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yphon Kodo · Pandora · Mephisto Solo
상태바
Gryphon Kodo · Pandora · Mephisto Solo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1.10.08 16:29
  • 2021년 10월호 (591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존하는 오디오 시스템의 극한 수준을 경험하라

4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그리폰(Gryphon)이지만, 이 하이엔드 앰프 회사가 스피커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중·고역 타워와 우퍼 타워로 구성되는, 총 4개 스피커로 이루어진 플래그십 포세이돈을 시작으로 칸타타 같은 북셀프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피커들을 내놓았다. 이런 1세대 스피커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비약적으로 진화한 2세대 스피커의 플래그십이 바로 지난 2017년 등장한 초대형 스피커 고도(Kodo)이다.

고도의 사운드나 장단점을 논하기에 앞서, 이 스피커는 정말로 선택 받은 자들만이 사용 가능한 스피커라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돈이 많다고 쓸 수 있는 스피커가 절대 아니다. 최대 높이 2.37m의 초대형 타워 4개와 총 무게가 1톤이 넘는 몬스터급 사양은 웬만한 가정환경에서 소화할 수 있는 규모의 스피커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 판매된 고도의 설치 사례들을 보면 아파트나 일반적인 거실 환경이 아니라, 대형 홀이나 자가 주택에 전용 룸을 갖춘 규모가 큰 공간들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초대형 규모를 원한 것은 국내 수입원의 제안이 컸다는 후문이다. 역대급 그리폰 스피커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제안을 펼쳤고, 설계와 디자인을 맡은 플레밍 라스무센이 이를 적극 반영하여, 이런 초대형 스피커를 탄생시킨 것이다.

고도는 엄청난 규모의 외형만큼이나 스피커에 투입된 부품의 물량도 엄청나다. 일단 우퍼가 설치된 저음용 타워에는 고도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8인치 우퍼가 채널당 8개씩 사용된다. 그리고 세미 액티브 타입으로 우퍼 타워에는 자체 파워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데, 정격 출력 1,000W의 클래스AB 앰프가 내장되어 순간 최대 출력 4,000W로 폭발적인 저음을 내준다.

파워 앰프가 구동해야 하는 중·고역 타워는 중앙의 AMT 트위터 모듈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4.5인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각각 2개씩 4개가 배치되어 있고, 바닥쪽과 머리쪽의 바깥 부위에는 5.5인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가 각각 3개씩 6개가 배치된 가상 동축 같은 형태의 어레이 구성으로 완성되어 있다. 200Hz-25kHz를 담당하는 중·고역 타워는 많은 드라이버임에도 감도는 96dB로 대단히 높으며 임피던스도 4Ω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이 외에도 우퍼 타워가 공간에 효과적으로 녹아들게 만든 액티브 Q 컨트롤이나 액티브 크로스오버 바이어스 등의 특징과 같이 일반 스피커들과는 다른 기술적 특징들이 가득하다. 특히 우퍼가 액티브 구성이므로 공간에 효과적인 사운드 매칭이 이루어지게 세팅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팅만 제대로 된다면 음질을 좌우하는 중·고역의 재생에만 초점을 맞춰 매칭 앰프를 선택해주면 된다.

