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목공 기술자한테 펜오디오의 스피커 사진을 보여 주며 이런 인클로저를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철제보다도 더 단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자작나무 합판을 강력 무공해 접착제를 이용해 수십 겹으로 압착해야 하는데, 대여섯 장이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수십 장의 많은 판재(대강 헤아려 보니 40장이 넘는 것 같다)를 높은 압력으로 접착한다는 것은 국내 기술력으로는 안 된다고 한다. 게다가 사각형의 단순한 통은 쉽지만 내부에 각기 독립 공간, 그것도 크기와 각도가 다르며 연결 통로까지 방향이 다르면 통 원목을 깎아 내는 정도의 가공 능력이 필요한데 누가 그 귀찮은 일을 하겠냐는 것이다.

이 자작나무 합판은 북구의 추운 고장이 본고장으로, 그 제품이 일급이고, 또 그것을 이렇게 가공할 수 있는 기술도 그쪽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이다. 펜오디오는 그 점에 착안 20여 년 전에 핀란드에서 자작나무 합판을 스피커에 적용해 첫 제품을 내놨다. 1990년대 말 그 2웨이의 소형기를 처음 봤을 때 대나무 조각으로 만든 줄로만 알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펜오디오의 Talvi(겨울)는 2.5웨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이며, 동사의 플로어스탠딩 제품 중 막내 급이면서 최신작이다. 이 스피커는 동사가 즐겨 채용하는 시어스의 최고가인 엑셀 라인의 유닛을 사용한 것이 특징. 센터에 페이즈 플러그가 장착되어 있고, 우퍼 재질은 CURV라는 신소재인데, 마치 직조 섬유처럼 가로세로 그물망처럼 섬유 줄기가 보인다. 25mm 크기의 트위터도 같은 시어스의 엑셀 라인의 실크 돔 제품이다. 크로스오버는 사진으로 공개되어 있는데, 문도르프 콘덴서와 큼지막한 공심 코일이 인상적. 이 크로스오버는 동사에서도 핸드 메이드로 완성하는 프리미엄 급으로 분류가 된다. 바인딩포스트도 급에 맞게 WBT 넥스트젠을 사용했다.

동사가 시종일관 플로어스탠딩 모델을 날렵한 스타일로 만들고 더 이상 크기를 확대하지 않는 것은 재질의 특성상이지만, 시청기만 해도 이 사이즈로는 어려운 공간 확대 능력을 가지고 있다. 20여 평의 공간까지도 권장 사용 범위이다. 소리는 인상처럼 청량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며 윤기가 배어난다. 그러면서도 음장감이 뛰어나 시청실을 꽉 채운다. 날렵한 체구임에도 고가의 대형기 못지않다.

가격 610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4.5cm 시어스, 트위터 2.5cm 시어스 엑셀   재생주파수대역 34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00Hz, 5.5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W 이상   크기(WHD) 16.6×108.6×31.6cm   무게 2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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