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n Schweikert Audio Endeavor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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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n Schweikert Audio Endeavor S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11.09 17:41
  • 2021년 11월호 (5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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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만난 전설의 스피커

리뷰를 위해 처음 스피커를 만났을 때, 나는 잠시 내 눈을 의심했다. 저 회사가 맞아? 저 전설의 브랜드가 드디어 들어온 거야?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나는 얼른 스피커 앞으로 다가가 브랜드 명을 찾았다. 맞았다. 바로 그 이름이다. 폰 슈바이커트(Von Schweikert). 아마 이름만 본다면 독일 브랜드로 생각할 것이다. 그것도 일정 부분이 맞다. 바로 이런 어려운 이름 때문에 그 오랜 기간 우리네 오디오파일과 만날 기회가 없었단 말인가?

이 회사의 이름은 창업자 알버트 폰 슈바이커트에서 나왔다. 그의 출생지는 남미. 아마도 파나마로 보인다. 미군 장교와 파나마 운하의 주요 기술자 중 한 명의 딸 사이에서 출생했다. 이후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이주해서 유럽에서 16살 때까지 살았다. 국적은 미국이 맞지만, 부친이 독일계로 추정되고, 폰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종의 귀족 가문이 아닐까 싶다. 어릴 적에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으며, 이후 기타로 전향한다.

알버트는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일단 미국에 와서는 전문 세션 기타리스트가 되었다. 이후 칼텍에 입학해서 늦은 나이에 학위를 받고, 전문적인 스피커 디자이너로 활약하게 된다. 사실 그의 경력이나 업적은 데이빗 윌슨, 닐 파텔, 짐 틸 등에 못지않은데, 주로 연구와 엔지니어링에 신경 쓰고, 마케팅은 뒷전으로 두는 전략 때문에 우리와 만나는 것이 이렇게 늦은 것이다.

비록 2020년에 알버트는 타계했지만, 이미 2015년에 확실한 후계자 구도로 회사를 전환시켰다. 그래서 아들 데이먼을 사장으로 앉히면서, 자신이 오랜 기간 훈련시켜온 레이프 스완슨에게 치프 디자이너라는 바톤을 넘겼다. 한때 오스카 헤일 박사와 일하면서 리본 트위터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폴크 오디오, 클립쉬, JBL, 인피니티, 아포지, 젠센 등에게 숱한 컨설팅을 하는 등 그야말로 백과사전다운 지식을 쌓은 알버트의 면모는 당연히 본 기 인데버(Endeavor) SE에도 충분히 숨어 있다. 예전에 뉴 포트 오디오 쇼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음향 철학과 다양한 지식에 매료된 바 있는데, 이제야 그의 제품을 한국에서 직접 만나니 새삼 감개가 무량하다.

본 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항상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찾는 동사의 음향 철학이 깊이 반영되어 있다. 참고로 인데버는 노력하다, 추구하다, 라는 의미다. 알버트의 인생 역정을 대변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인데버 SE는 전면에 2개의 우퍼와 1개의 미드레인지, 그리고 1개의 트위터 구성이며, 특이하게도 후면에 리본 트위터가 또 하나 있다. 즉, 2개의 트위터가 동원된 것이다. 전면에 있는 베릴륨 트위터가 주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후면의 리본은 일종의 앰비언트 기능을 한다. 당연히 확장된 공간감 연출을 위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동사만의 독특한 음향 철학이다. 실은 이것은 알버트가 젊은 시절에 개발한 ARS(Ambient Retrieval System)을 기반으로 한다. 즉,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듯, 핀 포인트의 빔 사운드를 추구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스타일인 것이다. 따라서 어디에서 듣던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한편 미드레인지는 16.5cm 구경의 케블라 콘이고, 우퍼는 17.5cm 알루미늄 콘을 두 발 동원했다. 그 결과 28Hz-22kHz의 주파수 대역을 얻고 있다. 사실 이런 내용이라면, 저역은 20Hz 언저리에, 고역은 50kHz까지 치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그런 스펙 대신 공간을 풍부하게 채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 매력은 직접 들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정말 말로만 듣던 전설의 브랜드를 대하면서 기대가 컸는데, 실제 내용은 이를 더 상회했다. 참고로 시청에 사용한 기기는 다음과 같다. 소스기는 토탈DAC 세트를 준비했고, 앰프는 몰라 몰라의 마쿠아·칼루가 프리·파워 세트를 동원했다.

첫 트랙은 하이페츠 연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역시 하이페츠다운, 단호하면서 정교한 연주가 펼쳐진다. 고역 쪽 밀도감이 일품이다. 해상도 중심으로 창백한 음이 절대 아니다. 심지가 곧고,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잘 묻어 있다. 음 하나하나에 박력이 넘친다. 오케스트라를 리드해가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멋지게 펼쳐진다. 역시 하이페츠, 그리고 역시 본 슈바이커트.

이어서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Donna Lee’. 일렉트릭 베이스의 기린아다운, 활력과 열기가 넘치는 연주가 펼쳐진다. 확실히 두 발의 우퍼가 내는 다이내믹스가 일품이며, 가끔 멜로딕한 영역까지 침범해오는 모습을 잘 포착한다. 드럼의 비트가 정확하고, 그루비한 감이 잘 살아 있다. 특히, 정확한 재생음은 마치 스튜디오에서 녹음 현장 그 자체를 듣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엘비스 프레슬리의 ‘Stuck on You’. 정말 오래전 녹음인데, 그 흥겨움과 낭만이 잘 살아 있다. 확실히 이런 곡에서 동사의 내공이 활짝 빛난다. 저 좋았던 시절의 노스탤지어가 넘실거린다. 초기 록큰롤 스타일의 드럼에 간결한 기타 솔로, 그리고 더 킹의 여유만만한 노래까지. 잔향까지 풍부해서, 녹음 당시의 공기까지 재현한다. 이 정도면 오랜 기간 만족하면서 사용할 제품이라 하겠다. 


가격 3,60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7.5cm, 미드레인지 16.5cm, 트위터 베릴륨·리본(후면)
재생주파수대역 28Hz-22kHz   
출력음압레벨 89dB/W/m   
임피던스 4Ω   
크기(WHD) 22.8×111.7×38.1cm   
무게 4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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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1월호 - 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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