스펙 사양만으로 본다면 안틸레온 에보도 아니고 에센스 정도만 되어도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출력과 구동의 문제가 아니라 스테이징과 해상력, 포커싱, 미립자에 가까운 미세한 입자감, 그리고 음색과 분위기까지 고려하면 선택의 기준은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제작자의 기획 의도와 제품 개발에 사용된 시스템을 기준으로 완벽한 시스템을 선정하면 당연히 메피스토 솔로(Mephisto Solo) 모노블록 파워 앰프와 판도라(Pandora) 프리앰프가 제 짝이다. 스피커의 기획 및 설계, 그리고 튜닝에 이르는 과정에 사용된 시스템이므로 고도의 완벽한 포텐셜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 매칭이 정답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프리앰프의 출력을 우퍼 타워로 보내고, 메피스토 파워 앰프가 중·고역 타워를 구동하는 케이블 설치 과정, 그리고 볼륨 컨트롤을 고려하면 이렇게 써야 하는 것이 이 시스템의 원래 구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풀 그리폰 시스템의 완성을 갖추기 위해 소스기기로 에토스 CD 플레이어를 추가하여 일체형 시스템으로 사운드 테스트를 준비했다. 첫 곡을 듣는 순간 사운드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흔히 스피커를 정교하게 세팅하여 입체적 사운드 스테이지를 만들고 포커싱을 잡아서 세세한 부분을 파악하는 일반적인 오디오 리뷰가 필요 없는 사운드가 터져 나온다. 그냥 눈앞의 벽이 하나의 사운드가 되어 버린다. 무대의 크고 작음이나 무대 심도, 깊이감 같은 것은 의미가 없다. 대형 시스템이 주는 압도적인 사운드의 쾌감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우퍼 타워의 엄청난 힘은 대편성 클래식이나 베이스 위주의 재즈 같은 녹음들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의 스케일과 에너지로 일반적인 오디오의 수준을 뛰어넘은 새로운 사운드의 체험을 경험하게 만든다. 여기에 그리폰이 자랑하는 노블한 사운드의 색채와 분위기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가 없다.

솔직히 이번 매칭은 기획의 의미가 없는(?) 구성이다. 이미 단일 브랜드의 레퍼런스 시스템 구성으로 완벽하게 짜인 조합의 시스템이니 말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기기들을 찾아 개성의 장점을 찾아 조합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이미 끝을 향해 모든 것이 일체화된 시스템은 사실 반칙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꼭 보이지 않는 해답을 찾아 매칭을 위한 매칭을 찾을 필요는 없다. 굳이 놀라운 정답이 있는데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 그리폰의 진수를 보여주는 일체형 풀 시스템이 주는 그리폰 사운드, 그것도 그리폰의 끝을 들려주는 사운드에 대해 음질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리폰의 고도, 메피스토 솔로, 판도라 풀 시스템은 현존하는 오디오 시스템의 극한 수준을 보여주는 오디오의 이상향이다. 


Gryphon Kodo
가격 5억1,700만원   구성 4웨이   사용유닛 우퍼(8) 20.3cm, 미드레인지(High, 4) 11.4cm, 미드레인지(Low, 6) 13.9cm, 트위터 AMT   실효 출력(Bass) 1000W, 클래스AB   게인(Bass) +32dB   파워 서플라이 커패시터(Bass) 180,000㎌×2   재생주파수대역 16Hz-2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50Hz, 700Hz, 2.5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6dB/W/m   액티브 Q 컨트롤 지원   X-over 바이어스 지원   크기(WHD) 54×237.5×88cm(베이스 타워), 44×232×66cm(미드/하이 타워)

Gryphon Pandora
가격 4,850만원   주파수 대역 0-3MHz(-3dB)   입력 임피던스 50㏀(XLR), 25㏀(RCA)   출력 임피던스 7Ω   THD+N 0.005% 이하   게인 +18dB   파워 커패시턴스 90,000㎌×2   크기(WHD) 48×13.5×40cm(2)   무게 17.5kg

Gryphon Mephisto Solo
가격 1억8,040만원   실효 출력 200W(8Ω), 1600W(1Ω)   주파수 대역 0-400kHz(-3dB)   S/N비 -80dB 이하(20Hz-20kHz)   다이내믹 레인지 111dB   디스토션 1% 이하(200W)   입력 임피던스 10㏀   출력 임피던스 0.013Ω 이하   게인 +31dB   파워 서플라이 커패시터 500,000㎌×2   크기(WHD) 52×34×71cm   무게 108kg 

591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10월호 - 591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