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i Ober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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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 Oberon 1
  • 김남
  • 승인 2021.11.09 15:10
  • 2021년 11월호 (5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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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청결한 북유럽의 매력을 담아낸 스피커

달리는 덴마크의 유서 깊은 홈 스피커 메이커. 그곳에서 특허 받은 SMC 기술을 적용한 보급형 스피커 라인인 오베론 시리즈의 가장 조그맣고 앙증맞은 초소형 북셀프 기종을 만났다. 이 스피커는 모든 달리 제품처럼 아름다우며 성능은 좋고 가격대도 좋다. 북구의 양식을 항상 존중하는데 이 제품도 그런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북유럽은 현재 인류사에서 인류의 가장 이상향을 이룩한 국가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의 국가는 국토는 넓고 인구는 작다. 그리고 모든 국토가 그림엽서처럼 아름답고 청결하다. 문학의 보고이며 영·불·독 문화권들의 작품이 대부분 장황하고 이론이나 명분을 위주로 하고 있는 데 비해 북구의 문학은 아름답고 읽기 쉬우며 감동적이다. 나는 세계 문학에서 한 권의 책을 고르라고 한다면 서슴지 않고 노르웨이 작가 크누트 함순의 <땅의 혜택>을 천거한다. 한 남자가 쓸쓸한 노르웨이 산기슭으로 혼자 들어 와 숲을 일구고 가정을 꾸려 가는 인생 역정기이며, 특별한 스토리도 없지만 이렇게 읽기 편하고 감동을 주는 소설이 어디 또 있으랴. 1920년 그는 이 소설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이 한 권으로 단숨에 노벨상에 지명을 받은 것이다. 영국을 혐오해서 나치 추종자가 된 탓으로 그의 작품들이 불매 운동을 받는 등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뒤늦게 한 출판사에서만 번역이 되어 모르는 독자가 더 많지만, 세계 문학 작품의 장황성에 진력이 난 분들이라 해도 이 책은 꼭 권하고 싶다. 문학이 이처럼 아름답고 편안하다면 누가 책을 읽지 않으랴.

달리의 스피커 역시 나로서는 비슷한 감동을 받는다. 아름다운 자태, 견고한 만듦새, 멋진 소리, 저렴한 가격대, 골라잡을 수 있는 크고 작은 많은 기종들…. 날로 고급기가 등장하고, 한 메이커에서는 제품의 종류도 많지 않으면서도 천지 차이처럼 가격대가 극과 극인 제품들이 태연하게 등장하는 시절이다. 마치 5성급 특급 호텔 식당에서 2천원짜리 라면까지 메뉴에 올려놓는 격이지만, 그런 괴상한 상술의 메이커보다는 전 제품이 일관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곳의 제품들이 훨씬 더 안정적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은 인식해 주었으면 한다.

달리는 일찌감치 국내 시장에서도 인기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모델도 상당히 많다. 고급기에 속하는 에피콘 시리즈를 비롯해 루비콘, 옵티콘 등 다양하다. 시청기는 입문기급 오베론 시리즈이며, 만듦새에서 약간 차이를 둔 것으로 보인다. 오베론 1은 소형기이지만 동사의 고급 기종에 사용하는 SMC(Soft Magnetic Compound), 레드 와인 컬러의 우드 파이버 콘 우퍼가 채용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오베론 시리즈 전체는 약간의 둥그런 패브릭 그릴로 복고풍의 감각을 추가했고, 인클로저는 고밀도의 MDF로 완강하게 만들어졌으며 내부에서 브레이스로 보강되어 있다.

일반 돔 트위터 진동판 무게의 절반 이하인 초경량 멤브레인으로 만든 대형 29mm 트위터(대부분 트위터는 25mm 이하에 머문다)와 목재 섬유로 강화된 미세한 입자의 종이 펄프 콘의 133mm 미드·우퍼 드라이버 등 동사의 독자적인 소재로 제작된 드라이버가 특징이다. 트위터의 크기가 증가하면 우퍼와 더 잘 조화를 이룬다. 상당히 넓은 범위의 주파수까지 장악하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밸런스의 어려움 때문에 함부로 채용을 못하는 것인데, 시청기는 훌륭하게 그 난점을 돌파하고 있다. 종전 동사의 고급기들에서는 트위터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고난도의 2중 배치를 했지만, 시청기에서는 그 대신 크기를 키워 소리의 향상을 노린 것. 또한 크기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운드 분산을 위해 케이스 자체가 혼 스타일처럼 약간 깊고 오목해졌다. 미드·우퍼 드라이버는 폴 피스에 상급기에만 선별 채용하는 SMC 소재로 만든 10mm 두께의 디스크를 적용해 히스테리시스 및 와전류로 인한 기계적 왜곡을 줄였다고 하며, 경량의 구리 피복 알루미늄 와이어로 만든 4레이어 보이스 코일을 적용해 저음 컨트롤이 크게 향상되었고 미세한 디테일의 재생도 잘 제어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시청기는 매우 작고 깔끔한 디자인의 스피커로 스탠드나 랙에 거치할 수도 있고 인클로저 후면에 구멍이 나 있어 벽에 걸 수도 있는데, 넓은 분산 패턴을 가지고 있어 스윗 스팟을 벗어나 어느 곳에서든 고르게 들을 수 있어 사용이 까다롭지 않다는 것도 달리 스피커의 장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크기와 가격대의 제품으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크고 시원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대부분 잘 만든 미니 스피커의 특징은 맑고 다소 얄팍한 소리가 으뜸이다. 그 대신 소리의 펼침을 보충하기 위해 밀도감은 다소 떨어지고, 음장감보다는 직선성이 강조되기 마련. 경우에 따라 어떤 보급기들은 인위적으로 풍성해 보이지만 거칠고 초점이 없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시청기는 그런 면에서의 약점들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맑고 침투력이 좋은, 초점이 비교적 명확한 장점이 있고, 마치 새벽녘의 햇살처럼 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상당한 음장감은 물론이며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첫 소절에서 느껴지는 상쾌한 아름다움은 각별하기 짝이 없다. 일률적으로 사운드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로 안정적이고 흔들림이 없으며 미려, 우아한 재생 음은 흔하지 않을 것 같다. 오베론 시리즈의 성공을 예감케 한다. 


가격 63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트위터 2.9cm
재생주파수대역 51Hz-26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800Hz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25-100W
크기(WHD) 16.2×27.4×23.4cm
무게 4.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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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1월호 - 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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