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Acoustic Ghost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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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Acoustic Ghost Mini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8.11 17:37
  • 2021년 08월호 (58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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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성능으로 등장한 몬 어쿠스틱표 초소형 스피커

주거 공간이 좁아지고, 이웃 간의 소음 문제도 심해지는 요즘, 과연 전문적인 하이파이 오디오를 취미로 삼는 것이 가능이나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예전에 내가 살았던 빌라는 층간 소음이 어마어마해서, 예를 들어 내가 소파에 앉아 뭔가를 두드리면 바로 아래층에서 올라왔다. 그런 판국에 오디오? 꿈도 못 꾼다. 결국 손해를 보고 집을 팔고 말았다.

그러므로 대형기에 대출력 앰프라는 로망 못지않게, 작지만 고성능인 디바이스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 실제로 저역을 적절히 컨트롤하면서, 중·고역에서 상당한 퀄러티를 이룩한다면, 요즘 상황에서 소형 스피커가 가진 잠재력은 크다고 본다. 실제로 스마트 TV와 연계한다거나, PC에서도 쓸 수 있는 등, 작기 때문에 갖는 이점도 분명히 있다. 과연 얼마나 하이 퀄러티를 보장하냐가 관건인데, 이번에 무척 흥미로운 제품을 만났다.

몬 어쿠스틱(Mon Acoustic)에서 만든 고스트 미니(Ghost Mini)가 그 주인공이다. 미니라는 이름을 붙였을 만큼 제품 자체는 작다. 작은 영한사전 크기만하다. 그러나 고스트가 의미하듯, 이 두 개의 스피커 사이에 펼쳐지는 무궁무진한 공간감의 연출은 정말 감동적이다. 스피커의 존재가 사라지고 오로지 음악의 무대만이 펼쳐지는 세계. 바로 그런 매직을 연출하는 것이 본 기라 하겠다.

얼마나 소형인가 하면, 높이가 불과 21cm밖에 하지 않는다. 여행용 캐리어에 실어서 갖고 다녀도 될 정도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블루사운드의 파워노드를 연결했는데, 이 파워노드까지 충분히 갖고 다녀도 된다. 그만큼 작다. 하지만 알차다.

사실 어마어마한 물량 투입으로 옷장만한 스피커를 만드는 것도 대단하지만, 숱한 제약 아래 최대한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도 놀랍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포르쉐와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일단 전면에 보면 두 개의 유닛이 보인다. 상단에 있는 것은 흔히 리본이라고 부르는 AMT 트위터. 고역 특성이 좋고, 확산감도 우수하며, 매우 고급스러운 음색을 낸다는 장점이 있다. 단, 스피드가 무척 빨라서, 이와 커플링되는 중·저역 유닛의 퀄러티가 문제가 된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동사는 마크 펜론의 신작 드라이버를 커플링했다. 무려 항공우주 등급의 합금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4인치 구경에서는 최고의 퀄러티를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내부에 포스텍스에서 납품받은 아이소바릭 유닛이 또 투입되었다. 이 역시 자체 리튜닝한 버전이다. 최종적으로 2.5웨이 3스피커 구성. 아무튼 쉽지 않은 설계인데, 작은 공간을 적절하게 배분을 해서 멋지게 마무리한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네트워크 설계 또한 많은 물량과 에너지를 소비했다. 실제로 본격적인 3웨이 톨보이에 들어갈 만한 내용이라고 한다. 게다가 투입된 부품 모두 상급 일색이다. 저항은 캐드독, 코일은 문도르프의 판 코일, 콘덴서는 매지코 A 시리즈에 쓰이는 에보급을 사용했다. 어디 그뿐인가? 배선에도 신경을 써서 은도금 단결정 동선을 투입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오히려 더 많은 물량이 공급된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열정과 물량 투입이 없었더라면, 이 작은 크기에 최상급의 하이엔드 사운드를 담아내는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본다. 그런 제작자의 열정과 패기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참고로 리뷰 제품은 스탠더드 제품인데, 사용자의 성향과 공간을 고려해 니어필드용의 화이트 버전과 넓은 공간용 블랙 버전을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 및 소스기는 블루사운드의 파워노드를 연결했다.

첫 트랙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의외로 저역의 탄력이 대단하다. 음 자체에 심지가 있어서 결코 얇지 않다. 스피드가 출중해서, 정말 실시간으로 듣는 기분이다. F1 머신을 장착한 소형 스포츠카를 보는 듯하다. 특히 바이올린군의 움직임이 잘 드러나서 넓은 공간을 마구 휘젓고 다닌다. 소형 스피커가 갖는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이어서 제리 멀리건이 연주하는 ‘Prelude in E Minor’. 쇼팽의 작품을 재즈로 만든 것인데, 무려 3명의 관악기 연주자가 등장한다. 제리의 바리톤 색소폰부터 트롬본, 트럼펫 등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솔로가 멋지다. 각 악기의 음색과 개성이 명료하게 펼쳐진다. 전체적으로 멜랑콜리하고, 고독한 느낌이 잘 부각이 된다. 럭셔리한 라운지에서 칵테일 한 잔 마시고 싶어지는 고급스러운 하이엔드 음이다.

마지막 트랙은 스티비 레이 본의 ‘Pride and Joy’. 3인조 구성이지만, 뜨거운 연주가 펼쳐진다. 손가락을 이용해서 다양한 스트로킹과 피킹을 펼치는 기타리스트의 현묘한 기교가 디테일하게 포착되고, 두툼한 베이스 라인, 뜨거운 드러밍 등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거기에 약간 텁텁한 느낌의 보컬이 가세하면, 텍사스 블루스의 멋진 한판 놀이가 완성된다. 작지만 강하다, 라는 표현이 있는데, 바로 본 기에 해당하는 것 같다. 


가격 142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Mark Fenlon, 트위터 AMT, 아이소바릭 포스텍스
재생주파수대역 65Hz-25kHz   
출력음압레벨 88dB   
임피던스 4Ω   
크기(WHD) 12×21×16cm   
무게 4.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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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8월호 - 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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