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o Audio KTE May 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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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o Audio KTE May DAC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3.11 10:38
  • 2021년 03월호 (58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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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하라! 고성능 DAC의 새로운 강자

처음 제품을 받아봤을 때부터 강렬한 느낌이었다. 무려 전원부 분리형 DAC. 음질로 승부하는 제품이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제품명이 메이(May). 우리가 통상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는 5월을 뜻하는 것인가? 하지만 명판에 쓰여있는 한자 매(梅)가 눈에 띄었다. 그렇다. 우리가 흔히 매화라고 부르는 매이고, 중국어로 메이라고 읽는다. 그런 뜻인 것이다.

혹 설중매라고 아시는지? 눈이 올 때조차 스러지지 않고 고고한 향기를 빚어내며 피어 있는 매화를 뜻하지 않은가? 어쨌든 DAC는 이런 설중매와 같은 존재다. 숱한 지터와 노이즈와 샘플링과 싸우기 때문이다. 그런 난관을 뚫고 고고하게 음악의 향기를 빚어내는 존재. 그래서 메이라는 제품명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제품을 들어보면 그런 느낌이 일종의 확신으로 바뀐다.

사실 본 기 메이를 설명하려면, 최소한 며칠을 끙끙대고 공부해야 하고, 적어도 소책자 정도의 논문은 필요한 실정이다. DAC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꼼꼼하게 점검해서, 노이즈라든가 지터를 거의 제로(Zero) 수준으로 떨어트리려는, 정말 눈물겨운 연구와 시행착오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1억대가 넘는 DAC가 출현하는 요즘 시장에서, 오히려 빼어난 가성비를 자랑하는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디지털 볼륨단 정도만 장착해주면 꼭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나중에 옵션 형태로 서비스해주면 어떨까 싶다. 실제 메이는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리뷰 버전은 최상급 모델로 KTE 옵션이다.

일단 스펙이 놀랍다. R2R 래더 방식을 차용하면서, 그 성능을 극한까지 밀어붙였다고나 할까? 덕분에 DSD는 1024, PCM은 1,536MHz까지 지원한다. 이 압도적인 내용을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그 두 배의 사양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만일 그렇다면 거의 전율할 수준이다. 디지털 쪽은 일단 스펙이 빵빵해야 한다. 예를 들어 TV를 보자. 아날로그 시절엔 일본 쪽이 월등했지만, 디지털 쪽으로 특히, 4K로 넘어서면서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삼성과 LG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렇게 스펙이 우월하면, 내용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디지털 쪽은 그렇다.

본 기의 개발을 위해 동사는 무려 3년간 날밤을 새면서 분투했다고 한다. 따라서 숱한 업적이 뒤따라오는데, 그중 흥미를 끄는 사항 몇 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우선 DSD 신호를 PCM 신호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클릭 노이즈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트렸다. 또 USB 모듈을 개편해서 새로운 티나니스(Titanis) 2.0 FPGA를 사용했고, 특주한 펌웨어까지 동원했다. 지터 제로라 해도 무방하다.

기본적으로 본 기는 완벽한 듀얼 모노 구성으로, 전원부도 마찬가지. 이를 위해 루비콘의 ZLH 캡스, 파나소닉 FC, 비샤이 캡스 등 고급 부품을 엄선했고, 플랫와이어 전원 트랜스를 특주했다. 이것은 자기 누설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서킷 설계를 보면 4개의 라인을 분리시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MCLK 서킷의 경우 데이터 신호와 일절 접촉하지 않고, 오로지 지터만 관리한다. 한편 지터 저감을 위해 PLL 서킷을 새롭게 설계했으며, 크리스텍 VXCO 클록을 동원해서 디지털 입력 신호를 완벽하게 리클록킹하고 있다. 거의 정신병자에 가까울 정도의 완벽주의를 지향한 셈이다. 입력단도 풍부해서 AES/EBU, 옵티컬, 코액셜, BNC, USB B 등을 장착하고 있다. 이 정도 내용과 구성이라면 향후 10년간은 업그레이드 욕구를 버려도 좋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하베스의 SHL 5 플러스 XD를 동원했고, 앰프는 트라이곤의 에필로그를 사용했다.

첫 곡은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베토벤의 교향곡 5번 1악장. 확실히 풍부한 정보량을 자랑한다. 물밀 듯이 쏟아진다. 그러면서 반응이 빠르고, 타임 얼라인먼트가 정확해서, 가히 실시간으로 듣는 느낌이다. 4차 산업 시대에 구현할 경지라고나 할까? 그러면서 매우 아날로그적이다. 마치 LP를 듣는 듯하다. 단단히 한 방 먹었다.

이어서 ‘Bohemia After Dark’. 기분 좋은 포 비트를 바탕으로 2관의 멋진 앙상블이 등장한다. 트롬본과 테너 색소폰이라는, 매우 개성이 다른 혼 악기의 조합은 각별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녹음 연대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싱싱하고, 신선한 재생음이 특별하며, 소스에 담긴 모든 정보와 뉘앙스와 맛을 풍부하게 재현하고 있다. 급수가 확실히 다른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Cry Me A River’. 스케일이 크고, 다양한 악기들의 존재감이 빼어나며, 단아한 보컬의 매력이 돋보인다. 이런 대편성에서 확실히 본 기의 진가가 빛을 발하고 있다. 거의 스튜디오에서 듣는 듯한 정확함과 정교함이다. 그러나 기계적인 재생에 그치지 않고, 마치 아날로그를 듣는 듯한 자연스러운 뉘앙스와 고품위한 음색을 잃지 않고 있다.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전율할 만한 수준이다. 최신 사양으로 무장한 새로운 강자의 등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가격 740만원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1, Coaxial×1, BNC×1, USB B×1  
크기(WHD) 43×5.5×30cm  
무게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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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3월호 - 5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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