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NOTE D-2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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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NOTE D-2SE
  • 차호영
  • 승인 2021.10.08 17:51
  • 2021년 10월호 (59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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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교 교주의 한 수가 느껴지는 깊이 있고 투명한 소리

1980년대 초 CD 플레이어가 처음 나오고,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기이다. 이 시기에 소니와 함께 CD를 처음 개발한 필립스에서 엔지니어로 활약하며 세계 최초의 DAC 분리형 CD 플레이어 LHH1000을 개발한 이가 소울노트의 나카자와 노리나가이다. 그는 데논, 마란츠 합병을 계기로 10년 이상 근무하던 필립스, 마란츠에서 팀을 이끌고 나와 소울노트의 모회사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창업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사람이 자기 회사 이름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지을 수 있을까? 시민 단체나 공공 기관도 아닌데 말이다. 심지어 마란츠의 엔지니어 50명이 그를 따랐다. 그는 거의 오디오교의 교주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소울노트 DAC는 엔트리급 D-1부터 리뷰 모델인 D-2, 그리고 이제 발매를 준비하는 플래그십 D-3까지 3가지가 있다. D-2는 가격으로 보면 D-1에 가깝고, 성능으로 보면 D-3에 가깝다. 하드웨어 스펙이 D-3과 근접하지만, 가격은 거의 3배 가까운 차이가 나기 때문에 D-2의 가성비는 특별히 좋아 신의 한 수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리뷰한 모델에 SE가 붙은 이유는 밝은 색상의 유선형 우드 패널이 고급스러운 무광 알루미늄 케이스의 측면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일반 D-2 모델은 측면 우드 패널이 생략되어 있다. D-2와 D-2SE의 차이는 우드 패널이 전부이지만, 디자인적 완성도는 꽤 많은 차이가 난다. 크기는 430×160×405mm(WHD)에 무게는 약 17kg으로, 볼륨감 있는 외모에서 마치 플래그십 같은 우아한 느낌을 발산한다.

D-2는 ESS 사의 ES9038PRO를 채널당 2개씩 총 4개 사용해 USB 입력에서 PCM 최대 768kHz, DSD 최대 22.6MHz까지 지원한다. 이는 상위 기종인 D-3과 같으며 ES9038PRO 4개 사용은 업계 최초이다. 그리고 D-2에는 나카자와의 전매특허와 같은 무귀환 차동 증폭이 적용되었다. 세계 최초의 무귀한 CD 플레이어 LHH800R도 1993년에 그가 만들었다. 무귀한은 증폭된 출력 신호 일부를 입력단에 보내 왜곡을 줄이는 부귀한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랜지스터 증폭에서 대부분 부귀환을 사용하지만 익숙한 제작 방식을 배제하고 무귀한 방식을 사용하면 빠른 반응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정위상과 역위상에 DAC 칩을 개별적으로 사용해 두 입력 신호의 전압 차이만큼 증폭하는 디스크리트 차동 증폭으로 위상별로 120mA의 높은 전류 출력을 적용한 풀 밸런스 회로를 지원하며, XLR 단자에서 5.6Vrms, 언밸런스 RCA 단자는 2.8Vrms를 출력한다. 

수정 발진기의 기준 클록으로 마스터 클록을 만드는 DDS(Direct Digital Synthesizer)에 TI 사의 LMX2594를 사용했는데, 지터 수준이 45fs(천조분의 45초) 수준으로 일반 오디오보다 천 배 높은 지터 감소율을 보여 준다. DDS 덕분에 내장된 TCXO 수정 발진기로도 높은 수준의 신호 변환을 기대할 수 있고, 10MHz 등급의 외부 클록을 입력받을 수도 있다.

PCM 데이터 재생에서 디지털 필터 적용으로 일어날 수 있는 프리 에코, 포스트 에코 등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FIR(Finite Impulse Response) 모드와 NOS(Non-Oversampling)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두 모드 사이에서 꽤 소리 차이가 있었으며 확실히 NOS 모드에서 맑은 소리가 났다. 스위치로 DSD 재생에서 LPF(Low Pass Filter) 자동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LPF는 PCM에도 적용할 수 있다.

USB 오디오 전송에서는 기존의 표준 등시 전송(Isochronous)과 별개로 윈도우즈나 MAC에 별도의 드라이버로 작동하는 Bulk Pet(Bulk Pure Enhanced Technology) 전송을 사용할 수 있다. 일본에서 이미 럭스만, 에소테릭, 티악, 사운드 워리어 등 많은 브랜드에 적용되어 그 성능을 입증 받았는데, 시간과 데이터양을 상황에 맞게 4가지 모드로 통제해 전송하면서 실제로 소리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오렌더 N200, SPL의 디렉터 2 프리앰프, SPL의 퍼포머 m1000 모노블록 파워 앰프, 오디오솔루션스의 피가로 M 스피커를 사용해 들어 본 소리는 상위 기종 SACD 플레이어 겸 DAC인 S-3에서 느꼈던 마크 레빈슨 류의 고급스럽고 밀도가 충만한 소리를 S-3에 버금가게 재생해 냈다. 좋지 않은 밸런스의 음악마저도 좋게 재생했으며, 빠른 반응 속도와 투명한 음색이 감칠맛을 더해 주었다. 조성진이 연주한 드뷔시 ‘칠드런스 코너 L. 113-1’은 빠른 패시지의 아르페지오에서 여유와 여백을 느낄 수 있었고, 작은 볼륨에서도 다이내믹의 변화는 극적이고 섬세했다. 저스틴 비버의 ‘Deserve You’는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냈는데, 믹싱에서 의도한 여러 겹의 보컬 레이어를 세밀하고 깊이 있게 재생했고, 베이스 역시 양감의 부족함 없이 긴장감 있는 울림을 들려주었다.

상급기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물량과 기술을 투입한 소울노트의 D-2SE는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깊이 있고 투명한 소리를 아름답게 재현했다. 


가격 80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2, Coaxial×2, USB B×1   
10MHz 클록 지원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특성 2Hz-120kHz(+0, -1dB)   
아날로그 출력 레벨 2.8V(RCA), 5.6V(XLR)
S/N비 110dB   
THD 0.008%   
크기(WHD) 43×16×40.5cm   
무게 1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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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0월호 - 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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