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o Audio Serene K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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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o Audio Serene KT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9.08 16:55
  • 2021년 09월호 (59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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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파 아날로그 프리앰프의 강렬한 한방

혹시 메이 DAC라고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현재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제품이다. 이 모델을 만든 홀로 오디오(Holo Audio)는 신생 브랜드지만, 그 뛰어난 기술력과 내공이 널리 알려지는 중이다. 이번에는 프리앰프 세레네(Serene)를 발표했다. 거기다 생소한 KTE라는 말이 붙는다. 대체 어떤 회사이고, 어떤 내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홀로 오디오의 기원은 키츠네 하이파이다. 여기서 키츠네는 일본 토속 종교에서 믿는 신의 힘이나 기운을 뜻한다. 한자로는 청(晴)이라고 쓴다. 그런데 이 단어가 가진 의미가 각별하다. 그냥 직역하면, 갤 청이 된다. 비가 그치는 상태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하늘에 구름이 없다가 되고, 마음이 개운하다는 경지가 된다. 즉, 일체 잡 신호와 디스토션을 제거해서 음악 그 자체가 주는 지복감을 느끼라는 뜻이다.

홀로 오디오는 제프 주라는 분이 창업했다. 주로 오디오 관련 부품을 취급했다. DIY에 관심이 있는 애호가들을 상대로 한 숍이었다. 여기서 각종 부품을 접하고, 오디오 이론을 습득한 제프는 정식으로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마침 미국에 있는 팀과 던 코너 부부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오디오뿐 아니라 음악 애호가이기도 했다. 결국 이 세 명이 파트너십을 결성하고 오픈한 회사가 홀로 오디오 USA와 키츠네 하이파이다. 그 내공은 메이 DAC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 이 메이 DAC의 최상급 모델이 바로 KTE 버전이다. 이것은 ‘Kitsune Tuned Edition’의 약자다. 즉, 스탠더드 형에서 부품이나 트랜스포머 등을 업그레이드해서 더 고급형으로 제작한 버전인 것이다. 본 기 역시 기본형이 있고, KTE 버전이 있다. 단, 기본형은 북미 지역에서 팔리고, 수출은 KTE 모델이 주력이다.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 나지만, 들어간 부품의 그레이드나 튜닝의 장점을 생각하면 KTE 쪽을 구매하는 편이 훨씬 낫다. 참고로 KTE 버전은 아래 내용들이 포함된다. 메이 DAC에도 사용된 플랫 구리선 O형 트랜스포머, IEC에서 전원 보드(실버 로듐 도금 패스톤 커넥터 포함)까지의 순은 와이어, 메이 KTE에서 사용한 레드 나노 퓨즈, 홀로 오디오 캡과 7N O형 트랜스포머, 4개의 5㎌/350V 양극성 오디오노트 카이세이 커패시터, CNC 알루미늄 리모컨, 섀시 상단의 KTE 엠블럼 등 확실한 고급화를 보여준다.

본 기는 완전한 듀얼 모노 타입이고, 철저한 풀 밸런스 설계로 이뤄져 있다. 즉, 프리앰프를 구성하는 여러 스테이지와 요소들을 완전히 해부한 다음, 최상급의 물량 투입과 기술로 마무리되었다. 사실 DAC를 만드는 회사에서 완전한 아날로그 프리앰프를 만든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양질의 DAC에는 아날로그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메이 DAC를 완성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 기를 만들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TR 프리앰프가 갖고 있는 딱딱함이나 경질감을 피하기 위해, 본 기는 최상의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즉, 다수의 TR을 투입해서 가히 진공관에 버금가는 질감과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방식이 무척 고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정공법이라고 해도 좋다. 일단 각 채널마다 밸런스 설계로 마무리한다. 이 경우 채널당 +, - 신호가 분리된다. 그 각각에 두 개의 TR 증폭 모듈을 삽입한다. 결국 총 8개의 모듈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물량 투입을 하면, 리니어리티가 좋아지고, 잡음 제거도 용이하다.

프리앰프에서 제일 중요시되는 볼륨단에도 최상의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릴레이 제어식으로 게인을 컨트롤한다. 즉, 스텝 볼륨을 구성한 것이다. 총 84개의 스텝으로 이뤄지는데, 각각 1dB 단위로 조정이 된다. 릴레이 자체는 실버팔라듐(AgPd) 도금이 되어 접점에서 발생하는 잡음이 원천적으로 제거되었다. 또 좌우 채널이 완전히 일치하며, 로우 레벨에서도 균형이 일체 무너지지 않는다. 전원부도 완전한 듀얼 모노 구성으로, 좌우 채널이 철저히 구분되고 있다. 채널 분리도는 130dB 이상이라고 하니, 가히 탄복할 만한 수준이다. 아무튼 정통 아날로그 프리앰프가 귀한 현재, 본 기의 출시는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듣고 나면 가히 아날로그 프리앰프의 역습이라 해도 좋다. 파워 앰프로 노르마 Revo PA-150을 동원해서 들어본다.

첫 곡은 치메르만 연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일단 매우 차분하고, 질서정연하다. 모든 악기가 제자리에 제대로 착석하고 있다. 무대가 넓고 또 깊다. 메인 테마를 연주하는 부분이 무척 애잔하고 또 감미롭다. 영롱한 피아노의 터치엔 깊은 음악성이 배어나온다. 전망이 좋고, 반응이 빠르며, 럭셔리한 감촉이 인상적이다.

이어서 아바도 지휘,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저 멀리 트럼펫이 출현. 정말 멀다. 이어서 서서히 오케스트라가 잠에서 깨어나 투티로 질주해간다. 그 과정이 무척 드라마틱하다. 이후 애수에 찬 바이올린군의 등장. 음악의 에센스를 충분히 포착하고 있고, 실키하면서 매력적인 음색은 본 기의 높은 퀄러티를 웅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Ramble On’. 어쿠스틱 기타의 신명난 스트로킹과 좌우로 넘나드는 퍼커션의 존재감, 그리고 보컬의 풋풋하고 환상적인 톤. 중간중간 강력한 드러밍이 출현하는데, 하나의 오페라를 보는 듯 극적이다. 확실히 악기와 보컬에 강한 기운이 담겨 있어서, 말 그대로 세레네가 깃든 음을 즐길 수 있다. 전체 시스템에서 프리앰프가 하는 일이 뭔지 확실히 파악하고, 제대로 공략했다는 느낌이다. 앞으로 홀로 오디오의 행보가 매우 궁금해진다.


가격 42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아날로그 출력 RCA×1, XLR×2   
크기(WHD) 43×5.5×30cm   
무게 9kg

59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9월호 - 5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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