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Monitor 30.2 XD & Primare I25 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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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Monitor 30.2 XD & Primare I25 DAC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9.08 14:54
  • 2021년 09월호 (59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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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와 프라이메어의 행복한 랑데부

이번에 하베스(Harbeth)의 모니터(Monitor) 30.2 XD 모델을 보고, 일단 가벼운 쾌재를 불렀다. 하베스를 논할 때, 늘 SHL5나 콤팩트 7 계열이 우선이었는데, 그 한편으로 모니터 30 시리즈는 항상 호기심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제품 자체의 완성도와 퍼포먼스를 놓고 보면, 본 기는 약간 손해를 보고 있다. 저 잘난 두 형들 때문이다. 워낙 연조도 깊고, 팬층도 두터워서 본 기가 파고들 여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꾸준히 모니터 30 시리즈를 접해온 내게, 본 기는 꼭 한 번은 사용해봐야 할 숙명처럼 다가왔다. 그만큼 XD 시리즈로 진화하면서 본 기가 갖는 강점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본 기는 북셀프의 모범과도 같은 스펙을 갖고 있다. 담당 주파수 대역이 50Hz-20kHz로 양호한 데다가, 전형적인 2웨이 방식으로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그중 미드·베이스는 20cm 구경의 래디얼2 버전. 이와 커플링되는 트위터는 1인치 사양이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구성. 게다가 85dB라는 감도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대신 임피던스는 6Ω으로, 그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 전체적으로 울리기가 어려운 타입은 아니다. 메이커에선 25W 이상이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최대 150W까지 커버하므로, 대략 70W 내외면 충분하리라 본다. 

기본적으로 본 기는 모니터를 표방하고 있다. 녹음 스튜디오의 거친 환경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그 음에 있어서도 일체 컬러링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하베스 특유의 질감과 온기가 잘 살아 있어서, 이 부분에서 묘한 매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XD로 진화하면서 더 디테일하면서, 명료한 성격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번 버전 업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한편 이와 매칭되는 앰프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프라이메어(Primare) 제품이다. I25 DAC가 그 주인공. 사실 프라이메어는 하베스와 좀 결이 다르다. 하베스 쪽이 온기가 있으면서 충실한 중역대를 바탕으로 한다면, 프라이메어는 약간 차가우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양호한 타입이다. 그러나 이렇게 개성이 다른 제품이 어울릴 경우, 서로의 단점을 상쇄하면서 전체적으로 높은 퀄러티를 이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매칭 역시 마찬가지. 그런 면에서 꽤 멋진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본 기는 I25를 기본으로 해서, 여기에 DAC를 첨가한 형태다. 요즘 인티앰프들은 단순히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의 합체에 머물지 않고, 포노단이나 DAC 등을 적극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특히, DAC를 갖고 있을 경우, PC, TV, 셋톱박스 등을 활용해서 나름대로 하나의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즉, CDP나 턴테이블 등 별도의 소스기가 없이 단독으로 사용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확실히 새로운 인티앰프의 시장이 열리는 중이다.

한편 본 기에 투입된 UFPD 증폭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클래스D 방식이면서, 이 방식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억제하기 위해 아날로그 기술을 적극적으로 투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2세대 버전으로 진화한 상태로, 본 기에는 바로 이런 최신 디바이스가 사용되었다. 그 결과 채널당 8Ω에 100W라는 양호한 스펙을 확보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반응이 빠르고, 해상도가 출중하며 게다가 단품으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우수한 DAC를 장착한 터라, 실제로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프라이메어의 인티앰프 몇 종을 써보면서, 그 만듦새와 퍼포먼스를 높게 평가하는 중이다. 만일 I25를 구매하려고 한다면, 약간 예산을 더 투입해서 꼭 DAC 타입을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다.

첫 곡은 하이팅크 지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8번 3악장. 일단 음의 이탈이 가볍고 빠르다. 정말 기민하다. 하지만 음 자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정교하면서 묵직하다. 온기도 적절히 갖추고 있다. 골격이 단단하면서, 일체 흐트러짐이 없다. 서서히 스케일이 커지는데, 그런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포착된다. 디테일도 훌륭하다.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제품이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Love Letters’. 역시 보컬에서 큰 강점을 보여준다. 크롤 특유의 아름다움이 시청실을 완전히 장악한다. 브러시로 스네어를 긁는다거나, 묵직한 재즈 기타의 울림, 피아노의 영롱한 터치 등 미세한 부분도 절묘하게 포착한다. 무엇보다 밸런스가 뛰어나다. 뒤에서 병풍처럼 펼쳐진 오케스트라의 장대함을 생각하면, 결코 북셀프라고 여길 수 없는 스케일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퀸의 ‘Somebody to Love’. 중앙에 우뚝 선 보컬. 그 뒤로 멋진 코러스의 백업. 연주도 뛰어나지만 중간중간 펼쳐지는 화려한 보컬의 세계. 정말 압도적이다. 단단한 킥 드럼과 풍부한 베이스 기타에 작열하는 기타 솔로. 가히 라이브 못지않은 스케일이다. 속이 다 후련하다. 


Harbeth Monitor 30.2 XD
가격 58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25W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Primare I25 DAC
가격 385만원   실효 출력 100W(8Ω), 200W(4Ω)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4,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디스토션 0.05% 이하   S/N비 100dB 이상   크기(WHD) 43×10.6×38.2cm   무게 1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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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9월호 - 5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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