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 XP-22 · X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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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XP-22 · X350.8
  • 최성근(hifi.co.kr)
  • 승인 2021.09.08 17:25
  • 2021년 09월호 (59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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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를 위한 첫걸음, 최적의 프리·파워 세트

하이엔드 오디오 산업에 거품이 끼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은 아니다. 폴 부르제의 이야기처럼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데, 이렇듯 거품이 만연한 시장에 저항하는 이들이 없다 보니 4억원대에 이르는 파워 앰프의 등장과 2억원에 육박하는 프리앰프의 등장에도 ‘멋지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거함 팬텀 2의 풀 옵션 가격을 가뿐히 능가하는 스피커들도 무려 4종 이상이나 생겼다. 시장이 이런 상황으로 흐르다 보니 나는 어느덧 합리적인 가격에 하이엔드 오디오를 만끽할 수 있는 제품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게 되었다. 그 그룹에 선두 주자는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패스 랩스(Pass Labs)이다.

내가 패스의 초대로 본사를 2번이나 방문한 국내 최초의 리뷰어로 그들이 제작한 제품의 완성도나 음질에 넋이 나가 있을 무렵 떠오른 하나의 걱정을 조심스레 건넨 적이 있다. ‘회사를 여유 있게 운영할 만큼의 이윤은 남기는 것이냐?’ 답은 우린 합리적인 회사이고, 이건 패스의 창업자 넬슨 패스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리뷰할 XP-22 프리앰프와 X350.8 파워 앰프는 이러한 합리적인 제품 라인업을 갖춘 패스 랩스의 제품군 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제품으로 독자 여러분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우선 XP-22 프리앰프는 천만 원대 중반에서 결코 만나기 힘든 전원부 분리형 프리앰프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프리앰프 회로를 구동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원 장치에 트랜스포머는 자장을 형성하여 전자를 이동시키기 때문에, 그 동작 자체가 노이즈 성분을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컴포넌트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이엔드 오디오에선 이런 미세한 노이즈 성분이 음질 저하를 일으킨다. 그래서 얼티밋 클래스의 프리앰프로 가면 전원부 분리형 디자인은 기본이며, 이보다 더 사치를 부린다면 알루미늄 덩어리를 가공한 모노코크 바디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다.

XP-22의 장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프리앰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볼륨 회로인데, 직접화를 이룬 IC 방식을 통해 정말 이상적인 커브 특성을 이뤄내고 있다. 무엇보다 내부 저항이 적고, 스피드가 무척 빠른 볼륨 회로를 채용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볼륨 스텝도 일반적인 프리앰프에 비해 폭넓으며, 이는 XP-30에서 사용된 볼륨 디자인과 동일하다는 측면에서 XP-22가 XP-20의 후속 모델이 아니라 XP-30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임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XP-20이나 XP-30의 경우 어처구니없게도 외부 파워 서플라이와 본체의 연결을 Parallel LPT라 불린 IEEE1284 포트와 오디오용 그레이드가 아닌 프린터를 구입하면 들어 있는 저가형 케이블을 동봉하여 본의 아니게 음질을 크게 저하시켰다. 하지만 XP-22에선 보잉 787에 채용된 서큘러 디자인에 커넥터를 채용해 단자 접결 시 미세 저항을 더욱 낮추며 케이블 역시 커스텀 메이드 디자인으로 은도금 무산소 동선을 채용해 음질을 크게 개선시켰다. 이 차이로 인해 XP-22는 상당히 많은 면에서 XP-30을 압도하는 재생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필자와 패스에 열광하는 매니악한 이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X350.8 파워 앰프는 그야말로 패스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같은 몸체에 제품을 모노블록화한 파워 앰프 모델이 X600.8이다. X350.8 파워 앰프는 패스가 자랑하는 MOSFET 출력석을 바탕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MOSFET는 일반적인 바이-폴라 출력 방식의 파워 앰프와 다르게 바이어스 전압이 높을수록 이상적인 특성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동급 어떤 파워 앰프도 구현할 수 없는 압도적인 퓨어 클래스A 아이들 출력을 만들어 내는데, X350.8 파워 앰프는 클래스AB 350W의 파워 앰프로 설명하고 있지만 95% 이상의 가정에서 올릴 수 있는 볼륨 내에서 퓨어 클래스A로 동작한다고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출력이다. 

그래서 전 대역에 걸쳐 선예도가 높지만 귀가 쉽게 피로함을 느끼지 못하는 음악성과 어떤 체급이라도 크게 문제가 된다고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저역 드라이브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퓨어 클래스A 영역을 넘어 클래스AB로 전환될 만큼 큰 볼륨으로 음악을 듣더라도 이미 아이들 출력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전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클리핑 노이즈와 같은 문제는 현격히 줄어든다. 그 이유는 X350.8 파워 앰프가 가진 막강한 전원부 능력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내게 XP-22와 X350.8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에 분리형 앰프 조합을 묻는다면, 단 몇 초도 주저하지 않고 이 조합을 추천할 것이다. 


XP-22
가격 1,45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아날로그 출력 RCA×2, XLR×1   테이프 입·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10Hz-20kHz(±0.05dB)   입력 임피던스 22㏀   출력 임피던스 25Ω(RCA), 50Ω(XLR)   크로스토크 100dB 이상   오버롤 게인 9.3dB   볼륨 스텝 99   크기(WHD) 43.1×10.1×30.4cm   무게 18.1kg

X350.8
가격 2,000만원   구성 클래스AB   실효 출력 350W(8Ω), 7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1.5Hz-100kHz   디스토션 1%   댐핑 팩터 150   게인 26   크기(WHD) 48.2×27.9×54.6cm   무게 65.7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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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9월호 - 5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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