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en Oscar T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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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en Oscar Trio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6.10 17:17
  • 2021년 06월호 (58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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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피터슨의 업적을 잇는 스피커의 금자탑

현행 마르텐(Marten)의 라인업을 보면 총 여섯 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헤리티지 시리즈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네 개이며, 맨 위의 콜트레인으로 시작해서 밍거스, 파커, 오스카(Oscar) 등으로 이어진다. 즉, 오스카가 엔트리 클래스인 것이다. 여기서 오스카는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오스카 피터슨을 말한다. 주로 듀오와 트리오 편성을 선호한 바, 마르텐은 그에 맞춰 북셀프 듀오와 톨보이 트리오(Trio)를 선보이고 있다. 둘 다 2웨이 구성. 단, 듀오에 7인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가 한 발 투입되는 데에 반해 트리오에는 두 발 동원된다.

따라서 고역 특성은 20kHz로 동일하지만, 저역은 듀오가 37Hz로 넉넉히 내려가고, 트리오는 한술 더 떠서 무려 27Hz까지 내려간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스펙이다. 듀오 자체가 갖는 아름다움과 디자인도 매력적이지만, 더 강력한 저역을 동반한 트리오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정말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본 기는 전형적인 톨보이 스타일이다. 그러나 사이즈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폭은 20cm에 불과하고, 안길이도 40cm 정도다. 높이는 1m를 약간 넘는 109cm. 단, 이른바 발이라 부르는 바닥 처리가 뛰어나다. 안정적으로 본 기를 지탱해서 특히 진동 억제에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30kg 정도의 무게는 3개의 드라이버를 장착한 본 기의 구성을 볼 때 적절하다고 보인다. 그러나 광대한 주파수 대응력은 정말 놀랄 만하다. 앰프의 볼륨을 높이면 대형기에 필적하는 에너지와 흉폭함이 나온다. 이 부분은 마르텐의 상급기에 견줘도 별로 뒤질 게 없는 내용이다.

사실 오스카 시리즈는 가성비를 무기로 나왔다. 따라서 원가 절감의 요인이 분명히 있는 데도 불구하고, 핵심이 되는 부분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즉, 만들기 전에는 대략 이 정도 가격대에서 런칭해보자고 했다가, 만드는 과정에 계속 욕심을 부려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그러나 최초의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만큼, 애호가 입장에선 사면 이득이 되었다. 정말 고맙기만 하다.

일단 세라믹 드라이버에 대해선 두말하면 잔소리. 내부 댐핑력이 높고, 공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며, 디스토션이 적다. 빠른 반응과 뛰어난 해상도, 광대한 다이내믹스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특히, 진동판의 경우 사파이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당연하다고 본다.

한편 곳곳에 아낌없는 물량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 내부 배선재는 같은 스웨덴 출신의 요르마 케이블이 담당. 특히, 프리미엄급을 동원해서 플러스와 마이너스 쪽을 완전히 분리해서 투입하고 있다. 실딩 처리도 완벽하게 했다. 또 순동의 컨덕터를 최상으로 활용해서 본 기의 장점을 한껏 부각시키고 있다.

캐비닛은 25mm 두께를 기본으로 하며, 세 가지 마무리가 제안되고 있다. 매트 월넛, 피아노 블랙, 그리고 피아노 화이트다. 개인적으로는 월넛을 선호하지만, 화이트가 한참 뜨고 있는 추세라 이런 색상도 꽤 인기를 끌 것 같다. 6Ω에 89dB라는 양호한 감도는 비단 대출력 앰프뿐 아니라 소출력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하이엔드 클래스의 솔리드스테이트도 좋지만, 진공관 앰프도 의외로 괜찮다. 만일 구매를 원한다면, 진공관 쪽도 꼭 고려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편 워낙 해상도가 뛰어나고, 민감하기 때문에 소스기와 케이블 쪽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최소한 본 기보다 서 너배 정도 나가는 스피커를 구했다는 마음으로 대접하기를 바란다.

본 기의 시청은 신반포로 313에 위치한 하이탑AV에서 진행되었는데, 매칭 시스템으로 앰프는 매킨토시의 MA9000, CDP는 야마하의 CD-S3000을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아바도가 지휘하는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과연 27Hz까지 떨어지는 저역의 위력을 실감한다. 마치 본 기가 15인치 우퍼로 당당하게 재생되는 음처럼 들린다. 압도적이고, 파워풀한 저역이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덕분에 말러다운 스케일과 다이내믹스가 펼쳐진다. 특히, 현악군의 우아하면서 아름다운 음은 도저히 잊을 수 없다.

이어서 소니 롤린스의 ‘You Don't Know What Love Is’. 호방하고, 근육질적인 테너 색소폰의 진수가 펼쳐진다. 동시에 연주에 수반되는 다양한 부대음도 아낌없이 나온다. 마치 악기에다 바로 귀를 대고 듣는 듯하다. 수도 없이 들은 트랙이지만, 이처럼 생생하게 들린 것은 처음이다. 베이스의 깊은 저역과 드럼의 어택도 수준급. 눈을 감으면 본 기보다 훨씬 큰 대형기가 연상이 된다.

마지막으로 퀸의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일단 단단한 리듬 섹션이 풍부하게 전개되고, 기분 좋은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킹에 마력적인 보컬까지, 듣는 순간 이쪽을 완전히 녹아웃시킨다. 이렇게 정보량이 많은 음악이었나 놀랄 정도로 엄청난 상차림이다. 젓가락이 허공에서 길을 잃을 정도다. 게다가 풍부한 저역까지 생각하면, 대체 이 스피커는 뭐란 말인가 가벼운 한숨마저 나온다. 강속구와 변화구를 능수능란하게 던지는 투수와 같다. 가격대를 고려하면 정말 엄청난 괴물이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 1,500만원  
구성 2웨이  
사용유닛 우퍼(2) 17.7cm 세라믹, 트위터 2.5cm 세라믹  
재생주파수대역 27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00Hz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임피던스 6Ω  
내부 배선 요르마 디자인  
크기(WHD) 20×109×40cm  
무게 3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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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6월호 - 5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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