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SHL 5 Plus XD & Primare I35 Pris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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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SHL 5 Plus XD & Primare I35 Prism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4.09 15:43
  • 2021년 04월호 (58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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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5 진화의 최종판과 프라이메어의 만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 중의 하나가 바로 하베스(Harbeth)다. 콤팩트 7라든가, HL5 등을 쓰면서 정말 감탄했다. 그러다 이번에 신작이 나와서 눈길을 끈다. 바로 뒤에 XD가 붙는 모델이다. 오리지널 HL5의 전신이 1977년에 발표된 HL-모니터 MK1을 기반으로 한다. XD에 이르기까지 정말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이제 더 이상 개량할 부분이 없어서, HL5 시리즈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잘 만들었다.

어쨌든 HL5 시리즈의 스완 송이 되는 본 기는,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많다. 내게 있어서 브리티시 사운드의 원형은 바로 하베스이고, 동사의 다양한 제품을 접하면서 배운 점도 많다. 특히 중용의 미학은 들을 때마다 탄복한다. 높은 음악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솔직히 콤팩트 7 정도에 진공관 인티앰프를 더한다면 대부분의 음악을 만족스럽게 들을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인 본 기로 말하면, 본격적인 심포니나 대편성까지 아우를 수 있다. 만일 구입한다면 오랜 기간 한눈팔지 않고 애용할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모델이라, 사실 외관만 보면 전작들과 큰 차이는 못 느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보면 꽤 많은 변화가 느껴진다. 다행히 나는 여러 번 본 기를 접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데이터를 갖고 있다. 일단 매우 투명해지고, 대역도 넓어진 느낌. 특히, 개방적인 고역은 시원시원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질감을 준다. 저역도 더 탄탄해졌다. 스펙상의 차이는 전작과 별로 다를 게 없지만,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정말 다르다.

하베스 제품 중 흔치 않은 3웨이 방식이지만, 실제로는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구성에 슈퍼 트위터를 더한 구성이다. 그럼에도 고역 주파수는 20kHz에서 더 넘어가지 않는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는 셈이다. 어떤 면에서 기존의 트위터를 써도 무방할 터인데, 굳이 슈퍼 트위터라고 하면서 하나 더 넣은 것은, 청감상 더 맑고, 명료한 고역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래디얼 2. 참고로 재생 주파수 대역은 40Hz-20kHz다.

그런데 본 기의 스펙을 살펴보면 6Ω짜리임을 알 수 있다. 감도는 86dB. 6Ω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별로 없어서 쉽게 드라이브할 것 같지만, 86dB가 주는 압박감이 있는 것이 사실. 메이커는 150W를 피크로 본다. 그런 와중에 만난 파트너 프라이메어(Primare) I35 프라즈마(Prisma)는 여러모로 흥미롭다.

I35 프리즈마는 동사의 I30 시리즈에 속하며, 주로 CD35와 커플링이 된다. 여담이지만 CD35는 정말로 괜찮다. 아무튼 I35는 현재 세 가지 모델이 준비되어 있다. 기본이 되는 I35는 순수 아날로그 앰프이고, I35 DAC는 여기에 DAC가 부속된 모델이다. 본 기 프리즈마 버전은 여기에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발전시켰다. 즉, 타이달 등을 사용하는 분이라면, 별다른 소스기가 없이 오로지 본 기만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풍부한 아날로그와 디지털 입력단을 자랑한다. 디지털 소스기기와 연계성도 좋고, 멀티 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시 말해, 현행 인티앰프의 가장 진화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출력단을 보면 클래스D 방식을 활용하면서 여기에 동사만의 아날로그 기술을 더해 UFPD라는 독자적인 방식을 고안했고, 그것도 더 진화한 2 버전이 탑재되어 있다. 이미 아날로그 쪽에서 정평이 있는 기술력을 선보인 프라이메어인지라, 이렇게 새로운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부분은 무척 고무적이다. 그럼 본격적인 시청에 들어가 보자.

첫 곡은 하이팅크 지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8번 3악장. 반복되는 바이올린군의 리프로 긴장감이 조성되는 가운데, 관악기군의 어택이 불안하게 엄습한다. 마치 어두컴컴한 밤길을 헤드라이트에 의존해서 달리는 듯하다. 이렇게 위태롭고,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점차 편성이 거대해진다. 그런 흐름이 일목요연하게 포착되며, 대편성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다. 빠르고, 다이내믹하며 또한 시원시원하다. 정말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묵직한 베이스를 바탕으로 유려한 오케스트라가 출현한다. 심벌즈의 레가토가 청량하며, 피아노의 터치도 영롱하다. 보컬의 경우, 약간 달콤하면서 고혹적인 느낌. 듣다 보면 그냥 눈을 감고, 어느 멋진 해안가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보사노바 리듬이 주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절대로 질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퀸의 ‘Somebody To Love’. 초기의 HL5는 록이 젬병이었는데, 본 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파괴적인 드럼과 불꽃같은 기타 솔로가 피를 뜨겁게 하며, 병풍처럼 에워싼 코러스의 존재는 여느 오페라 못지않다. 신이 내린 보컬은 미친 듯이 절규하고 또 호소한다. 정말 속이 후련해진다. 하베스 특유의 미학과 예술성을 지켜가면서도 이렇게 시대에 맞게 진화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 기가 갖는 가치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Primare I35 Prisma
가격 550만원   실효출력 150W(8Ω), 300W(4Ω)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4, USB A×1, USB B×1   USB 입력 PCM 32비트/768kHz, DSD 256/11.2MHz   디지털 출력 Coaxial×1   LAN 입·출력 지원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아날로그 출력 RCA×2   앰프 모듈 Primare UFPD 2   파워 서플라이 Primare APFC   DAC AKM AK4497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출력 임피던스 100Ω   THD+N 0.01% 이하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크기(WHD) 43×10.6×38.2cm   무게 11kg

Harbeth SHL 5 Plus XD
가격 65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 2, 트위터 2.5cm, 슈퍼 트위터 2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6Ω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32.2×63.5×30cm   무게 15.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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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4월호 -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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