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inote Supr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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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inote Supremo
  • 김남
  • 승인 2021.08.11 17:54
  • 2021년 08월호 (58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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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가 지닌 능력을 완벽에 가깝게 들려주는 인티앰프

고가이기 때문에 망설여지지만, 완벽에 가까운 인티앰프를 구한다면 가장 먼저 추천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제품의 등장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인티앰프라고 한다면 첫 손가락으로 꼽히는 것이 ‘그란디노트’ 레이블의 제품들이다. 동사의 제품은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수입된 시나이(Shinai)를 위시해 단계가 복잡하지만, 시청기는 동사의 일체형 인티앰프 중 플래그십 모델.

이 제작사의 제품 하나가 2017년에 오디오 비디오 쇼 프라하에 처음 출품되자마자 대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이는 단발성 화제가 아니라는 것이 곧 증명되었는데, 그란디노트에서 플래그십인 데모네(Demone) 모노블록 파워 앰프가 독일 오디오 전문지에서 완벽과 같은 최고 등급의 퍼펙트 점수를 받았다. 이런 등급의 점수는 그 잡지 창간된 이래 45년간 3기종뿐이라 해서 일약 세계적 명기의 반열로 그야말로 점프되고 말았다. 

그란디노트는 연륜으로 보자면 아직 신생 업체로, 이탈리아에서 출범할 때부터 목표가 다소 색달랐다. 반도체를 사용해서 진공관과 동일한 음을 만들자는 것으로, 그것을 마그네토솔리드 기술이라고 명명했다. 이 기술은 진공관의 사용 시 다소 번거로운 점과 반도체 앰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랜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것으로, 제작자는 회사 상호를 등록한 뒤 10여 년간 이에 대한 연구 개발만 진행, 반도체 앰프에 본격적인 출력 트랜스를 투입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10여 년 만에 마침내 반도체 앰프에서 300B 소리가 나온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반도체 앰프에 출력 트랜스를 투입한다는 점에서는 매킨토시 앰프와도 비슷하지만, 기본 회로 자체가 다르다. 이 마그네토솔리드 기술은 진공관 앰프의 그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구현하면서도 진공관 앰프보다 넓은 주파수 응답, 낮은 임피던스 출력으로 인한 높은 댐핑 팩터 등의 장점을 구현, 진공관보다도 더 그 풍요로운 사운드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첫 제품을 만들어 대호평을 받은 뒤에도 수년간 다시 단점을 개선, 본격적으로 시장에 데뷔했을 당시 슬로건은 ‘음질 한 가지가 중요하다.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였다고…

특히 동사의 마그네토솔리드-VHP(Very High Performance) 라인은 동사의 연구 개발에 의해 완성된 고품질의 출력 트랜스가 적용된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트랜스에는 매우 높은 가격의 특수 소재 코어가 적용되어 있는데, 1차 인덕턴스가 일반 코어에 비해 10배 높고 댐핑 팩터와 주파수 응답에서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동사는 인티앰프만으로도 여러 기종이 라인업되어 있는데, 단계별로 출력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는 사용상 약간의 축소, 변화 정도이며 음질 자체는 전혀 변동이 없는 것 같다. 이는 모두 공통적으로 피드백을 걸지 않은 클래스A 설계라는 점 때문인 듯하다.

과거에도 클래스A 반도체 앰프로 명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 가장 큰 원인은 발열이 심해 내구성에서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계란프라이를 만들 수 있겠다는 제품, 너무 뜨거워 파워 트랜스 내부의 밀봉 물질이 녹아 새어 나오는 제품도 있었다.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서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불량률이 높아 수리점마다 그 앰프가 줄줄이 쌓여 있었고, 끝내 수리하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였다. 심지어 어떤 분은 판매처를 찾아가 절반씩 손해를 보고 폐기 처분을 하기로 합의, 망치로 부숴 버린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 제작사에서는 그런 과거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공식적으로 5년 보증을 내걸고 있다. 5년 보증이라면 사실상 영구 보증이나 다름이 없는 수치이다. 당연히 상당 시간 구동했어도 발열이 크지 않았다.

시청기는 하나의 섀시 내부에 2개의 대형 파워 트랜스가 들어 있으며, 좌·우 채널 별도로 앰프 회로가 들어 있는 듀얼 모노 형식으로 되어 있고, 진기하게도 전원 케이블도 좌·우 2개를 연결해야 한다. 또한 마그네토솔리드-VHP 고품질 출력 트랜스 2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그리고 디지털 입력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정통 아날로그 앰프이며, XLR 입력만 가능한 풀 밸런스 앰프이며, 리모컨이 마련되어 있다.

외형은 동사의 다른 인티앰프들과 마찬가지로 다소 세련되지 못한 스타일이지만, 완강하고 우직해 보이는 장점도 있다. 겉멋과는 선을 긋고 있으며 어디까지나 성능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미 시나이 기종을 들어본 바가 있으며 리뷰를 통해 거의 10종에 가까운 스피커와 연결해 본 셈인데, 상당히 기이하다고 평하고 싶다. 대부분의 앰프는 스피커에 따라 소릿결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고, 대부분 앰프에 스피커가 순종하는 편이지만 상당수의 고가 스피커들은 오히려 앰프를 제압하려 드는 인상도 있다. 오디오를 매칭의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러한 점 때문인데, 이 앰프는 별로 그런 느낌이 없다. 앰프의 소리만을 나긋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인상. 저가품, 고가품, 미니 스피커, 대형 스피커를 골고루 바꿔 봤는데도 그랬다. 가장 강렬한 인상은 이것이 A급 앰프의 소리구나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약간 두께감이 있으면서도 맑고 윤기가 있으며, 묵직한 저역의 밀도, 고역의 아름다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것이다.

이 앰프 역시 어쿠스틱 에너지 AE500의 싱싱한 탄력, 피에가 코액스 511 스피커의 우아한 매력, 마그네판 LRS 평판 스피커의 맑고 투명한 해상도 모두 완벽에 가깝게 들려준다. 이미 감복하고 있는 터이지만 더 한층 감동이 배가되는 앰프이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가격 3,300만원   
실효 출력 37W, Magnetosolid-VHP, 클래스A   
아날로그 입력 XLR×4   
주파수 응답 1.5Hz-350kHz   
댐핑 팩터 230 이상   
크기(WHD) 31.8×19.6×47.3cm   
무게 4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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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8월호 - 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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