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NOTE 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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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NOTE S-3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3.11 10:42
  • 2021년 03월호 (58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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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내공으로 완성한 SACD 플레이어의 걸작

소울노트(SOULNOTE)라는 메이커에 대해 아는 분들은 솔직히 드물 것이다. 그러나 일본 쪽 잡지나 자료를 보는 분들에겐 무척 친숙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일본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주로 앰프와 CD 플레이어를 만드는데, 처음에는 주로 가성비가 높은 제품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하이엔드 클래스로 올라오는 와중이다. 이번에 만난 S-3이라는 SACD 플레이어는 작년에 일본을 완전히 석권할 정도로 인정받은 제품이다. 이번 시청은 최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버전 2. 정말 기대가 된다.

일단 창업자이자 주 설계자인 나카자와 씨에 대해 알아보자. 1970년대부터 오디오 업계에 종사했으니 벌써 50년에 이르는 내공을 자랑한다. 주로 마란츠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앰프와 CD 플레이어에 관여한 이력이 있다. LHH100이나 500, 1000 등을 언급하면, 그의 배경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에 독립해서 소울노트를 창립한 후, 2007년에 CD-1.0을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논 NFB 방식의 아날로그 증폭단에 독립된 전원부를 갖춘 CDP로, 마란츠 시절에 쌓은 노하우를 듬뿍 발휘했다. 그 기술의 연장선상이 바로 본 S-3이다. 동사 최초의 SACD를 다루는 기기로, 여기서 3이라는 숫자가 각별하다. 이 메이커의 하이어라키를 보면, 보급형에 1, 고급형에 2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3은 하이엔드 클래스를 말하며, 그 내용을 따져보면 오히려 본 기의 가격표가 저렴하다고 느낄 정도로 알차다.

우선 본 기는 디지털 센터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뛰어난 DAC를 갖추고 있다. 이쪽만 사용해도 만족할 정도로 레벨이 높다. 특히, PCM뿐 아니라 DSD도 커버하기 때문에, 스트리머라든가, PC 등을 걸어서 고음질 파일을 즐길 수 있다. 단품 DAC, 그것도 하이 퀄러티의 제품에서 볼 수 있는 사양과 음질을 담아냈다. 아무튼 본 기의 기본기가 얼마나 탄탄하냐 웅변해준다.

참고로 그 내용을 보면 이렇다. 동축 입력의 경우, PCM은 192kHz, DSD는 2.8MHz까지 다룬다. USB 입력단을 사용하면, PCM은 768kHz, DSD는 22.6MHz까지 커버한다. 현존하는 최상의 스펙을 구현한 것이다. 또 이 정도라면 한동안 디지털 쪽의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될 정도로 넉넉하다. 상당한 액수의 보험을 든 기분일 것이다.

여기에 사용한 DAC 칩은 ESS의 ES9038PRO. 상당한 고사양의 제품이다. 이것을 채널당 2개씩, 총 4개를 동원했다. DAC 칩의 존재가 흥미로워, 물량투입을 할수록 음질이 좋아진다. 그냥 스펙만 보면 별 차이가 없는데, 직접 들어보면 정말 다르다.

한편 트랜스포트부는 D&M에서 쓰이는 것을 채용했다. 그것도 매우 고가의 제품으로, 그리고 베이스는 동사에서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한 제품이다. 이것을 1점 지지로 마무리했다. 내·외부의 진동에 강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이 부분만 따로 사진을 놓고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빼어난 만듦새를 자랑한다.

아날로그 출력단은 동사가 자랑하는 논 NFB 방식이 채용되었다. 일체 피드백을 걸지 않으면서, 우수한 주파수 응답 특성을 얻기란 말이 그렇지 결코 쉽지 않다. 오랜 세월 동안 갈고닦은 실력이 발휘되었음은 물론이다. 이것을 밸런스 회로로 구축해서, 최상의 전압 증폭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이것을 동사는 타입-R 서킷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전원부에도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대용량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를 두 개 사용할 뿐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 쪽을 나눠서 공급하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과 함께 XLR/RCA로 제공되는 아날로그 출력단은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로그 오디오의 스핑크스 3, 스피커는 오디오솔루션의 피가로 M을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율리아 피셔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펜타톤에서 나온 SACD인데, 확실히 이 포맷의 우수성을 실감하게 된다. 마치 LP를 듣는 듯, 무척이나 아날로그적이고 자연스럽다. 각 악기의 질감이 생생하며, 전체적인 조화가 멋지다. 빼어난 밸런스에도 주목할 만하다. 고요하게 허공에서 떠오르는 바이올린을 만나면 정말 가슴이 두근거린다.

바이올린 곡을 하나 더 들었다. 힐러리 한의 바흐 작품, 바이올린 협주곡 2번 BWV 1042 1악장. 일단 매우 상쾌하다. 찬란한 아침 햇살을 받는 듯하다. 빠르고, 정확하면서 심지가 곧은 바이올린을 만난다. 톤 자체가 무척 매력적이다. 그에 상응하는 악단의 정교한 백업. 착착 호흡이 맞는다. 사실 이왕 CD를 모으려면 SACD를 사는 편이 낫다. 왜 그런지는 이런 음악을 들어보면 잘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야신타의 ‘And The Angels Sing’. 역시 SACD. 과연 풍부한 공간감이 감지되는 재생이다. 보컬 자체는 촉촉하고 또 관능적이다. 침을 삼키고, 숨을 내쉬는 부분이 음악적으로 표현된다. 숨을 죽이고 듣게 된다. 깊은 더블 베이스 라인, 기분 좋게 찰랑거리는 심벌즈 레가토 등이 절로 발장단을 하게 만든다. 이 정도 수준으로 LP를 들으려면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본 기의 가격보다 훨씬 더 들 것 같다.


가격 1,60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USB B×2, Zero Link×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특성 2Hz-150kHz(+0, -1dB)  
출력 레벨 2.8V(RCA), 5.6V(XLR)  
S/N비 110dB  
THD 0.008%  
크기(WHD) 45.4×17×39.3cm  
무게 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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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3월호 - 5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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