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l Corona Line C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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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 Corona Line C31
  • 김남
  • 승인 2021.10.08 18:07
  • 2021년 10월호 (59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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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풍모로 탄생한 명품 CD 플레이어

한눈에 봐도 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하다. 보통의 일반적 CD 플레이어와는 그 격조가 다른 것이다. 비싸고 사치스럽게도 보이지만, 만듦새만큼 뛰어난 성능으로 세계 오디오 시장에 군림하고 있는 mbl의 야심적인 CD 플레이어이다. 

mbl은 모든 오디오 제품을 통틀어도 단연코 뛰어난 디자인 감각을 자랑한다. 듣지 않고 거치만 해도 주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세련미를 가졌다. 디자인이란 그만큼 어려운 부문인데, 독일 제품으로는 최고이며, 세계적으로도 이보다 더 나은 외모를 가진 오디오 기기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소리 역시 우아하고 안정감이 뛰어나 오늘날 독일을 대표하는 오디오 레이블로 안착한 지 오래되었다. 유일한 약점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용돈을 절약하는 그런 방식으로는 구입하기 쉽지 않다는 것.

시청기는 그런 mbl에서 근래 내놓은 C(Corona) 라인의 CD 플레이어인데, 이름이 얄궂다. 물론 코로나19 쇼크가 터지기 전에 출시된 제품이고 작명이지만, 동양·풍수적인 해석으로는 지금의 코로나에 정면 도전, 돌파하겠다는 의지로도 읽을 수 있겠다. 아마 몇 십 년 후까지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코로나19가 지구를 휩쓸었던 그 혼란스럽던 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기기로 남을 것이다. 이 시리즈에는 당연히 인티앰프, 프리·파워 앰프 등 다른 기기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오디오 기기가 됐든 뭐가 됐든 새 라인업이라는 것은 사실 크게 달갑지만은 않다. 모든 제품은 개량이 필수적이지만, 부족한 점을 보강하는 개선이 아니라 다분히 별 차이도 없는 점을 약간 변경해 놓고 굉장한 개선이 있는 것처럼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개선이 아니라 오히려 개악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시청기는 확실히 개선이 된 기종이다. 

가장 큰 개선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종래의 일반적 CD 플레이어에서 컴퓨터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D/A 컨버터를 통합시켰기 때문이다. 당연히 CD 재생뿐 아니라 USB B, 옵티컬, 코액셜 디지털 입력을 통해 컴퓨터 파일 재생과 다양한 디지털 소스 간의 연결이 가능, CD 컬렉션을 즐길 수도, 컴퓨터에 저장된 음원을 재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등의 보급으로 CD 플레이어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평가가 달라진 시절이다. LP의 판매와 턴테이블의 판매가 국내에서도 괄목할 만하고 카세트 덱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한때 주춤했던 각종 CD 음반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작년도 국내 CD 판매량은 사상 최고였다. 직접 듣지 않아도 컬렉션으로 구입하는 젊은 세대도 상당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물론 실체감 없는 디지털 음악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손으로 감촉을 느끼고 곡과 연주자의 해설이 곁들여진 페이퍼가 있고, 수납장에 음반을 컬렉션하는 기쁨은 디지털 쪽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것들이다. 편리함만으로 인생은 결코 즐거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진리인 것이다. 음악을 비롯해 취미의 세계에서는 편의성이 결코 본질을 결코 능가할 수가 없으며, 편의성 같은 측면으로만 따진다면 등산이라는 취미는 진작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CD가 나왔을 때 LP를 쓰레기 취급해서 몽땅 버리던 실수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추세인 듯 중고 시장에서도 CD 거래는 왕성하기 짝이 없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CD 플레이어를 한 대 마련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원래 mbl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코로나 시리즈는 검증된 디자인과 혁신을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것이 동사의 자평. 코로나 시리즈는 모든 음정과 볼륨에서 매우 낮은 수준의 왜곡이 특징인 리니어 아날로그 스위칭 앰프(Linear Analog Switching Amplifier) 설계와 기존 레퍼런스 플레이어들을 압도할 만한 성능을 가진 USB 컨버터 기술을 특징으로 하며, 동급의 제품보다 한 단계 앞선다고 소개하고 있다. 

C31 CD 플레이어는 오디오파일이 오랜 시간 컬렉션한 CD의 음질을 최상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개발되었으며, 또한 질이 떨어진다는 디지털 입력 재생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DAC는 USB B, 옵티컬, 코액셜 디지털 입력을 갖췄으며, 최대 24비트/96kHz 해상도의 음원 재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저가 모델들처럼 엄청난 수치 확대를 내세우는 대신 우수한 지터 제거 성능, 음향적으로 최적화된 필터링 및 이에 상응하는 타이밍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 어떤 제품과도 우수한 비교 검청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CD는 대부분 16비트/44.1kHz로 녹음으로 되어 있다.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하는 PC 파이와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에 비해 해상도가 낮은데, PC 파이나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은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음질적 이점도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편의성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는 현실임을 미루어 볼 때, 가장 적절하며 이상에 가까워진 CD 플레이어가 본 시청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동사에서 보통 CD 플레이어처럼 자상한 내부 구조나 변화를 장황하게 소개하지 않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아날로그 출력은 RCA 및 XLR 모두 갖추고 있다. 

이 CD 플레이어를 이번 호 시청기 중 EAR 진공관 앰프와 그래험 BBC LS5/5 스피커, 하베스 콤팩트 7ES-3 XD 스피커 등에 모두 물렸다. 그 기기 리뷰에 각각 평해 놨지만, 총평해 보면 섬세하고 강력하며 우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CD 플레이어 한 대면 구태여 고가의 분리형 DAC가 무슨 소용이랴. CD를 좀더 사랑해야겠다는 의욕이 물밀듯이 솟아나게 하는 기종이다. 


가격 1,582만원   
CD 메커니즘 슬롯형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최대 출력 레벨 2V(RCA), 4V(XLR)   
출력 임피던스 100Ω(RCA), 200Ω(XLR)   
S/N비 110dB 이상   
THD 0.001% 이하   
채널 분리도 100dB 이상   
크기(WHD) 45×14.5×44.5cm   
무게 1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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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0월호 - 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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