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phase DP-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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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phase DP-57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10.08 18:02
  • 2021년 10월호 (59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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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의 연속, 현 세대 SACD 플레이어의 진수

정말 오랜만에 아큐페이즈(Accuphase)의 SACD 플레이어를 만났다. 그간 간간이 앰프는 접했지만, 소스기 쪽은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본 아큐페이즈 팬들이라고 하면, 소스기는 어쩔 수 없이 동사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특히, 디스크 플레이어와 앰프가 세트가 되어야 아큐페이즈만의 음색과 음향 철학이 완성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일단 내부의 레이아웃을 보고 그만 질리고 말았다. 질서정연한 배치는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신뢰를 갖게 한다. 전면부 중앙에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이 배치된 가운데, 좌우에 각각 전원부와 로직 컨트롤부가 위치한다. 후자는 본 기의 조작에 관련된 것으로, 정교한 기능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후면부에는 각각 아날로그부와 디지털부가 분리되어 있다. 또 각 파트를 철제 소재의 격벽으로 마무리했다. 기본적인 실딩 처리가 철저하다는 뜻이 된다. 미세한 신호를 다루는 기기라,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제대로 고찰이 이뤄진 것이다.

본 기의 첫 번째 장점은 각종 진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일단 트랜스포트부를 보자. 실제로 CD 및 SACD를 컨트롤하기 때문에, 두 개의 로테이션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 그 각각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려고 하면, 일단 진동 처리가 최우선이다. 뭐가 중요한지 확실히 짚고 가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쪽 진동의 원인은 두 가지다. 모터가 움직일 때 나오는 것과 디스크가 회전할 때 발생하는 것. 이것을 차단하기 위해 3층 구조의 커버가 동원되었다. 몰디드 처리한 베이스에 아이언 계통의 인슐레이터, 그리고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커버가 그것이다. 한편 픽업에서 레이저를 쏠 때조차 진동에서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픽업 자체를 일종의 진동 흡수체 위에 장착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픽업의 아주 미세한 진동까지 고려한 것이다.

DAC의 경우, 어마어마한 물량 투입이 눈에 띈다. 기본적으로 ESS 사의 칩을 동원하고 있다. 모델명은 ES9028PRO. 이것을 채널당 4개를 동원하는 바, 병렬 연결로 마무리 짓고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32비트 사양이다. 이 칩을 사용해서 동사는 MDS라는 DAC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데, 현재는 MDS+로 진화한 상태. 그 첨단 기술을 투입한 것이다. 당연히 풀 밸런스 설계.

처음 동사가 SACD/CD 플레이어를 발표한 것이 2008년으로, DP-600이 그 주인공이다. 이후 계속 진화를 거듭해 본 기는 4세대째에 해당하는 내용을 갖고 있다. 본 기의 전작은 DP-560인데, 여러 면에서 개선된 스펙을 자랑한다. 일단 출력 노이즈 전압을 무려 12%나 줄인 점을 지적해야 한다. 또 전작에 비해 THD+N을 무려 30%나 줄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덕분에 놀랍게도 S/N비가 120dB에 이르는데, 이런 수치를 가진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117dB에 달한다는 점도 지적해야 한다. 본격적인 분리형, 그것도 전원부 별도 구성에서나 가능한 경지라 보면 된다. 그리고 0.5Hz-50kHz에 달하는 주파수 커버 능력을 자랑한다. 이런 제품에서 볼 수 없는 광대역이다.

본 기는 기본이 SACD 플레이어지만,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을 제공해서 고음질 파일의 재생에도 대응하고 있다. 코액셜, 옵티컬, USB B 등에 골고루 대응하며, HS-Link도 제공된다. 그것도 버전 2까지 설치되어 있다. 버전 2의 경우, PCM은 32비트/384kHz, DSD는 5.6448MHz까지 커버한다. 아무튼 단품 DAC로 써도 무방할 만큼 충실한 내용을 자랑하고 있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특별히 사양이 뛰어난 제품들을 준비했다. 프리·파워 세트는 노르마 오디오의 레보 SC-2 LN과 레보 PA-150을 동원했고, 스피커는 그래험 오디오의 BBC LS5/5라는 대형기다. 과연 이런 라인업에서 본 기의 진가가 멋지게 빛나고 있다.

첫 곡은 아바도 지휘,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초반에 등장하는 낭랑한 트럼펫 이후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한다. 마치 폭풍우가 밀려오는 것 같다. 스케일이 크고, 정보량이 넘쳐난다. 이런 대형 시스템에 어울리는 상수원이라고나 할까? 어떤 시스템이든 최우선의 덕목이 소스기의 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정말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음의 세례, 정보량의 홍수, 어마어마한 스케일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아름다운 음악의 향기를 피어내는 부분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Cry Me A River’. 보컬의 존재가 매우 리얼하다. 마치 라이브 현장에 온 듯하다. 다양한 기교가 어색하지 않게 재현된다. 배후의 악단은 점차 거대해지는데, 나중에는 오케스트라까지 나온다. 그런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음 자체의 퀄러티가 높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다. 정말 하이엔드 기기의 품격과 그레이드를 간직한 제품이다. 들을수록 탄성이 나온다. 나처럼 CD가 메인인 사람들에게는 소유욕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게 한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Ramble On’. 다양한 이펙트와 복잡한 구성으로 이뤄진 곡이다. 자칫 난삽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말 멋지게 정리정돈하고 있다. 꿈틀거리는 베이스와 달콤한 보컬, 입체적인 악기 편성 등 원래 아티스트가 의도했던 음향이 멋지게 재현된다. 특히, 중간중간 폭발하는 드럼의 박력이 압권이다. 단순한 기계적 재생이 아니라, 녹음 당시의 시대 분위기라든가 스튜디오의 개성 등이 잘 포착되어, 더욱 듣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역시 아큐페이즈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게 한다. 


가격 1,050만원   
디지털 입력 HS-Link×1, Optical×1, Coaxial×1, USB B×1   
디지털 출력 HS-Link×1,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0.5Hz-50kHz(+0, -3dB)   
S/N비 120dB   
THD+N 0.0006%
다이내믹 레인지 117dB   
채널 분리도 117dB   
크기(WHD) 46.5×15.1×39.3cm   
무게 1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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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0월호 - 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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