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QII Classic Integ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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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d QII Classic Integrated
  • 김남
  • 승인 2021.04.09 17:32
  • 2021년 04월호 (58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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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의 진가가 드러난 아름다운 진공관 앰프

스트리밍 뮤직이 넘쳐나지만 그런 것에는 관심 없다는 듯 쿼드가 내놓은 정통 아날로그 진공관 인티앰프이다. MC까지 대응하는 포노단이 내장되어 있고, KT66이라는 다소 특이한 출력관을 사용, A급이면서도 5극관에서 극도로 절제한 25W의 출력을 뽑고 있다. 즉, QⅡ 클래식 인티그레이티드는 일종의 LP와 빈티지 애호가를 위한 특화 제품이나 다름없다. 작년에 미국에서는 LP가 2500만 장 이상 팔렸다는 뉴스가 나왔다. 음악은 결국 아날로그가 시작이면서 종착점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뉴스인 것 같아 감회가 인다.

QⅡ 클래식 인티그레이티드는 암만 뭐라고 해 봐야 음악은 클래식이고 클래식은 아날로그라고 하는 쿼드의 원래 정통을 과시하는 제품으로, DAC는 고사하고 밸런스 연결 단자도 없다. 그리고 비트가 심한 요즘 젊은층의 음악용이 아니라는 것, 그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듣지 말아 주세요 라는 것을 은연중으로 드러내는 이런 오만과 독선은 쿼드가 아니면 사실 어렵다. 1990년대에 ‘우리 기기로 클래식을 듣고 문제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라는 이런 광고를 냈던 제작사가 쿼드이다.

원래 쿼드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것은 1950년대에 발표한 쿼드 Ⅱ라고 하는 자그마한 진공관 모노럴 파워 앰프였다. 군웅이 할거하는 시절이 된 지라 그 시절만큼 강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쿼드의 이름을 잘 알고 있는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추억의 오리지널 쿼드 Ⅱ 제품을 리바이벌이나 다름없이 설계·재현해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놓은 제품이 시청기인데, 출시하자마자 정통 아날로그 팬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진공관 앰프 설계의 귀재로 불리는 유명한 팀 드 파라비치니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요즈음 진공관 앰프는 초창기보다 훨씬 복잡해져서 덩치가 크고 무겁다. 그러나 시청기는 초기의 쿼드 Ⅱ 크기와 무게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디자인과 컬러도 처음처럼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앰프, 고급 빈티지 애호가를 위한 오디오파일급 소형 제품이라고 평가받는다.

영국 쿼드의 이름은 지금 30대나 40대 초반이라고 한다면 사실 다소 관심이 떨어지는 기기에 속한다. 그러나 80년대 무렵 오디오에 귀가 열린 세대에게 쿼드는 그야말로 환상의 명기, 오디오의 세계적 레퍼런스에 속했다. 연 그레이 색상의 44 시리즈인 프리, 파워, 튜너 컴포넌트가 그 시절 동경의 기기였고, 그 이전 세대에게는 쿼드 Ⅱ라고 하는 자그마한 진공관 앰프가 또 하나 가슴 설레던 이름이었다. 이 진공관 앰프를 모른다면 그야말로 당시로서는 간첩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쿼드의 진공관 앰프 역사는 길다. 1953년에 쿼드Ⅱ를 발표했고 갈채를 받은 뒤 1959년에 다시 쿼드 22가 나왔다. 그 앰프들은 진공관 앰프 역사에서 명기로 꼽힌다. 그 뒤로는 반도체 앰프 시대가 되면서 쿼드도 방향을 틀었으나, 근래 들어 다시 진공관 앰프가 빛을 발하게 되자 쿼드 역시 옛 초창기 제품의 리바이벌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몇 기종의 인티앰프들이 나왔지만 시청기는 그중에서도 옛 제품의 부활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제품이다. 외관은 과거의 쿼드 제품과 비슷하지만, 사운드에서는 다소 달라져서 오리지널보다는 현대적 사운드에 가깝다는 것이 해외의 평가이며, 온화한 감성과 함께 뛰어난 다이내믹 레인지가 내포되어 있다.

주특기인 아날로그단은 쿼드 수십 년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진일보했다. 프리단을 보면 쌍3극관인 6922EH를 채널당 하나씩 사용했으며, 포노단의 경우 채널당 4개의 바이폴라 TR로 설계했는데, 정밀한 RIAA 이퀄라이제이션과 함께 간단하면서도 핵심을 짚은 회로로 꾸몄고, MC 헤드 앰프를 포함한 포노단으로 완성시켰다. 그리고 파워부에는 12AX7을 초단 및 드라이브단에 투입하면서, 출력관으로 KT66을 채용하고 있다. KT66은 KT88에 비해 사용 기기가 적지만 중·저역의 질감이 풍부하면서 윤기도 있어서 클래식의 향취가 잘 살아나는 관이다. 출력단 자체는 순수 클래스A 방식으로 설계했고, 오토 바이어스로 사용이 편리하다.

이 인티앰프는 성능은 상당하면서도 크기는 미니멀이다. 특유의 그레이 마감, 클래식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며, 포노단의 실력은 뛰어난 것으로 해외 호평이 공개되어 있기도 하다. 음색 균형은 매우 중립적이며 아늑한 정서감이 으뜸. 부드러운 저음으로 따뜻하고 유연하게 들린다. 보통의 어쿠스틱 또는 팝, 재즈 등에서 부족함이 없다.


가격 650만원   
사용 진공관 KT66×4, 12AX7×4, 6922EH×2  
실효 출력 25W(8Ω)   
주파수 응답 20Hz-20kHz(+0dB/-1dB)   
입력 감도 275mV, 2mV(MM), 200㎶(MC)   
THD 0.06%   
험 & 노이즈 -98dB 이상   
크로스토크 75dB 이상   
전압 게인 34dB   
크기(WHD) 31×20×38cm

58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4월호 -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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