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SA-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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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SA-32
  • 김남
  • 승인 2021.11.09 17:19
  • 2021년 11월호 (5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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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과 상식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프리앰프

빈센트는 독일의 대형 전자 도매업체 소속으로, 본사에서 사세를 키우다가 아예 자체 제작품을 내놓자 라는 목표 아래 빈센트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제작에 나선 것이다. 본사에서는 오디오 유통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고가의 화려한 제품은 제외하고, 대중성이 있으면서도 음질만은 상위권이라는 그런 확고한 목표를 세웠다. 성능은 좋지만 어딘지 너무 고가로 알려진 독일 제품에 대한 편견을 없애 보려 나선 셈이다.

설립 몇 년 만에 보급형 가격대이면서도 훌륭한 성능의 인티앰프들을 출시,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싸다면 당연히 손님이 몰려든다는 초보 상업 기질에 충실한 덕분으로 삽시간에 국제적으로 높은 성가를 거두었다. 신생 브랜드의 제품에 대한 평가가 다소 박한 국내 시장에서도 SV-237MK, SV-700 같은 인티앰프 제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싸고 성능이 좋으면 금방 입소문이 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그런 인티앰프 기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본격적인 분리형 기종으로 제품의 폭을 넓혀 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 성능도 가격 대비라는 것을 떠나서 객관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이며 내구성도 좋다. 빈센트는 이만하면 견실한 오디오 제품의 새로운 레퍼런스라고 할 만한 이름이 되어 있는 것이다.

동사는 한동안 인티앰프에 주력을 쏟다가 평가가 좋아지면서 최근 들어 분리형의 신기종을 발표했는데, 그중에서도 SA-32 프리앰프와 SP-332 파워 앰프는 빈센트의 이름을 확고부동하게 만든 명 기종이다. 물론 2기종 모두 첫 제품이 아니고 전 모델이 있었는데 그 기종들의 버전 업 제품이다.

이제 오디오에 대한 생각도 단순해져서 누가 어떤 제품이 좋으냐고 물으면 싸고 됨됨이가 평균 수준 정도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식욕이 왕성했던 시절에는 맛집이라는 것에도 관심이 컸지만 이제 입맛이 고만고만해진 시절이 되어 자연스레 나타난 버릇이 있다. 가장 가기 싫은 곳은 고가의 한정식 집이고 뷔페 코스인 것이다. 반찬의 절반도 못 먹고 물리고 마는 한정식도 그렇고, 뷔페식당에서 정작 먹은 것을 어림해 보면 가격의 3분의 1도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맛 좋은 설렁탕 한 그릇이나 추어탕 한 그릇 같은 메뉴야말로 식사를 오래해 온(?) 체험에 의하면 가장 합리적이고 개운하며 건강에도 도움이 크리라는 결론.

오디오 제품도 외관의 화려함이나 전통, 뛰어난 부품의 장점 같은 것의 신선함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것이 주는 효과는 실로 짧다. 편안하며 그냥 대범한 기종의 무난한 행복이야말로 오디오 기종의 참맛이라는 것을 오래 지나서 터득하게 되는데, 그건 누구나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강조할 필요도 없을 터이다.

시청기는 프리앰프이며, 세트로 출시된 파워 앰프 SP-332와 제 짝이나 다름없지만, 대응 폭이 넓어서 어떤 파워 앰프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진공관과 반도체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앰프인 탓으로, 소리의 특질은 진공관 앰프와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시리즈처럼 출시된 파워 앰프 역시 진공관을 내장시킨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SA-32는 처음부터 대중적 수준의 가격대에서 하이엔드 스테레오 기술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개발된 제품으로, 비싸고 유명한 부품 대신 평가가 확실한 견실한 부품들로 내부를 구성, 결과는 음질 면에서 ‘어떤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능도 풍부한데, 리모컨을 비롯해 다양한 입·출력(XLR, RCA), 베이스·트레블 톤 조절, 게인, 음 소거 기능 등도 갖춰 편의성이 높다. 특히 게인 기능이 특이하다. 전면 게인 스위치를 누르면 출력 신호가 8dB 감쇠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파워 앰프도 안심하고 연결할 수 있다.

SA-32의 기본 디자인은 이전 모델인 SA-31과 유사하다. 그러나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기 때문에 회로를 완전히 개선했다. 이전 버전과 비교해 2개가 아닌 4개의 6N16 진공관을 사용하며 2개는 입력, 2개는 출력단에 사용된다. 밸런스 입·출력도 SA-32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추가되었다.

연결한 파워 앰프는 SP-332, 스피커는 약간 울리기 까다로운 쿼드의 대형기 Z-4. 들으면서 적어 놓은 메모는 다음과 같다. 매끈·정확하며, 깊이감과 해상도가 뛰어남, 현 독주의 아름다움과 피아노 연주의 산뜻함, 금관 밴드의 유려함과 질서정연한 품위, 보컬의 애조 띤 호소력, 그런 정도이다. 오디오 제품도 양식과 상식을 겸비한 제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겉이 내용보다도 더 번드르르한 제품투성이인데, 시청기는 모두 겸비한 절묘한 제품이다. 이런 제품들이 좀더 나와 주기를 소망할 뿐. 


가격 178만원   
사용 진공관 6N16×4   
아날로그 입력 RCA×5, XLR×1   
아날로그 출력 RCA×3,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20Hz-50kHz(±2dB)   
출력 전압 2V   
하모닉 디스토션 0.1% 이하   
입력 감도 500mV   
S/N비 90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47㏀   
크기(WHD) 43×7.7×36cm   
무게 6.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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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1월호 - 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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