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link 7N-A2070 Leggenda AES/EBU 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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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olink 7N-A2070 Leggenda AES/EBU Cable
  • 차호영
  • 승인 2021.01.10 22:31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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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송의 레퍼런스를 느끼게 해준 모범답안

음악을 듣는 과정에서 소리를 결정짓는 무수히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감상자는 기기의 선택으로 소리의 주요 변수를 결정하지만, 최종적으로 소리를 완성하는 것은 역시 케이블이다. 케이블은 자동차의 타이어에 비유할 수 있는데, 아무거나 장착해도 차는 굴러가지만,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결정짓는 최종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 케이블의 성능 차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디지털 케이블에서 소리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의구심을 갖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교 테스트를 해보면 서로 다른 디지털 케이블에서 분명한 차이를 느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의 타이어보다 더 미세한 차이가 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 미세한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동의 차이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작은 차이가 하이엔드를 만들며 그 차이를 즐기는 것이 음악 감상의 세계이다.

아크로링크(Acrolink)는 일본에서 매우 신뢰받는 케이블 제조사 아크로 재팬 코퍼레이션의 브랜드이고, 재팬 에너지와 닛코 광업을 소유한 닛코 홀딩스 산하의 하이엔드 케이블 부분 아크로텍에서 2003년 분사 독립하였다. 그 기원을 따지자면 1905년 재팬 에너지 창업의 기원이 된 구하라 씨의 히타치 광산 인수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계열사 닛코 머티리얼즈가 1987년 양산에 성공한 6N 구리로 1989년부터 6N(99.9999%) 케이블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당시 업계의 기술 수준은 4N을 생산하는 정도였다. 올해 새롭게 런칭해 국산 하이엔드 케이블을 만드는 LS전선에 원료를 공급하는 LS-Nikko동제련의 경우도 순도 99.99%의 구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미 1989년에 6N 케이블을 만들었다면 그 기술력의 우월성이 가늠된다. 4N과 7N은 순도 1,000배의 차이이다. 구리의 순도는 글로우 방전 질량 분석기(GD-MS)를 통해 정밀 계측되며 오디오용보다는 반도체 회로 제작에 쓰이는 용도라 그 계측은 정확하다. 원료를 공급받아 6N급 구리를 생산하는 업체는 중국에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6N급 구리를 대량생산하는 제련소는 일본의 닛코와 미쓰비시 2곳 정도이며, 아크로링크는 특수관계인 이들 업체와 협업으로 6-8N 순도의 원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아크로링크 케이블은 에소테릭 SACD 플레이어의 내부 선재로도 사용되고 있어 신뢰감을 더해준다.

아크로링크 7N-A2070 Leggenda AES/EBU 디지털 케이블은 직경 11.2mm로 내부 선재는 미쓰비시에서 생산한 7N DUCC(Dia Ultra Crystallized Copper) Stressfree 선재가 사용되었다. DUCC Stressfree는 구리 결정을 일반 구리보다 수십 배 키우고 스트레스 없이 가공하여 결정 방향의 정렬을 통해 신호 전송에 최적으로 제작한 구리이다. 지름 0.26mm의 선 19가닥을 스쿠알렌 오일을 균일하게 도포하며 꼬아 고분자 폴리올레핀과 폴리에틸렌 피복으로 절연하여 전자파 흡수와 정전기 제거의 기능을 추가하였다. 내부 선재와 차폐막 사이의 슬리브에는 선재의 절연체 재료에 텅스텐 파우더, 고체이지만 원자 배열이 액체와 같이 흐트러진 비정질 파우더를 첨가하여 불필요한 진동을 억제하였다. 아크로링크는 2003년 분사한 이후부터 모든 커넥터 역시 자체 제작하였는데 8N-A2080 Performante에 채택된 아크로링크 오리지널 커넥터 중 최상위 모델을 적용하였다. 황동과 탄소 섬유를 결합하여 로듐 도금했고 암·수 단자에 베릴륨 구리/텔루륨 구리를 각각 사용하였다.

청음은 심오디오 MOON 650D DAC/CD 플레이어와 SPL 디렉터 2 DAC 겸 프리, SPL 퍼포머 m1000 모노블록과 스펜더 D9의 조합으로 진행하였고, 몇 종류의 디지털 케이블과 비교하였다. 7N-A2070 AES/EBU 케이블의 전반적인 느낌은 넘침 없이 균형 잡힌 소리였다.

리 릿나워와 래리 칼튼의 <LARRY & LEE>에서 ‘Low Steppin'’을 들어보면 길게 끌리는 베이스의 음들이 여타 케이블에서 부밍이 일어나던 것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공간이 넓어지며 고음이 저음에 가려 마스킹 되는 현상 역시 사라졌다. 안네 소피 무터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을 들어보면 중음 대역이 가운데 뭉쳐 있는 현상이 완화되었고, 소리 위·아래의 폭과 좌우의 폭이 동시에 넓어졌다. 마치 튜너를 들을 때 스테레오 이미지가 좁아지는 현상이 CD 플레이어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사라 본의 ‘Misty’를 들을 때에는 보컬의 디테일이 좀더 섬세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이 케이블의 가장 큰 특징은 저음역의 산만함이 억제되며 선명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타 케이블에서 왜곡된 저역의 소리는 신호가 아니라 부정적 느낌을 주는 미세 잡음이 섞인 느낌이었다.

아크로링크 7N-A2070 Leggenda AES/EBU 케이블은 보증된 원재료와 제작 수준으로 디지털 신호 전송의 레퍼런스를 느끼게 해주는 모범답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가격 70만원(1m), 85만원(1.5m)
옵션 BNC 가능

58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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