아크릴 제품은 너무 똑같아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짝퉁을 선호하는 묘한 기질이 있는지라 많은 판매가 이루어졌고, 심지어는 법조인도 이런 제품을 샀다는 글을 올릴 정도였다. 필자도 하도 음질이 궁금해 최근에야 제품을 입수해 음질을 들어 보았는데 오리지널과는 차이가 너무 컸다.

HB Cable Design 멀티탭

한편 최근 파워텍에서는 긴 막대형의 7구 통 알루미늄 멀티탭 이스턴7을 출시했는데, 통 알루미늄 재질로는 세계 최초가 아닐까 싶다. 더불어 내부 선재는 단결정 선재를 사용했고, 결선 역시 러그 없이 베커 삽입식 콘센트로 직결했다. 획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소리는 같은 베커 콘센트를 쓰는 고가의 HB Cable Design과 비교되는데, 부드러운 음색으로는 HB 쪽이 좋지만 정확하고 강력한 음색으로는 파워텍이 더 좋은 경향을 선보인다. 가격은 오히려 이스턴7이 저렴하며, 성능은 하이엔드 멀티탭의 표준이라 할 수작이다.

파워텍 이스턴7

두 번째는 차폐 트랜스이다. 차폐 트랜스는 사실 오디오용은 아니고 정밀 기기에 사용하는 잡음 차단용 제품이다. 물론 이것을 오디오에 적용하면 물리적으로 입력과 출력이 단절되어 있어 노이즈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매우 순도 높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오래전부터 오디오 장치에 종종 사용되었다. 하지만 순간적인 대용량을 요하는 파워 앰프에 사용할 경우 순발력이 떨어져 다이내믹의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 쉽게 말해 ‘매가리’가 없는 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이에 통상적으로 차폐는 큰 용량을 원하는 파워 앰프보다는 적은 용량의 소스기기나 프리앰프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품은 계측기용의 청계천표(?)가 주를 이루는데, 구조가 간단해 만들기 쉬워 트랜스 업체에 트랜스만을 의뢰해 케이스와 단자만을 설치해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어 왔다. 최근에는 몇몇 업체에서 제품을 만든 것이 나왔지만 성능은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파워텍 IT-3000 Gold

또한 차폐는 용량이 커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너무 무거워져 통상 3kW를 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파워텍에서 3.5kW의 IT-3000 Gold가 출시되었는데, 소위 말하는 순발력 손실이 최소화되어 음질이 아주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그래서 차폐를 꺼려하는 이들이 고려해 볼 만한 제품이라 하겠다. 특히 이 제품은 트랜스가 고온 함침을 통해 아주 치밀하게 밀봉되어 제조된 덕분에 고역이 맑고 정교한 음색을 자랑한다. 이런 차폐는 콘센트가 여러 개가 설치되어 있어 마치 멀티탭과 같은 역할도 하게 된다. 또한 100V 콘센트도 설치해 여러 모로 쓸모가 있다. 그래서 단결정 선재를 사용하고 베커를 단자를 채용한 파워텍의 이 제품이 본격적인 하이엔드용 차폐 트랜스로 추천할 만하다.

이 두 가지 전원 장치 모두 벽체에서 직결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시 전원 케이블을 통해 전원을 공급받게 된다. 제법 굵기가 있는 수준급의 전원 케이블을 사용해 준다면 더욱 좋은 음질로 보답할 것이다. 이게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번들로 제공되는 전원 케이블을 교체해 본다면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스위스 보복스의 엑셀수스 전원 케이블을 추천한다. 참고로 벽체에서 바로 짧은 길이의 전원 케이블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1.5m 이상이 되어야 전원 케이블이 제 성능을 발휘한다.

다음에는 AVR를 통한 여러 기기의 정확한 인입 전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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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2월호 - 5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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