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bridge Audio EVO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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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ridge Audio EVO 15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1.06.10 16:19
  • 2021년 06월호 (58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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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에서 성능으로 올라선 올인원 하이파이의 진화

지난 4월 공개된 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캠브리지 오디오(Cambridge Audio)의 에보(EVO) 시리즈가 드디어 발매되었다. 이 제품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멋스럽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며, 둘째는 요즘 업계와 소비자들이 가장 바랄 만한 네트워크의 모든 기능을 넣은 올인원 앰프인 점이다. 한마디로 스피커 하나만 연결하면 모든 것이 다 되는 소스이자 앰프로 이 분야에서 혁신과 진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에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 10여 년 동안 캠브리지가 개발해 온 스트리밍 솔루션인 스트림매직의 최신 버전인 4세대 세일피시가 장착된 첫 제품이라는 점이다. 3년 전 발매된 플래그십 에지 NQ의 블랙 말린이 3세대임을 고려하면 꽤나 놀랍다. 전작의 싱글코어 대신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대폭 높아진 처리 속도와 넉넉해진 메모리로 훨씬 다양한 태스크 처리가 가능해졌다. 새로운 세일피시가 가져온 변화는 크게 더 높은 데이터 레이트의 음원 처리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그리고 와이파이의 내장이다. MQA 풀 디코더가 가능해졌고, 에지 NQ와 비교해도 훨씬 크고 높은 해상도의 완전 그래픽 GUI 방식의 전면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게 되었으며, 더이상 와이파이 연결을 위한 USB 동글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와이파이 기능이 시스템 속에 내장되었다. 자체 개발 솔루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솔루션이라 부를 만하다.

에보 시리즈의 또 다른 진화 포인트는 DAC 회로에 있다. 에지 NQ 이후로 캠브리지 오디오는 ESS의 Sabre DAC 칩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 칩이 지닌 장점을 적극 활용하여 자사의 특허 기술인 애너그램의 업샘플링 디지털 필터도 지워버렸다. 에보 시리즈는 그 연장선상의 제품으로 Sabre 시리즈의 DAC 칩을 사용하고 이 칩의 디지털 필터를 활용하고 있다. 에지 NQ 이후 새로 바뀐, 스트리밍에서 DAC까지 디지털 플랫폼의 전반적인 변화의 완성판이 에보 시리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큰 변신은 클래스D 파워 앰프의 도입이다. 앰프만큼은 자체 기술만 고집한 캠브리지가 그런 집착을 버리고 하이펙스의 Ncore 모듈을 도입하여 가격과 음질을 동시에 잡아냈다. 물론 모듈의 특성상 프리 드라이버 회로가 따로 있어야 하는데, 캠브리지는 자체 프리 드라이버 회로를 통해 캠브리지스러운 사운드 색채를 더했고, Ncore로 파워와 다이내믹스를 얻는 설계를 취했다.

같은 세일피시 플랫폼과 같은 스트리밍 기능을 갖고 있지만, 에보 75와 에보 150은 제법 가격 차이가 있는데, 물론 그에 상응하는 기능적, 퀄러티적(?) 차이가 있다. 일단 파워 앰프 모듈이 다르다. 8Ω 기준 채널당 75W, 4Ω 125W의 에보 75에 비해 에보 150은 8Ω 150W, 4Ω 250W 출력으로 정확히 에보 75의 2배 출력을 낸다. 게다가 4세대 세일피시는 같지만, DAC는 다르다. 에보 75는 ES9016K2M 칩을 썼고, 에보 150은 이보다 높은 ES9018K2M을 썼다. 칩 자체 성능 차이는 아주 크지는 않지만, 두 제품의 음질 차별화가 있는 셈이다.

기능적으로는 좀더 차이가 크다. 에보 150은 아날로그 턴테이블 연결이 가능한 포노 앰프, USB Audio 입력, 아날로그 밸런스 입력으로 에보 75보다는 훨씬 다양한 기기 연결과 시스템 확장이 가능하다.

테스트는 마르텐의 오스카 트리오를 사용하고, 소스는 타이달 스트리밍으로 시청했다, 89dB, 6Ω 임피던스의 오스카 트리오는 스펙으로는 그리 난해하게 보이지 않는 스피커지만, 실제로는 울리기가 만만치 않다. 에보 150은 여유롭게 오스카 트리오를 흔들었다. 캠브리지 오디오다운 내추럴 톤에 음상이 약간 뒤로 맺히는 브리티시적 컬러와 더불어 사운드 스테이지의 입체감과 무대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심도의 표현이 꽤 훌륭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고역과 명료하고 깨끗한, 그리고 어둡지 않은 중역의 단정함은 이 앰프의 장점이라 부를 만하다. 별도의 소스기기와 음반 없이 올인원 앰프로 이 정도 사운드를 내는 것을 보면 확실히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번스타인과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를 들으면 확실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총주에서의 금관, 합창, 오르간 등이 모두 울려 펴질 때 힘과 스케일을 들려주는데, 특히 입체적인 무대와 심도 표현, 그리고 안정적인 음상의 유지는 꽤나 인상적이다.

피아노 사운드도 에보 시리즈의 강점 중 하나다. 키스 자렛의 쾰른 콘서트 같은 ECM 녹음에서는 매우 투명하고 깨끗한 피아노 사운드를 매우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전달해준다. 특유의 스테이징으로 사실적인 무대 연출과 함께 디지털 냄새가 거의 없는 자연스러운 피아노 터치를 들려주었다.

이제는 인티앰프 시장이 완전히 유니버설 올인원의 전쟁터로 바뀌었다. 먼저 등장한 네임이나 아캄, NAD 같은 앰프들에 이어 캠브리지 오디오도 출사표를 던지며 전쟁터에 폭탄을 터뜨렸다. 경쟁자들보다 늦은 만큼 준비는 철저했고, 앞선 제품들을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탁월한 성능과 뛰어난 디자인, 그리고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한다. 하이파이 초심자들이나 서브 시스템을 고려 중인 오디오파일들이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즐거운 올인원의 세계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


가격 415만원  
실효 출력 150W(8Ω)  
앰플리케이션 클래스D Hypex Ncore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1, USB B×1, Ethernet×1  
HDMI 지원(ARC)  
아날로그 입력 RCA×1, Phono(MM)×1, XLR×1  
프리 아웃 지원  
서브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0, -3dB)  
블루투스 지원(Ver4.2, aptX HD)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크기(WHD) 31.7×8.9×35.2cm  
무게 5.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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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6월호 - 5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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