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ave V80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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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ave V80 SE
  • 장현태
  • 승인 2021.01.10 23:21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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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에서 차별화된 특별한 KT150 인티앰프

진공관 앰프 브랜드들은 특히 각 브랜드마다의 개성과 콘셉트가 차별화되어 있다. 유럽계와 미국계 브랜드들의 차별화도 눈에 띄지만, 유럽 중에서도 독일 브랜드들의 개성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도이치 사운드라고 불리는 브랜드들이 유난히 독자적인 성격이 강한 편인데, 옥타브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올드 진공관 사운드를 과감히 탈피해 현대적인 도이치 스타일의 진공관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으며, 하이엔드 사운드의 성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옥타브만의 명확한 사운드 철학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동사의 제품들은 다양성과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데, 특히 플래그십인 주빌리(Jubilee) 시리즈의 제품들은 해외 쇼에서 항상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옥타브 제품 중 유난히 인티앰프와 프리앰프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현재 옥타브의 인티앰프 중 가장 상위 플래그십 모델이 V80 SE인데, 이 제품은 옥타브 인티앰프가 왜 인기 있는지 전달하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첫 번째로 사운드다. V80 SE가 KT150을 채용해 현대적인 하이엔드 사운드를 추구하는 진공관 인티앰프라는 점이다. KT88과는 차별화된 현대적인 고출력을 추구하는 KT150 출력관의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옥타브 브랜드의 사운드 철학을 맘껏 들려주고 있다. 특히 명확한 중·고역 표현력과 대역 재생의 균형이 잘 잡힌 스타일을 제대로 들려주고 있다.

두 번째, 옥타브 스타일이 잘 반영된 하드웨어 설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KT150, KT120 출력관과 고출력 대응을 위해 대부분의 전원 설계와 증폭 회로부에 새로운 설계가 반영되었다. 출력은 4Ω 기준 채널당 최대 150W의 출력으로 완성되었다. 출력관의 바이어스는 고정 바이어스 방식이며, 바이어스 미터 같은 것도 필요 없이 편리하게 전면에 3단 LED 라이팅 가이드로 손쉽게 맞출 수 있다. 출력관 드라이브용으로 12AU7을 사용하고 있으며, 입력용 초단은 12AT7을 채널당 절반씩 할당했다. 그리고 기존 5극 출력관들의 사용을 위한 배려로, 후면에 파워 실렉터 스위치가 Low 모드일 때 KT88, 6550, KT90, KT100도 사용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디자인과 부가 기능이다. 외관 스타일은 표준적인 진공관과 트랜스포머 배치를 중심으로 알루미늄 케이스가 정교하고 깔끔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V80 SE는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갖추고 있는데, 200Ω에서 0.008%의 낮은 디스토션 레벨의 고성능 헤드폰 앰프를 내장했으며, 스피커 출력과 동시 또는 선택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RCA 입력과 XLR 입력을 기본으로, 추가 옵션으로 MM 또는 MC 포노부 설치가 가능하다. 전면 모드 스위치를 ‘Extern’으로 선택하면 프리앰프 또는 파워 앰프가 독립적으로 사용된다. 또한 다양한 보호 기능들이 적용되었는데, 에코 모드 설정을 통해 무신호 시 전력 소모를 최소화시켜 주며, 출력관에 서서히 전압을 공급하는 소프트 스타트 기능을 탑재했고, 불필요한 서지 전압을 제어해 진공관을 보호하고 수명을 연장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옵션 전원 박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옵션으로 전원을 보강해 주는 블랙 박스 또는 슈퍼 블랙 박스를 연결할 수 있다. 슈퍼 블랙 박스는 전원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V80 SE의 전원부 커패시터를 추가해 주는 방식으로, 사용 전후의 사운드는 확연히 구분된다. 슈퍼 블랙 박스에는 3,300㎌의 대형 커패시터 9개가 직·병렬로 연결 후 장착되며, 이를 통해 강력하게 전원을 보강해 주고, 노이즈 필터링과 전류의 안정적인 전달, 댐핑 능력 향상을 가져와 전체 사운드의 다이내믹과 명료도 상승에 도움을 준다. 특히 저역 구동이 어려운 대형 스피커를 사용한다면 필수 아이템으로, 시스템에 따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연결과 동시에 공간을 가득 채워 주는 에너지가 바뀌며, 중·저역 사운드의 밀도가 상승하게 된다.

시청은 Jopus Audio 시청실에서 V80 SE에 슈퍼 블랙 박스를 연결해 윌슨 오디오의 신형 스피커인 사브리나X와 매칭해 진행했다.

보컬 곡으로 제이슨 므라즈의 ‘Butterfly’를 들어 보면 시작과 함께 강력하게 전달되는 킥 드럼과 베이스의 저음이 곡 전체 분위기를 장악해 리스닝 공간을 가득 채워 주었다. 므라즈의 목소리는 단정하고 중역의 명료도가 부각되어 적극적으로 표현해 줌으로써 곡의 흥겨운 분위기를 더욱 돋우어 주었다.

실내악 곡으로 카를 슈타미츠의 클라리넷 협주곡 7번 E플랫 장조를 안드레아스 오텐잠머의 클라리넷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홀 전체 공간을 강조하기보다는 클라리넷에 집중할 수 있었고, 클라리넷의 보어 울림은 화려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담백해 온화한 목관 사운드를 표현했다. 그리고 중역 톤은 부드럽고 고역은 해상력이 살아 있는 등 일반적으로 들어왔던 KT150의 사운드와 차별화된 옥타브의 KT150 사운드가 매력적으로 접근되었다.

대편성 곡으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니엘 로자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연과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뮌헨 필하모닉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슈퍼 블랙 박스의 위력이 여실히 드러났는데, 도입부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넓은 무대와 악기의 분리도가 돋보였다. 그리고 로자코비치의 당찬 연주와 투명한 활 사운드가 들려주는 적극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젊고 활기찬 연주는 옥타브 사운드와 일체감을 만들어 주어 반복해서 연주를 듣게 만들었다.

사운드는 세련미와 순발력이 좋고 저역 재생 타이밍이 좋아 다양한 장르에서 부족함이 없다. 특히 슈퍼 블랙 박스를 사용할 경우 저역의 골격과 에너지가 상승되어 대편성 곡과 비트가 빠른 팝에서 더욱 사운드의 쾌감을 느끼게 했다. V80 SE는 옥타브 사운드 철학을 명확히 전달해 주었고, KT150을 사용한 다른 진공관 앰프들과는 사운드 성향을 차별화해 KT150의 진면목을 제대로 들려주었다. 아마도 KT150을 이처럼 잘 해석한 설계 능력과 사운드를 갖춘 KT150 푸시풀 앰프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그만큼 KT150을 사용한 인티앰프 중에서는 경쟁자를 쉽게 찾기 어려울 것 같으며, 다시 한번 옥타브 인티앰프가 왜 인기 있는지를 재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가격 1,480만원, 450만원(Octave Super Black Box)   
사용 출력관 KT150×4   
실효 출력 120W   
주파수 응답 10Hz-80kHz   
THD 0.1% 이하   
S/N비 100dB 이상   
크기(WHD) 45.1×17.5×41.5cm   
무게 2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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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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