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k Stereo 130 Walnut · CDT Walnut & Tannoy Prestige GR Autograph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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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k Stereo 130 Walnut · CDT Walnut & Tannoy Prestige GR Autograph Mini
  • 김편
  • 승인 2021.02.13 23:49
  • 2021년 02월호 (58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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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뉴트로 조합

개인적으로 2020년을 뜨겁게 달군 오디오 뉴스 중 하나는 영국 리크(Leak)가 40년 만에 부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쿼드, 와피데일, 오디오랩 등을 거느린 다국적 오디오 기업 IAG가 리크 브랜드를 달고 인티앰프 스테레오 130과 CD 트랜스포트 CDT를 선보인 것이다. 1934년 설립돼 1950-6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리크는 1969년 랭크(Rank) 그룹에 매각된 후 1970년대 말 생산을 중단했었다.

스테레오 130은 1963년에 리크가 출시했던 업계 최초의 올 트랜지스터 앰프 스테레오 30을 모델로 삼았다. 리크 설립자인 해럴드 조셉 리크(Harold Joseph Leak)가 당시 한 손에 들고 찍은 광고로 유명한 바로 그 앰프다. 때문에 스테레오 130은 한눈에 봐도 정겨운 옛 추억을 소환하는 레트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 내용물을 보면 2020년에 나온 앰프가 맞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스테레오 130은 사각 월넛 인클로저에 MM 포노 입력을 포함한 언밸런스(RCA) 입력 단자 3조를 갖췄으며, 디지털 입력 단자(광×2, 동축×1, USB B×1)와 PCM 384kHz 및 DSD256 스펙의 DAC, 커런트 피드백 설계의 헤드폰 앰프를 마련했다. aptX 코덱을 지원하는 블루투스도 된다. DAC 칩은 ESS Sabre32 레퍼런스 ES9018K2M을 썼고, 포노 스테이지는 JFET를 기반으로 업계 표준인 RIAA 커브를 지원한다. 

스테레오 130은 또한 베이스와 트레블 톤 컨트롤 노브를 갖춰 룸 환경이나 유저 취향에 따라 적극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그럴 일은 아마 거의 없겠지만 다른 파워 앰프와 연결을 위한 프리 아웃 단자, 다른 DAC와 연결을 위한 디지털 아웃 단자도 갖췄다. 가장 관심거리인 출력은 클래스AB 증폭으로 8Ω에서 45W, 4Ω에서 65W를 낸다. 전원부는 200VA 토로이달 트랜스 등 리니어 구성이다. 

제짝으로 나온 CDT는 동축과 광 출력단만 갖추고 있는 순수 CD 트랜스포트. 아날로그 출력단이 없기 때문에 스테레오 130의 디지털 입력단에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해야 비로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지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마스터 클록으로 온도 보상 크리스털 오실레이터를 채용했다. 전면에는 USB 입력이 보이는데, 이는 USB 메모리 재생을 위한 것이다.

리크의 CDT, 스테레오 130과 매칭한 스피커는 영국 탄노이(Tannoy)의 인기 모델 프리스티지 GR 오토그래프 미니(Prestige GR Autograph Mini). 1954년에 출시된 오토그래프를 셀프 오마주한 모델인 만큼, 리크 CDT 및 앰프와는 한 브랜드에서 나온 것처럼 근사하게 어울린다. 오리지널 오토그래프 미니는 2005년에 처음 나왔고, 시청 모델은 2018년에 내부 스펙과 외장 마감을 변경한 GR(Gold Reference) 버전이다.

우선 월넛 마감의 인클로저와 오톨도톨한 질감의 오트밀 그릴이 시선을 잡아맨다. 역시 탄노이는 이런 디자인 감성에 있어서 일가를 이룬 브랜드다. 위에서 보면 각 꼭지점이 5cm 정도 평면으로 마무리된 삼각형 모양인데, 확실히 코너형 스피커였던 오토그래프를 본뜬 형상이다.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후면 세로로 난 싱글와이어링 단자 위에 마련됐다. 

전면 그릴을 떼어내면 탄노이의 자랑 듀얼 콘센트릭 동축 유닛이 보인다. 4인치 펄프 콘 중심에 0.75인치 티타늄 돔 드라이버를 집어넣었다. 트위터를 자세히 보면 메탈 소재의 동심원 여러 개가 웨이브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튤립 웨이브가이드라는 것으로 탄노이 유저라면 익숙할 것이다. 공칭 임피던스는 8Ω, 감도는 85dB, 주파수 응답 특성은 106Hz-20kHz(±3dB)를 보인다. 

리크와 탄노이의 레트로 조합이 들려준 소리는 그야말로 멋진 신세계였다. 무엇보다 정신이 번쩍 날 만큼 높은 음압이 필자를 압도한다. 언제나 그랬지만 오토그래프 미니는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 여기에 거의 깔맞춤의 CDT와 앰프를 거느렸으니 보는 눈맛도 근사하다. 에미넴의 ‘Premonition’을 들어보면 엄정하게 음들을 스케치해서 빈틈없이 색을 칠해주는 것 같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는 사운드 스테이지가 약간 작기는 하지만 그 안에 색소폰과 드럼, 베이스가 분재처럼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마음껏 위로 뻗는 트럼펫의 고음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에서 시청실 바닥으로 처박히는 첼로 저역의 무게감은 그야말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수준이다. 보컬 목소리의 생생한 질감은 CD 트랜스포트와 DAC, 앰프가 일정 수준에 올랐다는 증좌다. 음악을 즐겁게 듣기 위해서라면 더 이상의 조합이 필요할까 싶다. 이들 덕분에 2021년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Leak Stereo 130 Walnut
가격 154만원   실효 출력 45W(8Ω), 65W(4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1, USB B×1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2, Phono×1   프리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DAC ESS Sabre32 레퍼런스 ES9018K2M   프리 출력 레벨 2.3V(최대)   입력 임피던스 10㏀, 47㏀(MM)   입력 감도 480mV, 4.1mV(MM)   S/N비 108dB 이상   THD 0.005% 이하   블루투스 지원(Ver4.0, aptX)   크기(WHD) 32.6×14.6×27.6cm   무게 8.3kg

Leak CDT Walnut
가격 109만원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출력 레벨 500±50mV   주파수 응답 20Hz-20kHz(-0.01dB)   출력 임피던스 75Ω   크기(WHD) 32.6×14.5×28.3cm   무게 6.9kg

Tannoy Prestige GR Autograph Mini
가격 320만원   구성 2웨이   사용유닛 10.1cm 듀얼 콘센트릭 풀레인지   재생주파수대역 106Hz-20kHz(±3dB)m   임피던스 8Ω   최대 음압레벨 85dB/W/m   파워 핸들링 50W   캐비닛 솔리드 우드+MDF, 베이스 리플렉스형   크기(WHD) 20.9×35.6×15.6cm   무게 4.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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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2월호 - 5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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