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듀플러 - Na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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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듀플러 - Naked
  • 신우진
  • 승인 2021.08.11 10:44
  • 2021년 08월호 (58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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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 565-2
녹음 ★★★★★
연주 ★★★★☆

피아노 음색을 들어 보면 세월의 흐름에 따른 녹음 기술의 발달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음반을 틀고 첫 타건 음이 나왔을 때, 깔끔함과 함께 공간적 잔향이 살아나면서, 빌 에반스나 키스 자렛의 녹음에서는 느껴 보지 못한 파릇한 음색이 바로 꽂힌다. 재즈와 솔로 피아노 사이의 장르에 해당되는 라스 듀플러의 솔로 피아노는 대단히 차분하면서 무덤덤하게 연주를 한다. 전형적인 유럽풍의 현대적인 솔로 피아노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들어 보면 다분히 무미건조할 것 같은 멜로디 라인을 강한 건반의 터치와 적절한 울림을 통해 묘하게 매력적인 음색을 만들어 낸다. 물론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My Favorite Things’와 같은 스탠더드 곡들도 들어 있지만, 라스 듀플러 특유의 스타일에 약간의 멜로디만 첨가한 스타일이다. 듣다 보니 ‘어 이 멜로디 좀 익숙한데’ 라고 느끼는 정도. 이 음반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피아노 솔로임에도 꽉 차게 구성하고 연주하는 라스 듀플러의 연주의 공도 있지만, 앞서 말한 듯 표현력이 풍부한 녹음 엔지니어링의 덕도 크다. 쾰른의 방송국 홀에서 녹음되었다고 하는데, 울림 하나하나에 연주 홀의 크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스튜디오 녹음과는 다른 묘한 매력을 잡아내는 것은 오디오 마니아의 특권이라 생각된다.

58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8월호 - 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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