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Acoustic Ghost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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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Acoustic Ghost Silver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5.11 10:45
  • 2021년 05월호 (58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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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감탄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퍼포먼스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계의 화두는 알루미늄. 이제는 드라이버나 신소재의 범위를 벗어나 인클로저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알루미늄을 비롯한 금속성 물질이 최상의 솔루션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만난 서준혁 대표가 운영중인 몬 어쿠스틱(Mon Acoustic)은 아직 필자에겐 과문하다. 그야말로 다크호스로 등장한 셈인데, 최첨단 설계 이론과 독자적인 기술을 베이스로 해서, 현대 하이엔드의 흐름에 부합하는 제품을 낸 부분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어떤 연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하이엔드 스피커 업계에 당차게 출사표를 내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기백과 포부가 마음에 든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그 전모를 살펴보자.

현재 동사는 다섯 종의 스피커와 한 종의 인티앰프, 그리고 한 종의 액세서리를 생산하고 있다. 액세서리는 모어 내추럴 박스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소스나 앰프에 연결하면 말 그대로 자연스럽고, 디테일이 풍부한 음을 낸다고 한다. 이런 류의 액세서리 역시 처음이다. 나름대로 확고한 음향 이론을 베이스로 삼은 회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본 기 고스트 실버(Ghost Silver)는, 동사의 다섯 종의 스피커 중 둘째에 해당한다. 그 위로는 플래티넘이 있다. 일단 톨보이 형태의 제품군은 모두 가운데에 트위터가 있고, 그 위·아래에 미드·베이스가 달린 형태라, 기본적인 구조는 대동소이하다. 단, 가격에 따라 들어가는 드라이버의 종류나 인클로저의 사이즈 등이 좀 다르다. 참고로 북셀프도 한 종이 제안되고 있다.

고스트 실버의 경우, 당연히 눈에 띄는 것은 수려한 인클로저 마감이다. 정말 알루미늄을 정밀 가공으로 만들었다. 손으로 만져보면 일체의 틈이 없다. 이 자체의 공정이나 물량 투입이 일단 만만치 않다. 또 네 개의 발을 동원해서 별도의 플레이트에 얹힌 부분이나 밑으로 빠지는 형태의 덕트를 단 부분은, 여러 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특히 진동 억제라든가, 설치 공간의 자유도 등을 고려하면 매우 추천할 만한 설계다. 또한 받침대 중간에 음핑고 소재를 더한 것도 인상적이다.

드라이버는 일단 AMT 트위터가 눈에 띈다. 더 놀라운 것은 직접 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손재주에 대해선 두 말하면 잔소리고, 따라서 이런 세밀한 가공을 필요로 하는 컴포넌트에는 특히 유용하다고 본다. 일단 난이도가 높고, 제작 공정도 까다롭다. 이것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당연히 엄지손가락을 세워주고 싶다.

한편 상단과 하단의 드라이버는 같은 미드·베이스로 착각하기 쉽다. 본 기의 설계 방식이 3웨이에 가까운 2.5웨이라고 한다. 따라서 상단의 드라이버는 일종의 미드·베이스이고, 하단에 있는 것은 전문적인 우퍼라고 하겠다. 전자는 동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드라이버이기도 하다. 동사가 주장하는 자연스러운 음(Natural Sound)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알니코 자석을 동원한 점이 눈에 띈다. 진동판은 페이퍼 콘 계열이지만, 여기에 양모를 비롯한 복합 소재가 투입되었고, 또 독자적인 코팅도 실시되었다. 한편 우퍼는 스카닝의 5H를 사용했다. 3개의 다른 성향의 유닛들이 멋진 하모니와 밸런스를 만들어 가는데, 이 제작사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동사는 네트워크 설계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특별히 슈퍼 내추럴 네트워크라고 부를 만큼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또 하이엔드와 빈티지의 강점을 골고루 갖춘 사운드는 상당히 매력적이며,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척 양호하다. 금속제 인클로저를 동원한 덕분에 무려 78kg이나 나가는 무게는 만만치 않지만, 8Ω 임피던스와 88dB라는 감도는 앰프의 부담을 많이 덜어주고 있다. 싱싱하고, 빠르고, 투명하면서 매혹적인 질감을 아울러 갖춘 본 기의 장점은 시청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참고로 매칭 앰프는 블록 오디오의 프리·파워 세트.

첫 곡은 하이팅크 지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8번 3악장. 현악군의 반복적인 리프 위에 관악군과 첼로의 순간적인 어택이 돋보인다.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이 일품이다. 대형 스피커의 로망은 이런 대편성에서 아낌없이 발휘된다. 바닥을 두드리는 저역부터 천장을 뚫는 고역까지, 연신 감탄하게 된다. 전체적인 뉘앙스도 무척 고급스럽다. 금속제 인클로저가 주는 다소 차가운 음이라는 선입견은 그냥 선입견일 따름이다. 적절하게 따스한 질감은 계속 음악을 듣고 싶게 만든다.

이어서 제리 멀리건의 ‘Prelude In E Minor’. 쇼팽의 작품을 재즈로 편곡한 것인데, 일단 바리톤 색소폰의 깊고, 풍부한 저역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어지는 트럼펫과 트롬본, 그리고 기타의 릴레이 솔로는 재즈가 갖고 있는 센티멘털리즘을 극대화시킨다. 풍부한 더블 베이스의 백업과 다양한 악기들의 어우러짐이 여축 없이 드러나고 있다. 왜 알루미늄이 중요한 소재인지 이런 음악을 들어보면 대번에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Babe, I'm Gonna Leave You’. 명료한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를 배경으로, 다소 고독한 느낌의 보컬이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잔잔하지만, 중간중간 광기의 폭발도 나타난다. 전체적인 다이내믹스가 훌륭하고, 하이엔드 클래스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 묘사가 눈부시다. 일체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게 마무리된 재생음은 분명 특필할 만하다. 듣는 내내 주목해볼 만한 내용과 실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


가격 1,200만원  
인클로저 풀 알루미늄 절삭 가공  
사용유닛 우퍼 스카닝 5H, 미드레인지 알니코 마그넷, 트위터 AMT  
재생주파수대역 38Hz-24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크기(WHD) 25×110×44cm  
무게 7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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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5월호 -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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