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의 자그마한 스피커, 그리고 다채로운 기능과 우수한 성능으로 잘 알려진 프라이메어 인티앰프와의 매칭은 흐뭇하고 즐겁다. 좋은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점심을 하고 차를 마시고 편안하게 노닥거리다가 몇 번씩 악수를 나누고 헤어진 느낌이다.
매칭 스피커는 40주년 기념작을 다시 개선한 XD(eXtended Definition) 시리즈이자 영국 BBC 모니터 스피커의 영원한 고전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는 전설 LS3/5a의 후예로, LS3/5a 오리지널을 그대로 복각한 것이 아니라 오리지널의 스펙 범위를 충분히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이런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오디오 마니아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스피커의 역사 속에 뚜렷이 자리 잡고 있는 대표 기종(변종이지만)이다. 서로 어떤 점이 다른가에 대해 국제적인 논쟁이 벌어졌을 정도로 화제가 만발했다. 결론은 당연히 용호상박. 두 기종 모두 훌륭하다가 귀결이다.
오디오 기기도 벌써 한 세기를 넘겨 진보해 왔지만, 고전 음악처럼 오디오의 세계에서도 명문, 명가를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BBC 모니터가 한 손에 꼽힐 것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기종이 바로 LS3/5a인 것이다. 이 기종은 처음부터 이동용 라디오 방송차에 설치하기 위해 만들어져서 가정에서 쓰기에는 다소 작은 것 아니냐 의구심도 들겠지만, 일반 거주 공간에서도 적절하다는 인정을 받아 방송 모니터보다도 홈 스피커로 더 인기 만점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으로 이 꼬마 스피커를 사용하는 인구도 엄청난데, 국제적 애호가 클럽도 여러 개가 된다. 무엇보다도 3평 정도의 공간이 아니라 그보다도 3갑절 더 큰 공간에서도 이 꼬맹이는 낭랑하고 힘차게 울린다. 가정용으로도 훌륭하다는 장점 때문에 여러 군데 제작사에도 지금 경쟁적으로 동일한 스펙을 활용해 이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여러 제작사의 제품을 들어 봤지만 소리가 미묘하게 달랐다.
하베스의 제품은 당연히 하베스의 특장점이 있는 래디얼2 콘 미드·우퍼을 사용했고, 최신 기술로 개량되었다는 설명이 따른다. 다소 밋밋했던 인클로저도 멋진 와인 컬러로 단장되어 볼거리가 늘어났다. 보통 책장에도 거치할 수 있으며, 비할 데 없이 정확한 미드레인지와 깊고 제어된 베이스는 기본이고, 최적의 사운드를 원하면 무거운 스탠드에 올려 트위터를 귀 높이에 맞추라는 것이 주의사항. 또한 낮은 감도에도 앰프를 크게 가리지 않으며 저역 주파수대가 그리 낮지 않지만 보통 음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XD 시리즈가 되면서 전작에 비해 투명도, 박진감, 해상도 증가 등이 대표적 장점으로 거론된다.
프라이메어는 스웨덴의 제작사로, 마치 북구의 청량하기 짝이 없는 풍정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발군인데, 대부분 제품은 인티앰프 위주이며 원만한 가격대, 수준 높은 만듦새와 성능 등으로 이미 세계적인 앰프 명가가 되었다. 고가 제품으로 명가를 자처하는 곳과는 다르게 정직한 품격으로 명가의 반열에 올라온 것이다.
I25라는 모델은 정통 I25와 l25 DAC, I25 Prisma로 나뉜다. DAC나 네트워크 스트리머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며, 소리 차이는 전혀 없다. 이 인티앰프는 8Ω에 100W를 내주는데, 파워부가 매우 독창적이다. 이른바 UPFD 2라는 모듈로 구성되어 있는데 클래스D의 높은 효율성에 최고의 오디오 성능을 결합시켜 클래스D의 모든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시킨 것으로, 리니어리티가 좋고, 왜곡이 적으면서도 아날로그적인 음색과 느낌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기술이다. 게다가 2세대로 진화된 모듈을 투입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장점은 전체 가청 대역폭에 걸쳐 절대적으로 선형 증폭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즉, 원래 재생하는 대역대가 일체 훼손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볼륨단에도 특별한 기술이 투입되어, 흔히 말하는 로우 레벨의 볼륨 상태에서도 온전히 음성 신호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흔히 소음량에도 저역이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고 하는 고급기들이 많은데, 이런 보급형 기기에서 훌륭히 그것을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파워 서플라이에도 역시 동사가 자랑하는 APFC 테크놀로지라는 것을 투입, 일정하게 전압을 유지하면서 더 효율적이고, 다른 장치와의 간섭도 최소화하며, 전류 리플도 줄였다.
l25 DAC의 D/A 컨버터는 단품 DAC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충실히 꾸며져 있다. DAC 칩으로 AKM의 AK4497EQ를 사용하는데, 이 DAC 칩에는 스위치드 커패시터 필터인 OSR 더블러(OSR Doubler)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어 노이즈 쉐이핑으로 인한 사운드 저하를 크게 줄이며, 노이즈 플로어가 최대 200kHz까지 플랫하다고 한다. 또한 4개의 옵티컬과 2개의 코액셜, 그리고 USB B 디지털 입력을 갖추고 있으며, PCM 32비트/768kHz, DSD 22.4MHz까지 커버한다.
매칭 개요는 여지없이 별 5개 수준이다. 이렇게 신선하고 청량하며, 뛰어난 해상력, 미려한 피아노 타건감, 깊게 누르는 현악기의 탄력 등은 쉽게 들을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매칭은 꼭 한 번 들어봐야 할 그야말로 A+급이다.
Harbeth P3ESR XD
가격 39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RADIAL2,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대역 75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15W 파워핸들링 50W 크기(WHD) 19×30.6×18.4cm 무게 6.1kg
Primare I25 DAC
가격 420만원 실효 출력 100W(8Ω), 200W(4Ω)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4,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디스토션 0.05% 이하 S/N비 100dB 이상 크기(WHD) 43×10.6×38.2cm 무게 11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